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긴장은 하되 두려워 말자”…5일 반도체-부품 사장단 긴급소집

김현수 기자

입력 2019-08-06 03:00:00 수정 2019-08-06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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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2차 경제보복]5일 계열사 사장단 소집 긴급회의
日 ‘백색국가 제외’ 후 첫 대책회의… 지난달 당부한 컨틴전시 플랜 점검“
새로운 기회 창출해 한단계 더 도약”… 李부회장-사장단 여름휴가 보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처음 실시된 직후인 지난달 7일 서울 김포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했다. 5박 6일의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다음 날인 13일 이 부회장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사장단을 소집해 ‘비상계획’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일 반도체 및 부품 계열사 사장단을 긴급 소집하고 “긴장은 하되 두려워하지 말고 지금 위기를 극복하자”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 한 단계 더 도약한 미래를 맞을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자”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는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기로 발표한 2일 이후 처음 열린 비상대책회의다.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등 전자부품 계열사 경영진이 모두 소집됐으며 이 부회장이 지난해 2월 경영에 복귀한 뒤 공개된 사장단 회의 중 가장 많은 인원이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각 계열사에 주문한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1차 수출 규제, 2차 화이트리스트 배제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산업으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가 꼽히는 만큼 좀 더 세밀한 대책 마련을 주문한 것이다.


▼‘전화위복 계기’ 강조한 이재용, 6일부터 전국 사업장 현장점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일 오후 긴급 사장단회의를 소집해 “긴장은 하되 두려워하지 말자”라고 주문한 것은 그만큼 위기의식이 높아진 가운데 장기전에 대비하겠다는 의지를 다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및 전자 계열사 사장단은 위기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 자진해서 여름휴가도 가지 않기로 했다. 이 부회장은 일찌감치 여름휴가를 보류했다.

이날 오후 회의에는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사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 정은승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뿐 아니라 TV사업을 담당하는 한종희 VD사업부장과 거의 모든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생산하는 삼성전기 이윤태 대표, 2차 전지의 전영현 삼성SDI 대표 등도 참석했다.


이 부회장이 이날 반도체, 디스플레이뿐 아니라 전기, SDI 등 부품 계열사 사장단까지 확대 소집한 것은 일본 수출규제 파장이 반도체를 넘어 전 산업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자 이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일본의 1차 규제는 주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타깃이었지만 2차로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대상국) 배제로 광범위한 타격이 예상되는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이 부회장은 일본의 수출 규제가 발표된 지난달 1일에 이어 6일에도 김기남 부회장 등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경영진과 긴급 비상회의를 가졌다. 지난달 7∼12일 5박 6일 동안 일본 출장을 다녀온 직후인 지난달 13일에 가진 주말 비상회의에도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경영진이 참석했다. 일본이 수출을 통제하겠다고 밝힌 불화수소 등 3개 품목이 주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 쓰이는 소재였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위기 극복’을 여러 차례 언급하며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자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각 계열사와 1차 협력사의 일본산 소재 및 부품 재고 확보 이행 상황 등을 보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일본 호야사가 독점으로 공급하는 극자외선(EUV)용 블랭크 마스크처럼 사실상 대체 불가능한 소재 확보 방법에 대한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생산 차질을 막는 것뿐 아니라 연구개발(R&D) 등 미래 경쟁력에 영향을 줄 요인을 사전에 점검하자는 논의도 이뤄졌다.

한 재계 관계자는 “삼성은 지난달 이 부회장의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 주문으로 화이트리스트 배제 파장에 대비해 왔지만 한일 갈등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전자부품 계열사 공급망을 점검하며 좀더 세밀한 점검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6일부터 삼성전자와 계열사의 전국 주요 사업장을 찾아 직접 공급망을 점검하는 현장 경영에도 나설 계획이다. 삼성전자 평택사업장(메모리), 기흥사업장(시스템반도체), 온양 및 천안사업장(반도체 개발과 조립 검사)과 삼성디스플레이 탕정사업장 등을 순차적으로 방문해 컨틴전시 플랜 이행 상황 등을 점검하려는 것이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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