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쟁의 영혼’ 정미정 콘서트-달의 노래

양형모 기자

입력 2019-08-01 16:23 수정 2019-08-01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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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쟁의 에반젤리스트’, ‘영혼의 소리를 노래하는 연주자’로 불리는 아쟁 연주자 정미정(44)의 콘서트가 8월 14일 오후 7시 30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K아트홀에서 열린다. 우리 악기 아쟁의 아련한 음색과 정미정의 감성이 재즈와 어우러지는 ‘한여름밤의 아쟁 콘서트’다. ‘달의 노래’라는 멋진 타이틀을 달았다.

정미정이 직접 만들고 구성한 아쟁의 애절한 선율이 듣는 이의 몸과 마음에 힐링을 선물처럼 안겨준다. 콘서트는 1·2부로 나누어 모두 14곡을 연주한다.

정미정의 아쟁과 곽윤찬의 피아노로 꾸미는 ‘Ruach(루아흐)’가 콘서트의 문을 연다. 루아흐는 히브리어로 숨, 생기란 뜻을 갖고 있으며, 단선율의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곡이다.

‘달의 노래’라는 콘서트의 부제답게 ‘달’과 관련된 곡들이 눈에 띈다. 타이틀과 동일한 제목의 ‘달의 노래’는 아쟁과 재즈 트리오(피아노, 드럼, 베이스)가 서로 멜로디를 주고받는 멋진 곡. 깊은 겨울밤, 사랑하는 이를 그리는 여인의 마음을 아쟁으로 표현한 ‘문(Moon)’도 있다. 이 곡은 아쟁, 피아노, 드럼, 베이스에 보컬을 덧입혀 마지막 피날레로 리프라이즈된다.

정미정의 연주회에 산조와 민요가 빠질 수 없다. 아쟁 산조를 피아노와 함께 흐드러지게 연주하는 ‘산조 푸리’는 2부 첫 곡으로 만날 수 있다. 전통 즉흥음악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시나위처럼 기본 테마의 선율을 악기들이 주고받으며 조화하고 변주하고 충돌해 가는 ‘흩어진 소리’도 기대작이다.

정미정은 “산조아쟁이 만들어진 것은 1940년대 후반이다. 전통음악에서 시작돼 많은 발전을 이뤘지만 여전히 아쟁은 사람들에게 낯선 악기인 것 같다. 조금은 낯설지도 모르는 아쟁을 알리고 싶은 마음에 이번 콘서트를 준비하게 됐다”라고 했다.

제주민요 둥그레 당실을 모티브로 한 ‘둥그레 바다’, 남도민요 흥타령을 주제로 한 ‘꿈속의 사랑’, 남도민요 새타령을 토대로 구성한 ‘플라잉 버드(Flying Birs)’도 연주된다. 과연 아쟁의 울림으로 듣는 ‘어메이징 그레이스’는 어떤 느낌일까.

이번 콘서트는 곽윤찬(피아노), 임대섭(베이스), 원익준(드럼), 기타(최영훈), 타악(황민왕), 고은혜(보컬)이 함께한다.

아쟁 연주자 정미정은 전통음악을 바탕으로 한 창작음악과 재즈, 어쿠스틱, 크로스오버 등 다양한 음악 작업을 통해 아쟁 소리를 대중에게 전하고 있다. 총 18회의 독주회를 비롯해 러시아, 대만, 독일, 루마니아 등 활발한 해외 연주로 우리나라 아쟁의 깊은 소리와 예술세계를 세계에 알리고 있는 연주자이기도 하다. 현재 성남시립국악단 상임단원, 단국대학교 국악과 겸임교수를 맡고 있으며, 1집 ‘월련, 달 그리다’, 2집 ‘Moon’ 등의 음반을 냈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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