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로라하는 우주기업 리더들 한국에 모인다

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입력 2019-07-15 03:00 수정 2019-07-1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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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0일 국내 첫 민간우주포럼… 스타트업-투자자 등 대거 참여
유럽-日 등 우주선진국 포럼 속속… 인공유성-우주장례 등 새 분야 개척


2017년 9월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열린 국제우주대회(IAC)에서 각국의 우주탐사 전문가들이 달 탐사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애들레이드=박근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일본의 우주 개발 스타트업 ‘아이스페이스’는 달에서 자원을 캐기 위한 착륙선과 탐사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원래 2008년 구글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개최한 달 탐사 기술 경연대회인 ‘구글 루나X프라이즈’에 유럽과 팀을 이뤄 참가했지만 일본 측 엔지니어들이 따로 나와 세운 기업이다. 2021년까지 달에 독자 개발한 착륙선을 내려보내는 게 목표다.

아이스페이스의 하카마다 다케시 대표는 18∼20일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민간우주산업 국제포럼인 ‘코리아스페이스 포럼(KSF) 2019’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다. ‘민간 독자로 추진하는 달 탐사 프로젝트’를 주제로 강연하고 한국과 세계의 우주개발 전문가들과 교류할 예정이다. 하카마다 대표만이 아니다. 한발 앞서 4월 민간 기업으로는 세계 최초로 달 착륙을 시도했던 이스라엘 기업 ‘스페이스IL’의 공동 창업자 요나단 와인트라우브, 대용량의 인공위성 데이터를 다운로드할 수 있게 돕는 클라우드 기반의 지상국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 ‘아마존웹서비스’의 셰인 호손 총괄 등 내로라하는 우주 기업 대표들도 대거 한국을 찾는다.

이들은 모두 민간이 주도하는 우주 개발을 의미하는 ‘뉴스페이스’ 시대를 이끄는 대표주자들이다. 이 밖에 유럽의 민간우주산업 생태계를 앞장서 구축하고 있는 에티엔 슈나이더 룩셈부르크 부총리 겸 경제장관, 2100년대 화성도시 건설을 천명한 나사르 알 하마디 아랍에미리트 우주청 국제협력담당관 등 우주 분야 국내외 저명인사 약 40명도 주제 발표와 패널 토론에 참여한다. 국내에서는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 페리지항공우주, 쎄트렉아이, 인텔리안테크놀로지 등 토종 우주기업들이 기업설명회와 대담을 개최한다.

민간우주산업 포럼은 스타트업과 벤처, 대기업, 투자자, 연구자 등이 한자리에 모여 민간 우주산업 생태계 탄생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우주 선진국이라 불리는 국가에서는 빠짐없이 이런 포럼이 생겨나고 있다. 이 분야의 시초는 미국으로, 스페이스재단, 스페이스프런티어재단 등 비영리재단이 주도하고 있다. 스페이스프런티어 재단이 1992년부터 열고 있는 ‘뉴스페이스 콘퍼런스’는 소형 발사체 스타트업부터 글로벌 위성서비스기업, 투자사까지 다양한 우주 전문가들이 모이는 대표적인 포럼으로 꼽힌다. 매년 7월 개최되며 올해는 코리아스페이스 포럼 직전인 16∼18일 미국 시애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유럽에서는 2017년 룩셈부르크가 스페이스프런티어 재단과 제휴해 개최한 ‘뉴스페이스 유럽’이 첫 민간 우주산업 포럼이다. 룩셈부르크는 부총리가 직접 나서서 유럽 최초로 우주 소행성 자원 개발 기업에 대한 구체적인 제도적, 법률적 지원 계획을 담은 ‘스페이스리소스 이니셔티브’를 밝히는 등 앞장서 뉴스페이스를 실천하고 있다.

미국의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개발 중인 대형발사체 ‘빅팰컨로켓(BFR)’의 상상도. 스페이스X 제공
일본은 2015년 첫 민간우주산업 포럼인 ‘스페이스타이드’를 개최했다. 2014년 뉴스페이스 콘퍼런스에 참석했던 이시다 마사야스 스페이스타이드 대표의 주도로 시작했다. 올해는 지난 9일 도쿄 미나토구 도라노몬힐스에서 개최됐다. 하루 6000엔(약 7만 원)에 달하는 유료티켓 700장이 매진될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포럼에 참여한 안형준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부연구위원은 “일본 우주 스타트업은 30개 정도로 수는 적지만 민간 달 탐사나 인공유성, 우주장례 등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부연구위원은 “전일본공수나 도요타자동차 등 대기업이나 비우주 기업도 참여해 원격조종 로봇 등의 성과를 발표하는 등 뉴스페이스의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한국도 이번 첫 포럼을 통해 민간우주기업이 활기를 찾는 기회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ashill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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