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하다 지쳐… 팰리세이드 2만대 계약 취소

배석준 기자 , 변종국 기자

입력 2019-07-15 03:00 수정 2019-07-15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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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공장별 갈등 물량 못늘려… 사측, 노조와 생산확대 방안 논의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가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생산 물량 때문에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서 국내에서 차량 구매를 포기하고 계약을 해지한 건수가 2만 건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12일 열린 고용안정위원회에서 현재 울산4공장에서 만드는 팰리세이드를 울산2공장에서도 생산하는 방안을 노조와 논의했다. 노조 집행부는 울산2공장으로 팰리세이드 생산 물량을 나누는 것에 대해 울산4공장 대의원들을 찾아가 설명하고 설득하겠다는 취지로 언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2공장에서도 팰리세이드가 생산되면 해당 차량 생산 물량을 지금보다 늘릴 수 있다. 현대차가 수익을 내고 있는 차량 중 하나인 팰리세이드의 물량 부족 사태가 심각하다는 데 노조 집행부도 어느 정도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울산4공장 노조 대의원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아 의견 조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울산4공장 노조원들은 섣불리 팰리세이드 공장 라인을 늘렸다가 판매가 줄어들면 결국 본인들의 일감이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팰리세이드를 울산4공장에서만 월 8600여 대 생산해 5000대는 미국으로 수출하고 나머지를 국내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현재 국내 예약 대기 물량이 3만5000여 대에 달해 월 3600대의 생산 물량으로는 1년 가까이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2만1000여 건의 계약 해지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 역시 주문량이 3만여 대로 알려져 생산량이 주문을 쫓아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에 판매되는 팰리세이드를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다만 현대차 노조와 대의원 등이 모두 미국에서 생산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어 실제로 가능할지는 불투명하다.

현대차가 지난해 팰리세이드를 출시할 당시 연간 국내 판매 목표는 2만5000대 안팎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현재까지 판매한 차량이 3만 대를 넘어서면서 연간 판매 목표도 9만5000대로 대폭 늘렸다.

배석준 eulius@donga.com·변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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