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美가 3자회의 제안했지만 日이 거부… 장기전 간다고 봐야”
문병기 기자
입력 2019-07-20 03:00 수정 2019-07-20 03:00
[日 경제보복 파장]日외상 담화 2시간만에 靑 강경대응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19일 “한국이 국제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일본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상의 담화에 대해 “한국이 국제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일본 측의 계속된 주장은 잘못된 것이다. 일본이 국제법을 위반했다”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일본이 반도체 수출 규제에 이은 추가 조치를 예고한 가운데 김 차장은 “당초 강제징용이라는 반인도적 불법 행위를 통해 국제법을 위반한 것은 바로 일본”이라고 지적하며 과거사 문제를 둘러싼 일본의 압박에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다만 청와대는 “일본과 언제든 만날 준비가 돼 있다”며 일본에 외교적 해법을 위한 대화 제의에 응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 김현종 “국제법 위반한 것은 일본”
이날 일본 정부가 고노 외상을 앞세워 한국을 비판하는 담화를 발표하자 한국은 청와대와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가 각각 일본의 주장을 반박하며 전방위 대응에 나섰다. 외교부가 “일본은 불행한 역사를 직시하면서 피해자의 고통과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정부 공식 입장문을 낸 것은 ‘고노 담화’ 발표 두 시간여 만. 이어 청와대에서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김 차장이 직접 브리핑을 하며 고노 외상의 주장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김 차장은 “대법원은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이 강제징용자들에 대한 반인도적 범죄 및 인권침해를 포함하지 않았다고 판결을 내렸다”며 “민주국가로서 한국은 이런 판결을 무시할 수도, 폐기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더욱이 근본적으로 지적할 점은 당초 강제징용이라는 반인도적 불법 행위를 통해 국제법을 위반한 것은 바로 일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중재위 구성 요구에 대해선 “자의적이고 일방적”이라고 일축했다. 중재위 구성 요구에 응하지 않은 한국을 비판한 일본을 향해 강제징용 등 과거사에 대한 ‘적반하장’식 태도 자체가 문제라며 맞받아친 것.
특히 김 차장은 일본이 경제 보복에 대한 이유부터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 측은 수출 규제 조치를 취하면서 그 근거로 당초 과거사 문제로 인한 신뢰 저해를 언급했다가 이후 수출 관리상의 부적절한 사안이 발생했다고 했고, 오늘은 또다시 강제징용 문제를 거론했다”며 “일본의 입장이 과연 무엇인지 상당히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은 부당한 수출 규제 조치를 철회하고, 상황을 추가적으로 악화시키는 발언과 조치를 취하지 말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 21일 참의원 선거 이후에도 갈등 계속 예상
청와대는 이날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 “모든 옵션이 열려 있다”며 일본에 외교적 해결을 거듭 촉구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일본과 외교적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좋다”며 “우리는 유연한 입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일본의 입장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이 한미일 3자 고위급 회의를 제안했고 우리는 찬성했지만 일본이 응하지 않았다”며 “대화를 통해 일본의 입장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는데 일본은 이런 회의마저 안 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청와대는 강제징용 해법에 대해선 “양국이 모두 수용할 수 있는 해법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중재를 통한 해결은 일방적으로 한쪽이 승소하거나 패소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양쪽 다 만족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데다 시간이 오래 걸려 이 과정에서 악감정만 쌓인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여야 5당 대표 회동에서 “피해자들의 수용 가능성과 국민의 공감대가 있어야 한다”고 밝힌 가운데 일본이 제시한 중재위는 해법이 되기 어렵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하지만 고노 외상이 강경 대응을 예고한 가운데 당분간 대화 동력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청와대 역시 경제 보복 장기화를 기정사실화하며 대비에 나선 상황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21일 참의원 선거가 끝나면 일본의 태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장기전으로 간다고 봐야 하느냐’는 질문엔 “그렇게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19일 “한국이 국제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일본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상의 담화에 대해 “한국이 국제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일본 측의 계속된 주장은 잘못된 것이다. 일본이 국제법을 위반했다”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일본이 반도체 수출 규제에 이은 추가 조치를 예고한 가운데 김 차장은 “당초 강제징용이라는 반인도적 불법 행위를 통해 국제법을 위반한 것은 바로 일본”이라고 지적하며 과거사 문제를 둘러싼 일본의 압박에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다만 청와대는 “일본과 언제든 만날 준비가 돼 있다”며 일본에 외교적 해법을 위한 대화 제의에 응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 김현종 “국제법 위반한 것은 일본”
이날 일본 정부가 고노 외상을 앞세워 한국을 비판하는 담화를 발표하자 한국은 청와대와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가 각각 일본의 주장을 반박하며 전방위 대응에 나섰다. 외교부가 “일본은 불행한 역사를 직시하면서 피해자의 고통과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정부 공식 입장문을 낸 것은 ‘고노 담화’ 발표 두 시간여 만. 이어 청와대에서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김 차장이 직접 브리핑을 하며 고노 외상의 주장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김 차장은 “대법원은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이 강제징용자들에 대한 반인도적 범죄 및 인권침해를 포함하지 않았다고 판결을 내렸다”며 “민주국가로서 한국은 이런 판결을 무시할 수도, 폐기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더욱이 근본적으로 지적할 점은 당초 강제징용이라는 반인도적 불법 행위를 통해 국제법을 위반한 것은 바로 일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중재위 구성 요구에 대해선 “자의적이고 일방적”이라고 일축했다. 중재위 구성 요구에 응하지 않은 한국을 비판한 일본을 향해 강제징용 등 과거사에 대한 ‘적반하장’식 태도 자체가 문제라며 맞받아친 것.
특히 김 차장은 일본이 경제 보복에 대한 이유부터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 측은 수출 규제 조치를 취하면서 그 근거로 당초 과거사 문제로 인한 신뢰 저해를 언급했다가 이후 수출 관리상의 부적절한 사안이 발생했다고 했고, 오늘은 또다시 강제징용 문제를 거론했다”며 “일본의 입장이 과연 무엇인지 상당히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은 부당한 수출 규제 조치를 철회하고, 상황을 추가적으로 악화시키는 발언과 조치를 취하지 말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 21일 참의원 선거 이후에도 갈등 계속 예상
청와대는 이날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 “모든 옵션이 열려 있다”며 일본에 외교적 해결을 거듭 촉구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일본과 외교적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좋다”며 “우리는 유연한 입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일본의 입장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이 한미일 3자 고위급 회의를 제안했고 우리는 찬성했지만 일본이 응하지 않았다”며 “대화를 통해 일본의 입장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는데 일본은 이런 회의마저 안 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청와대는 강제징용 해법에 대해선 “양국이 모두 수용할 수 있는 해법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중재를 통한 해결은 일방적으로 한쪽이 승소하거나 패소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양쪽 다 만족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데다 시간이 오래 걸려 이 과정에서 악감정만 쌓인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여야 5당 대표 회동에서 “피해자들의 수용 가능성과 국민의 공감대가 있어야 한다”고 밝힌 가운데 일본이 제시한 중재위는 해법이 되기 어렵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하지만 고노 외상이 강경 대응을 예고한 가운데 당분간 대화 동력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청와대 역시 경제 보복 장기화를 기정사실화하며 대비에 나선 상황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21일 참의원 선거가 끝나면 일본의 태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장기전으로 간다고 봐야 하느냐’는 질문엔 “그렇게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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