쪼들리는 청춘…저축 한 푼도 못하는 20대 청년 23% 달해

뉴시스

입력 2019-08-09 06:35 수정 2019-08-09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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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동硏, '청년층 고용·노동 실태조사' 보고서
20대 청년 1391명 중 319명 '저축 못한다' 응답
청년 구직자·학생 월평균 저축액 8~10만원 수준
한달 생활비…청년 구직자 111만원·학생 99만원



20대 청년 4명 중 1명은 한 달에 한 푼도 저축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 전선에 뛰어든 대한민국 20대 청년들의 팍팍한 삶을 보여주는 셈이다.

9일 한국노동연구원이 펴낸 ‘청년층 고용노동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대 청년 1391명 중 391명(22.9%)은 ‘저축을 못한다’고 응답했다.

대상을 15~34세 청년으로 넓혀서 봐도 2500명 중 574명(22.9%)은 돈이 없어 저축을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령별로 나눠서 보면 30~34세 구간 ‘저축 0원’ 비율이 13.9%로 가장 낮았고, 25~29세(20.2%), 20~24세(27.2%), 15~19세(53.5%) 등으로 조사됐다.

전체 청년의 월평균 저축액은 43만3000원이었다.

취업상태 별로 살펴보면 취업한 청년의 월평균 저축액은 80만8000원인 데 비해 구직 청년과 학생 청년은 각각 10만1000원, 8만4000원에 불과했다.

소득이 발생하는 청년들과 소득이 없는 청년들의 저축액 차이가 큰 셈이다.

취업 전에는 학비 부담과 취업 준비 비용 등으로 현실적으로 돈을 모으기 쉽지 않은 만큼 대체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저축을 시작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유빈 연구위원은 “청년들의 가처분소득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세액공제 제도를 마련하거나 근로장려세제 같은 소득증대 방안이 필요하다”며 “청년내일채움공제 같은 장려금 지급을 통해 청년들의 가처분소득을 높이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라고 말했다.

또 “청년통장을 통해 다른 저축방식보다 높은 이윤을 보장하거나 소액투자나 저축이 가능한 상품들을 개발해 청년들에게 제공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생활비의 경우 취업상태별로 큰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취업한 청년은 월평균 생활비용으로 112만8000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직자 청년도 이에 버금가는 110만9000원을 지출했으며, 학생 청년 생활비용은 98.9만원으로 집계됐다.

청년 생활비의 주요 지출 용처로는 주거비, 식비, 교통비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거비 부담이 큰 편인데 수도권에 거주하는 취업청년이나 학생의 월세부담이 평균 50만원 가량으로 나왔다.

주거비용의 부담정도를 조사한 결과 ‘부담이 안 된다’는 응답자는 30.5%, ‘보통’이라는 응답자는 27.9%, ‘부담 된다’는 응답자는 41.6%였다.

청년 학생들의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학기숙사 건립을 확대해야 하지만 대학의 부지 확보 문제와 기숙사 건립에 반대하는 지역민원 등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대학 자체적인 기숙사 건립이 어렵다면 지자체 공영형 부지를 마련해 지역 내 대학들의 학생을 수용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저렴한 임대료 구조를 정착시킬 수 있고, 급격한 월세 상승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청년들의 문화·여가활동 시간을 조사한 결과 일주일 중 5시간 미만이 46.4%로 가장 많았고, 5~10시간(33.4%), 10~20시간(13.8%) 등으로 조사됐다.

청년들은 주로 주말을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주중에는 문화·여가 생활에 참여할 시간이 거의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청년들의 문화·여가활동 종류(중복응답)로는 영화관람(77.7%), 문화콘텐츠 이용이나 관람(55.6%), 전시회·박람회 관람(25.7%), 축제관람(20.2%) 순으로 나타났다.

문화·여가 생활을 잘 못하는 이유로는 비용이 많이 들고, 시간이 없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대부분이었다. 청년들이 문화생활을 위해 지출할 의향이 있는 월평균 금액은 16만3000원으로 조사됐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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