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성장률 -4.1%로 추락…‘고난행군’ 1997년 이후 최저

뉴시스

입력 2019-07-26 12:00 수정 2019-07-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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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북한경제성장률 -4.1%…2년 연속 역성장
1인당 국민총소득 142만8000원…한국의 1/26



지난해 북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4.1%로 곤두박질쳐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했다. 지난 1997년 북한 경제가 최악으로 치달아 대기근에 시달려야 했던 이른바 ‘고난의 행군’ 시절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앉은 것이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강화된 가운데 극심한 폭염까지 겹쳐 산업활동 전반이 위축된 영향이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북한 경제성장률 추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실질 GDP는 전년대비 4.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997년 이후(-6.5%) 이후 21년 만에 최저치다. 1990년대 후반은 북한이 매년 홍수와 가뭄 등 자연재해와 극심한 경제난으로 대규모 아사(굶어 죽음)가 발생하는 등 고난의 행군을 겪던 시기다.

이후 북한은 2000년대 들어서면서 대기근에서 벗어나 대체로 0%대 성장률을 유지해오다 2010년 -0.5%까지 떨어졌다. 김정은 체제 집권 이후 2012년부터 성장률은 1%대로 반등했고, 대북제재가 본격화되기 직전 2016년에는 역대 최고 수준인 3.9%로 올라서기도 했다. 그러다 2017년부터 대북제재가 시작되면서 북한 경제는 다시 쪼그라들게 된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2017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대북제재의 수위가 지난해 한층 강화됐고, 특히 폭염 등 기후여건이 안좋아지면서 성장률 감소세가 확대됐다”며 “마이너스 성장제가 약 10년간 이어졌던 1990년대 대기근 때와는 상황이 조금 다른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별로 보면 북한 산업의 주요 축인 농림어업과 광공업의 감소 폭이 모두 확대됐다. 폭염 등으로 곡물 생산이 크게 줄어들면서 농림어업은 전년대비 1.8% 감소해 지난 2010년(-2.1%) 이후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광공업도 석탄, 금속, 비금속 등 생산이 큰 폭 줄어 전년대비 12.3% 하락했다. 이는 1997년(-17.7%) 이후 2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특히 광업의 경우 17.8% 감소해 1990년 추계 이후 역대 최저치를 나타냈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로 석탄과 철광석 수출 등이 금지된게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제조업도 경공업(-2.6%)과 중화학공업(-12.4%) 등이 모두 악화되며 9.1%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1997년(-18.3%) 이후 21년 만에 최저치였다. 원유·정유 수입 제한 등에 따른 원료 부진으로 생산이 부진해진 탓이다. 건설업도 -4.4%를 기록하며 2006년(-11.5%) 이후 12년 만에 가장 낮았다.

반면 서비스업은 0.9% 늘어 지난 2014년(1.3%) 이후 4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전기가스수도업도 5.7% 성장했다. 이들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1년 전보다 각 1.3%p, 0.4%p 확대된 33.0%, 5.4%로 추정됐다. 북한의 산업 구조가 광공업에서 서비스업 중심으로 전환되는 모습이다. 광공업의 비중은 29.4%로 전년(31.8%)보다 축소됐다.

북한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한국의 26분의 1 수준에 불과한 142만8000원으로 쪼그라든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은 3678만7000원이었다. 북한의 지난해 국민총소득(명목GNI)은 35조9000억원으로 한국의 53분의 1 정도인 1.9% 수준이었다.

수출과 수입 등 북한의 대외무역규모는 28억4000만달러였다. 1년 전 55억5000만달러에 비해 절반 정도인 48.8% 감소한 것이다. 대북제재 등의 영향으로 수출은 86.3% 줄어든 2억4000만달러를 나타냈다. 통계 집계 이후 가장 감소폭이 컸다. 수입도 31.2% 감소한 26억달러로 조사됐다.

한국과 북한간 반출입 규모는 지난해 3100만달러로 전년(90만달러)보다 확대됐으나 2016년(3억3200만달러) 수준과 비교해선 적었다. 2016년 개성공단 폐쇄 조치 이후 미미한 편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한은은 1991년부터 매년 코트라 등 관계기관으로부터 기초 자료를 제공받아 북한 경제성장률을 추정하고 있다. 한은이 발표하는 지표는 우리나라의 가격과 부가가치율 등을 적용해 추정한 것으로 우리나라 시각에서 남북한 경제력을 평가하기 위한 지표로 활용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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