벅시 이태희 대표 “‘혁신형 택시’ 살아야 제2의 ‘타다’ 논란 일어나지 않을것”

김재형기자

입력 2019-07-29 18:40:00 수정 2019-07-30 10:2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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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형 택시’가 살아야 제2의 ‘타다’ 논란이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2016년 4월에 출범한 벅시는 국내에서 대여 차량(렌터카)을 이용해 가장 먼저 운송사업을 했다는 면에서 ‘타다’의 원조 격인 회사다. 공항에서 도심 내 호텔이나 집으로 이동하려는 관광객이나 단체 손님 등에게 기사를 포함한 승합차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타다의 벤치마킹 모델이 된 벅시의 이태희 대표(48)는 ‘혁신형 택시’가 택시업계와의 갈등을 풀어줄 열쇠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혁신형 택시란 최근 국토교통부가 제시한 택시와 플랫폼 사업자가 상생할 수 있는 세 가지 모델인 △혁신형 △가맹형 △중개형 중 첫 번째다. 타다의 운영사인 VCNC와 벅시 등 현행 렌터카 기반의 플랫폼 사업자들은 이 모델을 선택해 택시업계와의 상생 모델을 만들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이 대표는 “1000대의 택시 면허를 보유해야 하는 가맹형(프랜차이즈 택시)은 스타트업이 선택하기에는 진입 장벽이 높고 호출에 중점을 둔 중개형은 사업 확장의 여지가 작다”며 “결국 혁신형 택시를 통해 다양한 요금 체계와 서비스를 출시하고 그중 검증된 모델을 택시업계 전반에 전파해 산업 규모를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상생안의 세부안을 만들 실무협상단을 꾸리기 위해 모빌리티 및 택시업계와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추산 국내 택시산업 전체의 연간 매출액은 8조 원대. 그간 택시업계는 정체된 매출 총량 안에서 신생 모빌리티업체가 돈을 벌어들이는 만큼 손실을 보게 될 것을 우려했다. 이에 국토부는 플랫폼 사업자를 제도권으로 끌어들여 5년 안에 택시산업 규모를 두세 배로 키우고 함께 성장하는 무대를 만들겠다는 취지로 상생안을 마련하고 세부계획을 만들고 있다.

이 대표는 “결국 한정된 자원을 나눠 먹는 구조라면 기존 사업자와 신사업자의 땅 따먹기식 갈등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향후 열릴 실무협상에서 혁신형 택시는 그 이름에 걸맞게 요금 및 서비스 규제를 대폭 완화해서 검증된 새 사업 모델을 발굴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하(▽) 이태희 대표와의 일문입답.


-벅시가 렌터카 기반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이유는?

현행법상 택시를 제외한 자가용은 유상운송을 할 수 없어서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령 34조 2항에는 자동차대여사업자가 승차정원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인 승합자동차를 임차하는 사람에 한해 운전자 알선을 허용한다. 벅시는 이 예외 조항을 활용해 2016년 4월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서비스 규모는?

인천공항 김포공항 김해공항 청주공항 등 공항과 도심을 이동하려는 관광객 및 단체승객에게 기사를 포함한 렌터카 승합차를 제공하고 있다. 하루 200팀 정도(대략 500명)가 벅시를 이용한다.



-최근 택시·카풀 대타협 이후 4개월여 만에 국토부 상생안이 나왔다. 점수를 매긴다면?

우선 80점이란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그동안 대립각을 세우던 모빌리티 업계와 택시 업계가 파트너로 거듭날 수 있는 큰 틀이 마련돼서다. 그 틀 안에서 어떻게 경쟁하고 협력할지, 앞으로 실무협상을 통해 세부적으로 정해야 한다. ‘한국형 모빌리티’의 탄생과 그 성패를 가늠할 갈림길에 선 시점이라 볼 수 있다.

만점을 주지 않은 것은 국토부가 사전 모임에서 이번 상생안에 넣기로 했던 ‘렌터카 허용’과 같은 주요 문구를 막판에 빠뜨려서다. 그 문구 자체의 영향력도 있지만, 실무협상 과정에서도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돼서다.



-이번에 국토부가 마련한 상생안 중 주목해야 할 부분은?

국토부는 이번에 △혁신형 △가맹형 △중개형 등 세 가지 상생 모델을 마련했다. 앞으로 플랫폼 사업자는 각자의 판단에 따라 세 모델 중 하나를 택해 운수사업을 하면 된다. 여기서 혁신형은 쉽게 말해 타다나 벅시 등 그동안 렌터카로 서비스를 해오던 업체가 택시 면허를 빌리고 택시 드라이버를 고용해 서비스를 하라는 것이다.

그 외 가맹형은 ‘웨이고블루’와 같이 브랜드를 내세운 프랜차이즈 택시, 중개형은 ‘카카오T’와 같은 호출 서비스다. 국토부는 이번에 이미 현행법으로도 할 수 있는 이 두 가지 형태의 사업에 대해 “규제를 더 완화해 줄 테니 필요하면 이를 택하라”라고 제시한 것이다. 이 중 제일 중요한 것은 혁신형이라 본다.



-혁신형 택시가 중요하다고 보는 이유는?

현재 전세계를 통틀어 수익을 내고 있는 모빌리티 업체는 없다. 이번에 정부는 신 서비스를 무한정 확장할 수 있는 ‘우버형’이 아니라 25만 대 택시 면허 총량에 제한을 두는 ‘한국형 모빌리티’ 산업 구도를 짰다. 이는 각자 덩치를 키우며 무한 경쟁을 펼칠 것이 아니라 25만 대 총량 안에서 서로 상생 혁신을 이뤄내 관련 산업 규모를 키우라는 의미다. 실제 국토부는 이번 상생안을 마련하면서 연간 8조 원대의 택시 시장의 규모를 5년간 20조 이상으로 키워 함께 성장하는 무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러려면 택시 산업의 서비스나 요금체계가 다양해져야 한다. 그런데 이번 상생안에 포함된 가맹형 택시는 1000대 이상의 택시를 마련해야 그 자격이 주어져 스타트업이 진출하기에는 아직 진입장벽이 높다. 호출에 중점을 둔 중개형은 사업 확장성이 낮다. 결국 혁신형을 통해 모빌리티 업체는 다양한 사업적 도전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가령, 한 달에 일정 요금을 내고 택시를 이용하는 ‘구독형 모델’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혁신형 택시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혁신형 택시로 시도한 다양한 요금제, 서비스 형태가 시장에서 검증되면 이를 다른 택시업계에도 확산시킬 수 있고, 택시 산업 전체의 규모를 키울 수 있다. 이제 상생안의 세부안을 논할 실무협상단이 구성되는데 그런 의미에서 혁신형 택시는 그 이름대로 요금이나 차종 등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해야 할 것이다.



-25만 대로 제한된 택시 시장에 ‘혁신형 택시’의 비중은 얼마가 될 것으로 보나.

혁신형 택시는 전체 택시의 5% 미만밖에 안 될 것이다. 1만2000~1만3000대 정도 사이. 기여금도 있고 새 차를 써야 하는데다가 그 차들은 유류비(LPG가 아닌 휘발유라)도 비싸 결국, 차량 확장에 제한이 생길 수밖에 없다. 결국 전체 택시 산업의 주류가 아닌 소수 고급화 서비스가 될 것이다.



-그 수가 적다면 혁신형 택시가 택시 산업 전체의 파이를 키울 만큼 영향력이 클까?

현재 법인 택시가 제일 괴로워하는 것이 기사가 없다는 것이다. 차는 있는데 운전할 젊은 기사가 나타나지 않는 다는 것. 30·40대가 운전대를 잡아야 한다 택시 회사도 살 수 있다. 개인택시도 마찬가지. 최근 시세로 7500만 원 정도인 면허 값이 더 떨어지지 않고 유지되거나 올라가려면 새로 유입될 인력이 있어야 한다.

새 인력이 이 시장에 들어오려면 그들이 돈을 벌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와 요금체계가 나와야 한다. 소비자들 또한 골라 타는 재미가 있어야 돈을 더 내서라도 택시를 탈 것이 아닌가. 이 지점에서 다시 앞선 질문에 대한 답으로 돌아간다. 혁신형 택시가 새 사업 모델 발굴을 위한 첨병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 말이다.



-모빌리티 업체 중 누가 혁신형 택시를 선택할까?

혁신형은 VCNC(타다 운영사), 벅시 등이 선택하지 않을까 한다. 또한 택시·카풀 대타협으로 ‘시간제한’을 받게 된 기존 카풀 업체 중에서도 이 선택지를 택해 새 서비스를 내놓으려는 업체가 많을 것으로 본다. 카풀만으로는 수익을 내기 힘든 구조가 돼서다.

이외 가맹형은 아무래도 가장 많은 회원을 가진 카카오모빌리티가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자본력도 있고 이미 ‘웨이고 블루’를 내놓은 타고솔루션즈를 카카오T 플랫폼 안에 넣었다. 우버도 이 선택지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본다.

마지막 중개형 모델은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T와 SK텔레콤의 티맵택시, 거기에 최근 규제 샌드박스를 통과한 자발적 동승 서비스인 반반택시 정도가 관심을 보이지 않을까 한다.


-언제쯤 혁신형 택시를 만나볼 수 있을까.

상생안을 내놓은 국토부는 9월 정기국회에 그 법안을 내야 한다. 앞으로 구성될 실무협상단은 그 법안을 구성할 구체적인 내용을 논의하게 된다. 그렇게 정해진 결과를 토대로 국토부가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빠르면 11월 정기 국회에서 본회의 통과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해당 법안이 발효된다고 해서 모든 게 마무리되는 것은 아니다. 그와 관련된 하위 법령인 시행령과 시행규칙 등을 국토부가 마련해야 한다. 그 작업 또한 6~7개월 정도 걸릴 것이다. 결국, 내년 7, 8월 정도가 돼야 지금 국토부가 내놓은 상생안이 거의 다 완성될 것으로 본다.

물론, 그때까지 모빌리티 업계는 가만히 기다리고만 있는 게 아니라, 특정 기간 동안 규제를 풀거나 서비스를 허용하는 규제샌드박스를 이용해 혁신형 택시를 내놓을 수도 있다. 이 또한 곧 시작될 실무협상에서 세부안의 윤곽이 어느 정도 정해졌을 때, 이를 토대로 규제샌드박스에 특례 신청을 할 업체가 나타날 것이라고 본다.

김재형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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