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총리 “외교 해결” 발언 이어… 대화 타진하는 한일 외교라인

한기재 기자

입력 2019-07-27 03:00:00 수정 2019-07-27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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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고노 “각급 채널 통한 소통”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이후 ‘강 대 강’ 대치로 일관하던 한일이 외교 수장 간 접촉을 통해 ‘각급의 외교 채널을 통한 대화와 소통 지속’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6일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상과 20분간 통화를 하고 한일 갈등 사안은 물론 북한 단거리탄도미사일 등 현안을 논의했다. 다음 달 2일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단축 국가)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각의(국무회의)에서 처리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기 전 양국 외교장관이 전화 핫라인으로 상황 관리에 나선 것이다. 앞서 이낙연 국무총리는 25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사태를 더 이상 악화시키지 말고 외교적 협의를 통해 해결책을 찾자”며 “우리는 외교적 협의의 준비를 갖고 있다. 일본 정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26일 외교 당국자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결정이 임박한 상황에서 외교 당국 간 소통에 나서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볼 수 있다. 지금보다는 좋은 흐름을 만들길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달 중순 일본에서 계기가 있었는데도 한일 국장급 협의조차 성사되지 못했던 점을 감안하면 한일 외교장관이 접촉에 성공했다는 것은 양측의 소통 의지가 강해졌다고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일본 수출 규제를 경제산업성에서 주도하고 우리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대응해온 만큼, 한일 갈등의 전면전에서 한발 비켜 있던 한일 외교 라인이 대화 재개 논의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의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도 일정 부분 대화의 동력을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양측 장관이 북한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한미일 간 긴밀한 공조가 긴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한 외교 소식통은 “청와대에서 잇따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폐기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한미일 3각 안보 지형 변화까지 감수하겠다던 지난주에 비해서는 분위기가 나쁘다고는 볼 수 없다”고 전했다.

어찌 됐든 이날 전화 통화가 이뤄지고 ‘다자회의 등 각종 계기’를 활용해 한일 외교장관이 의견을 교환해 나가자고 합의한 만큼 다음 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한일 간 대화 재개 가능성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일 외교장관 회담뿐 아니라 회의에 참석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한미일 3자 회담이 성사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외교부는 두 회담을 모두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한일 갈등 적극 중재는 꺼리고 있지만 ARF에선 자연스럽게 막후에서 대화에 관여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말도 나온다.

양측 장관이 ‘각급의 외교 채널을 통한 대화와 소통’을 강조했다는 점은 외교 당국을 제외하고도 다양한 소통이 곧 재개될 수 있다는 신호로도 읽힌다. 의원 외교 등을 통한 논의가 활발해질 가능성이 우선 점쳐진다. 이와 관련해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는 10월 22일 나루히토 새 일왕 즉위식 전까지 한국이 특사를 파견해주기를 바란다는 의향을 피력한 바 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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