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국민 품으로 돌아올 ‘대통령의 섬’ 저도는 어떤 곳?

뉴스1

입력 2019-07-30 16:42 수정 2019-07-30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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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30일 경남 거제시에 위치한 섬 ‘저도’를 방문해 이르면 오는 9월부터 민간에 개방하겠다고 밝히면서 그동안 시민들에게 공개되지 않은 배경이 재주목된다.

저도가 국민에게 멀어진 건 일본 강점기인 1920년대부터다. 당시 일본군은 진해와 부산 등에 밀접해 있는 이 섬의 전략적 가치를 활용하고자 40여 가구 주민들을 내쫓고 통신소와 탄약고를 뒀다.

저도는 해방 후 1950년 6·25 전쟁 중에도 연합군의 탄약고가 설치돼 군사 시설로 계속 활용됐으며 전쟁 후인 1954년엔 국방부가 소유·관리했다.

이와함께 이승만 전 대통령이 같은 해 저도를 여름 휴양지로 선택하면서 대통령들의 대표적인 여름 휴가지로 이용되기 시작했다.

몇몇 주민들 역시 6·25 전쟁 전후부터 이 섬에 거주하며 지냈던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로 이날 문 대통령과 함께 저도에 방문한 윤연순 여사와 그 가족들은 1970년대까지 저도에 살다 나온 마지막 주민이었다.

하지만 1972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저도를 대통령 별장으로 공식 지정한 이후 일반인은 이 섬을 거주하거나 방문을 할 수 없었고 어로 행위도 전면 제한됐다.

박 전 대통령은 저도를 바다의 청와대란 의미의 ‘청해대’라고 지을 정도로 각별한 관심을 드러냈다. 박 전 대통령은 가족들과 함께 이곳에서 휴가를 보내며 수영 등을 즐긴 것으로 알려진다.

이어 전두환, 노태우, 김대중,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등 역대 대통령들도 여름 휴가철 저도를 찾았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후 첫 해였던 2013년부터 이곳을 찾아 짙은 향수를 드러내 눈길이 쏠리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당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35년여가 지난 오랜 세월 속에 늘 저도의 추억이 가슴 한편에 남아 있었는데 부모님과 함께했던 추억의 이곳에 오게 돼 그리움이 밀려온다”며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변함없는 저도의 모습. 늘 평화롭고 아름다운 자연의 자태는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글을 남겼다.

또 당시 해변가에서 ‘저도의 추억’이라고 글씨를 쓴 사진과 1967년 고등학교 1학년 시절 수영복을 입고 찍은 사진을 공개, ‘지지층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려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목소리가 나왔다.

저도는 1993년 김영삼 정권 시절 반환 요구가 지역 사회 등에서 강하게 일어나면서 대통령 별장 ‘청해대’에서 해제돼 주변 해역 대부분에서 조업이 가능해진 바 있다. 다만 2008년 대통령 별장으로 다시 지정된 이후 해군이 섬을 소유·관리하고 있어 시민들은 출입하기 어려웠다.

이에 거제시 등에선 최근까지 저도 소유권을 완전히 반환하라는 요구를 이어갔고,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 공약에서 저도 관리권 등을 지방자치단체로 반환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100대 국정과제에도 저도 반환을 포함하면서 저도 반환 문제는 수면 위로 다시 떠올랐지만, 국방부와 해군이 군 안보 문제 등을 들어 일부 개방을 주장해 난관을 겪었다.

우여곡절 끝에 거제시와 국방부, 해군 등이 포함된 ‘저도상생협의체’는 지난 5월, 오는 9월부터 1년간 저도를 시범 개방하기로 합의했다. 주 5일, 하루 2번 여객선을 운항한다는 내용으로 입도 인원은 하루 600명으로 제한된다.

다만 협의체 합의 내용엔 대통령 별장인 ‘청해대’가 제외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반쪽 개방’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문 대통령이 이날 저도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르면 오는 9월부터 저도를 일반 시민들에게 반환하겠다고 밝히면서, 향후 완전 개방도 가능할 수 있단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이날 청와대 측에선 ‘청해대 등 보안을 요하는 일부 시설은 이번에 공개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재 저도에는 2층 규모의 청해대 본관를 비롯 경호원 숙소, 관리 요원 숙소, 장병 숙소, 자가발전소, 9홀 규모의 골프장, 인공 백사장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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