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발언 인용해 아베 비판한 정부

한상준 기자

입력 2019-07-18 03:00 수정 2019-07-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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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경제가 평화-번영의 토대”… 외신 간담회서 G20때 발언 거론
“아베가 꼽은 위인도 한국편 설것”


“자유롭고 개방적인 경제는 세계 평화와 번영의 토대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17일 열린 외신 기자 간담회를 이 말로 시작했다. 이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달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한 말이다. 일본의 보복 조치를 주도하고 있는 아베 총리를 겨냥해 자가당착(自家撞着)이라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간담회에서는 아베 총리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꼽는 요시다 쇼인(吉田松陰)과 다카스키 신사쿠(高杉晋作)도 언급됐다. 이 관계자는 “아베 총리와 그의 아버지(아베 신타로·安倍晋太郞)의 이름에 있는 진(晋)을 함께 쓰는 다카스키 신사쿠와 요시다 쇼인까지 살아 있다면 그들은 우리 두 나라 사이의 미래지향적 협력에 대한 (우리의) 평가에 동의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요시다 쇼인은 일본 보수 우익의 정신적 뿌리로 아베 총리의 고향인 야마구치현 출신이다. 다카스키 신사쿠는 요시다 쇼인의 제자로, 메이지 유신을 연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가 두 사람을 언급한 것은 아베 총리를 비롯한 일본에 “우익의 시초인 인물들조차 이번 일본의 보복 조치를 부당하다고 느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외신 기자들에 따르면 일본 기자가 정부 고위 관계자에게 일본이 제안한 제3국 중재위원회 수용 여부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사안을 왜곡하지 마라. (중재안 수용이라는) 그 말을 내 입에서 이끌어 내려고 하지 마라. 그것은 누구(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말처럼 ‘가짜뉴스(fake news)’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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