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방문 5번째… 자갈치시장과 영도 매력에 푹∼”

부산=김민 기자

입력 2019-08-07 03:00:00 수정 2019-08-07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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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부산비엔날레 전시감독으로 선정된 야콥 파브리시우스

야콥 파브리시우스 2020 부산 비엔날레 전시감독은 “한국의 표지판, 광고에서 북유럽과 완전히 다른 시각 언어를 보는 것이 흥미롭다”며 “그 맥락을 해석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 제공
“영도, F1963, 40계단, 자갈치시장, 항구와 연결된 산업지대…. 짧은 기간이지만 부산의 여러 지역을 돌아보고 있어요. 항구에 정박한 배와 로프, 산업지대를 보니 ‘이주(migration)’의 분위기가 풍겨 흥미로웠죠.”

2020 부산 비엔날레 전시감독으로 선정된 야콥 파브리시우스(49·덴마크)는 부산의 다양한 이미지를 흡수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F1963은 복합문화공간이며 중구에 있는 40계단 주변은 6·25전쟁 당시 피란민이 몰려 판자촌을 이뤘던

곳이다. 열흘 여정으로 부산을 찾은 그를 5일 초량동과 부산역이 내려다보이는 산복도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파브리시우스는 “도시의 공간과 그것이 촉발하는 감각에 관심이 있다”고 했다.


파브리시우스 감독은 국내외 약 50명(팀)이 지원한 공개 공모를 통해 선정됐다. 지원자 중에 국제적으로 저명한 큐레이터도 있었지만 지역과의 연결성이나 부산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탈락했다.

파브리시우스는 부산의 다양한 공간을 활용하려는 강한 의지가 호평을 받았다. 그는 “부산을 다섯 번 방문했고, 세 번은 비엔날레를 보러 왔다. 도시의 아름다운 측면은 물론 어두운 부분까지, 캐릭터를 알아가는 데 흥미가 있다”고 했다.

내년 전시의 방향성도 ‘도시 공간’에 초점을 뒀다. 그는 “핵무기나 난민, 경계 등 특정 주제보다 다양한 배경의 예술가가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내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벌써 부산에 머무는 동안 새로운 것이 보인다. 와인이 숙성되는 데 시간이 필요하듯 전시의 주제도 무르익는 과정에서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파브리시우스는 현재 덴마크의 현대미술관 ‘쿤스탈 오르후스’의 예술감독으로 재직 중이다. 공공장소에서 사회적 맥락에 대해 질문하고, 관객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프로젝트로 호평받았다.

2017년에는 영국의 권위 있는 미술상인 터너상을 수상한 영국 작가 질리언 웨어링과 TV쇼 ‘진짜 덴마크인 가족(The Real Danish Family)’을 진행했다. 덴마크 14개 마을에서 지원을 받아 오디션 형태로 가장 덴마크다운 가족을 뽑는 프로그램이었다. 한부모 가정, 아내 1명에 남편 2명이 아이 8명과 사는 가족, 농사를 짓는 노년의 게이 부부 등이 후보에 오른 끝에 최종 선정된 가족의 동상을 코펜하겐에 세웠다. 부부와 딸이 1명 있는 가족이었다. 그는 “코펜하겐에는 왕이나 정치인, 혹은 추상 조각이 대부분인데 가장 평범한 사람이 주인공이 된 의미 있는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외 미술계에서 지적되는 ‘비엔날레 포화상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할까. 국내만 해도 10개가 넘는 비엔날레가 열리고 있다.

“마켓에 가면 다양한 상점이 있죠. 비슷해 보여도 내부는 조금씩 달라요. 누군가는 결국 한 곳을 고르게 되고요. 비엔날레도 주제, 예술가, 개최되는 도시 등 관심을 끄는 다양한 요소가 있어요. 이를 적절히 활용해 매력적 비엔날레를 만들고 싶습니다.”

부산=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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