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일본 여행 꿈꾸십니까?

뉴시스

입력 2019-07-18 11:00 수정 2019-07-1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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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상품 불매 운동 여파, 일본 여행 수요 급감
자유여행 수요 여전하나 감소 피할 수 없을 듯
일본 내 반한 감정 고조 시 여행 안전 문제 부각



18일은 우리 대법원의 강제 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해 일본 정부가 한일 청구권 협정에 따른 제3국 중재위 구성과 관련해 우리 정부에 답변을 달라고 요구한 최종 시한이다. 16일 청와대가 이를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지만, 일본은 이날까지 굳이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추가 보복을 위해 최대한 명분을 쌓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으로 일본의 무역 보복이 심화할 경우 국내에서 ‘반일 여론’이 더욱더 고조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여름 휴가철을 앞둔 국내 여행업계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실제 지난 4일 일본이 반도체 등 제조에 필요한 핵심 품목 3개의 대한(對韓) 수출을 제한하는 보복 조치를 단행하자 국내 일부 소비자는 ‘일본 상품 불매 운동’ 등으로 맞대응에 나섰다. 그 중심에 ‘일본 여행’이 자리했다. 일본 관광시장에서 한국이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비중이 큰 시장이고, 일본 지방 중소 도시를 여행하는 한국인이 많은 만큼 일본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국내 여행업계에 따르면 이후 10여 일 동안 일본 여행 수요는 감소세를 나타냈다.

물론 지난해 하반기 이후 국내에서 일본 여행 수요가 지속해서 줄어들었다. 게다가 매년 여름철에는 고온다습한 현지 날씨 등 영향으로 기온이 상대적으로 낮은 삿포로 등 북쪽 지방을 제외하고 일본 여행은 인기가 별로 없다.

그렇다고 해도 최근 여행 수요 급감은 ‘주목할 만한 변화’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A여행사 관계자는 “불매 운동이 시작한 지난 4일부터 보면 지난해 동기보다 일본 여행 수요가 많이 감소했다”며 “국내에서 반일 감정이 고조하면서 일본 여행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반대 경향이 나타나는 곳도 있다. 이커머스 업체가 판매하는 일본 여행 상품의 경우 판매량에 큰 변화가 없다. 한 이커머스 업체가 특가로 내놓은 일본행 항공권의 경우 완판을 넘어 많은 대기자까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B여행사 관계자는 “일본 패키지여행의 경우 공항 출발부터 현지 관광 등에서 남들 눈에 띄기 쉽다. 일각의 반일 분위기 속에서 일본 여행을 드러내놓고 다니기 부담스러운 만큼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반면 항공권·호텔 예약·공유 숙박 등 자유여행 관련 상품의 경우 개인적으로 다니는 것이니 남의 눈을 의식할 일이 적어 대체 수요가 몰리기 마련이다”고 짚었다.


하지만 이 역시 앞으로 반일 감정이 더욱더 고조하면 적잖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이런 가운데 133만 회원을 보유한 국내 최대 일본 여행 커뮤니티 ‘네일동’(네이버 일본여행 동호회)이 17일 ‘휴면’에 들어갔다. 운영자 ‘인크로스’는 이날 공지를 통해 일본 불매 운동에 동참하고, 오는 21일 일본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일본 국민에게 일본 여행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서 휴면을 결정했다고 알렸다.

일본 자유 여행을 앞둔 한국인이 정보를 얻기 위해 가장 많이 찾는 커뮤니티가 급작스럽게 활동을 중단하면서 자유 여행 수요에도 적잖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여행 수요 감소에 영향을 미칠 요소는 또 있다. 일본 내 ‘반한 감정’이다.

근로정신대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앞으로 미쓰비시 중공업의 국내 자산에 대해 현금화 절차에 나설 경우다. 1965년 한일협정에 의해 강제징용 문제가 해결됐다고 주장하는 일본에서 이에 강력히 반발해 반한 감정미저 촉발하게 되면 반일 감정보다 자신의 ‘안전’을 위해 일본 여행을 삼가는 한국인이 생길 수 있다.

C여행사 관계자는 “패키지부터 자유여행까지 일본 여행 수요는 올여름 휴가철에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가뜩이나 국내 경기불황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 여행 기피 현상까지 빚어져 여행업계에 위기감이 팽배해지고 있다”면서 “한일 관계가 빨리 회복해 예년처럼 추석 연휴 일본 여행 특수가 일어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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