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中 아닌 한국이 명품 브랜드의 아시아 데뷔 무대 된 이유는

신희철기자

입력 2019-07-16 16:53 수정 2019-07-16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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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글로벌 명품 브랜드의 아시아 시장 데뷔 무대가 되고 있다. 명품 브랜드가 신상품을 가장 먼저 선보이는 국가로 시장 규모가 더 큰 일본·중국이 아닌, 한국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루이비통은 가을겨울 신상품을 아시아 국가 중 한국에서 가장 먼저 대대적으로 선보이기로 결정하고 17일부터 31일까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팝업(임시) 매장을 운영한다고 16일 밝혔다. 루이비통은 일반적으로 가을겨울 신상품을 7월말부터 아시아권 백화점 매장에서 본격 판매하지만, 열흘가량 일찍 강남점에서만 구입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특히 루이비통은 강남점 1층부터 2·3·4·6층까지 무려 5개층에서 팝업 매장을 열기로 했다. 규모 면에서 전례를 찾기 힘든 행사다. 또 남·여로 구분하던 기존 판매방식과 달리 향수 등 거의 모든 상품군을 선보인다. 이번 행사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가방·신발 한정판까지 마련했다. 루이비통 관계자는 “중국에선 특정 콘셉트의 팝업 행사를 열며 일부 제품만 판매해 왔다”면서 “한국에서 진행하는 이번 행사는 전 카테고리를 아우르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펜디는 5월 신상품인 ‘로마 아모르 컬렉션’을 전 세계 최초로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공개했다. 펜디가 신상품을 한국에서 처음 공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디올은 2월말부터 약 보름간 신세계백화점 단독 상품을 판매했고, IWC는 신상품 시계 11종을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공개했다.

업계에선 명품 브랜드가 아시아 국가 중 한국을 먼저 선택하는 이유로 한국 밀레니얼 세대의 구매력을 꼽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명품 브랜드의 충성고객이 될 수 있는 밀레니얼 세대의 명품 구매가 눈에 띄게 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현대백화점에서 2030세대의 명품 구매는 전년대비 26.9%나 늘며 같은 기간 명품 전체 신장률(19.1%)과 4050세대 구매 신장률(18.1%)을 크게 웃돌았다. 신세계백화점에서도 지난해 2030세대의 명품 구매 신장률이 19.7%를 기록하며 4050세대(181.%)보다 높았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한국 밀레니얼 세대의 명품 구매 신장률을 일본·중국 밀레니얼 세대와 단순 비교하긴 어렵다”면서도 “오디션 프로그램 등 각종 한류 콘텐츠의 인기와 더불어 한국 밀레니얼 세대의 명품 구매가 아시아에서 가장 활발하다는 데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국의 명품 시장 규모가 절대적으로 커진 영향도 크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7년 기준 한국의 명품 가방 시장 규모가 3조2325억 원으로, 명품 종주국인 프랑스(3조250억 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명품 시장 규모로 봐도 한국(15조 3,368억 원)이 미국(94조6327억 원), 일본(28조 1266억 원), 중국(25조5696억 원), 이탈리아(24조 2898억 원), 영국(21조 7330억 원), 프랑스(20조 4491억 원)에 이어 7위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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