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한일 경제 깊이 맞물려있다” 수출규제 日에 부메랑 강조

문병기 기자

입력 2019-07-16 03:00 수정 2019-07-1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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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경제보복 파장]
“한일관계 역사에 역행”… 사태 더 악화시키지 말라 메시지


“일본이 과거사 문제를 경제 문제와 연계시킨 건 한일 관계 발전의 역사에 역행하는 처사다.”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입술을 꾹 다문 굳은 표정으로 회의장에 들어선 문 대통령은 자리에 앉자마자 앞선 두 차례의 대일 메시지보다 훨씬 강경한 어조로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를 비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한일 경제는 깊이 맞물려 있다”며 “특히 제조업 분야는 한국이 막대한 무역수지 적자를 겪으면서도 국제 분업 질서 속에서 부품 소재부터 완성품 생산까지 전 과정이 긴밀하게 연결돼 함께 성장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의 수출 제한 조치는 상호 의존과 상호 공생으로 반세기간 축적해 온 한일 경제 협력의 틀을 깨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일 경제 분업의 수혜자가 일본이었음을 부각하면서 일본의 이번 조치가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을 계기로 마련된 경제 공존 체제를 전면 부정하는 선전포고라는 얘기다.

문 대통령은 또 “일본의 수출 제한 조치는 통상적 보호무역 조치와는 방법도 목적도 다르다”며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높은 성장을 도모하는 시기에 우리 경제 성장을 가로막은 것”이라고 했다. 한국이 육성하고 있는 비메모리 반도체 등 신산업을 정조준한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가 일본의 산업적 우위를 무기화해 한국의 성장을 방해하려는 패권적 발상이라고 비판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치권과 기업을 상대로 고통 감내와 단합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사태는) 오히려 일본과의 제조업 분업 체계에 대한 신뢰를 깨뜨려 우리 기업들은 일본의 소재 부품 장비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수입처를 다변화하거나 국산화의 길을 걸어갈 것”이라고도 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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