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 넣은 ‘만두’ vs 포장만 바꾼 ‘라면’…세계화 전략 동상이몽

뉴스1

입력 2019-07-16 15:18:00 수정 2019-07-16 15: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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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이 미국 뉴욕에 마련한 ‘테이스트 비비고(Taste bibigo)’ 부스© 뉴스1

 대형 식품업계가 K푸드를 앞세워 세계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업체들의 전략은 ‘현지화’와 ‘한국의 맛’으로 크게 엇갈리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현지인들이 즐겨먹는 재료를 추가하거나 조리법을 변형하는 반면 다른 업체는 ‘한국 스타일’을 그대로 고집하고 있다.

◇ 뺄 것 빼고 넣을 것 넣고…현지 입맛 맞춤형으로 조리법 변경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미국 코스트코에서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만두는 중국 제품을 제치고 만두 판매 부문 1위에 올라섰다.


CJ제일제당은 현지에 공장을 마련하고 만두 시장에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기본은 만두가 세계시장에서 통할 것이란 판단에서 출발한다. 다만 제품에 변화를 줬다. 미국에서 팔리는 비비고 만두엔 부추가 들어가지 않는다. 대신 한국인에겐 호불호가 갈리는 고수가 들어간다.

최근 전북 익산에 수출용 김치 공장을 세운 풀무원은 뱃길로 30일 정도 걸리는 이동 시간 동안 ‘김장독쿨링시스템’을 활용한다. 김치 본연의 깊은 맛을 구현, 현지에서 주로 팔리는 중국·일본 제품과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외국인들에게 생소한 액젓을 넣지 않는 것도 차별점이다.

주류업계에선 알코올 도수를 높여 해외로 파는 게 일반적이다. 저도주가 호황을 이루는 국내와 달리 여전히 해외에선 도수가 높은 술이 판매량이 많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하이트진로의 수출품 맥주는 8도, 소주도 24도로 국내보다 훨씬 독하다.

대상이 내놓는 고추장도 국내 제품과 결이 다르다. 현지 공략을 위해 내놓은 것은 소스형 고추장이다. 칠리소스와 같이 식탁 위에 올려놓고 먹는 식습관을 반영해 국내보다 묽게 만들었다.

대상 관계자는 “해외 교포는 기존 국내 제품과 동일한 맛과 제품을 찾는다”며 “국가별 선호하는 맛과 식습관이 달라 맞춤형 제품을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 매운맛 한국 스타일 그대로…불닭볶음면·신라면 통했다

(사진제공=삼양식품)© 뉴스1

반면 ‘한국 스타일’을 그대로 강조하는 경우도 상당수다. 맛의 변형보다는 표준화를 택하겠다는 전략이다. 시장 진입 당시부터 기존 국내 제품을 수출해 해외 입맛 공략에 성공한 경우다. 다른 변화를 꾀할 필요가 없다는 자신감이 배경에 있다.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은 국내에서 생산하는 제품 그대로 해외에 나간다. 포장지를 제외하곤 맛은 국내와 같다. 스위스 융프라우와 남미 칠레에서도 맛볼 수 있는 농심 신라면 역시 국내 제품과 동일하다. 농심 관계자는 “중국 수출 제품에 포크를 추가하는 것을 제외하곤 면발과 수프 모두 국내와 같다”고 전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해외에 없던 제품군을 수출할 경우엔 한국 스타일을 고집할 수 있다”며 “김치와 만두는 다른 국가와 경쟁하고 있어 한국인 입맛에 맞는 제품은 승산이 없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선 맛과 조리법이 변형된 제품을 두고 K푸드가 아니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한국 전통 음식의 정체성이 흔들릴 수 있어서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현지화라는 목적으로 맛이 크게 변화한 제품은 퓨전 음식이란 표현이 더 적절하다”고 말했다.

최근엔 국내에 팔지 않는 해외 전용 상품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는 사례도 늘고 있다. 빙그레는 스테디셀러 아이스크림 메로나와 별도로 딸기·바나나맛을 수출한다. 오리온은 중국에서 ‘초코파이 말차’, 베트남엔 진한 맛을 선호하는 취향을 반영한 ‘초코파이 다크’를 팔고 있다. 롯데주류는 수출전용 순하리 딸기·블루베리를 출시했고 하이트진로도 일본에 파는 과일 막걸리를 내놨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술을 물에 타 먹는 문화가 있어 저도주는 경쟁력이 없다”며 “도수를 높인 수출 전용 제품으로 해외를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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