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모의 공소남닷컴] 개연성? 됐어, 메시지? 없어…그냥 소리 질러!

양형모 기자

입력 2019-07-12 05:45:00 수정 2019-07-1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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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경연대회에서 주제곡 ‘스쿨 오브 락’을 부르고 있는 듀이와 학생들. 뮤지컬 ‘스쿨 오브 락’은 신나는 음악과 역동적인 무대로 영화와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사진제공|에스앤코

■ 오리지널팀 내한공연 ‘뮤지컬 스쿨 오브 락’

영화 오리지널 3곡에 웨버 14곡 추가
고막 짓누르고 심장 쿵쾅거리는 열기
‘락 스피릿’ 관중들도 뜨거운 샤우팅
공연 후 머릿속 가득찬 넘버들 짜릿

이 작품의 제작자이자 작곡자인 앤드루 로이드 웨버(네! 여러분이 아시는 바로 그 사람입니다)는 이 뮤지컬을 두고 ‘즐거움(Joy)에 관한 작품’이라고 했지만, 우리와 같은 오래 묵은 락 음악 팬들에게는 ‘회춘에 관한 작품’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2003년 잭 블랙이 주연을 맡은 동명의 영화는 다섯 번도 넘게 보았다. 지금도 잭 블랙이 관중을 향해 육중한 몸을 날리던 마지막 장면은 오늘 아침에 본듯 생생하기만 하다.


영화를 무대로 옮겨다 놓은 뮤지컬 ‘스쿨 오브 락(School of Rock)’이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 중이다. 미국 브로드웨이와 영국 웨스트엔드에서의 성공 이후 최초의 월드투어를 시작했는데 첫 공연지로 한국을 선택했다.

당연한 얘기지만 영화와 뮤지컬은 다르다. 가장 큰 차이는 음악이다. 영화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3곡에 웨버가 새롭게 작곡한 14곡을 추가했다. 고막을 짓누르고 심장을 열일하게 만드는 락과 웨버의 장기인 클래식, 팝의 세련된 버무림이 “과연 웨버!”다 싶다. 한국 관객 귀에도 착착 붙는다. 해외에서는 무어라 표현하는지 모르겠지만, 나라면 이거다. 지극히 웨버다운 ‘예술적 뽕끼’의 극대화.

기타리스트지만 보컬 자리를 탐내다가 락밴드에서 퇴출당한 듀이가 친구 네드를 사칭해 명문 사립초등학교의 임시교사로 부임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듀이와 13명의 학생들, 그리고 까칠하지만 반전매력을 지닌 교장 로잘리와 선생들이 등장하지만 듀이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 혼자 다 해먹는 작품이다. 2시간 30분 내내 듀이는 대사를 하고(소리를 지르고), 노래를 부르고(더 크게 소리를 지르고), 바쁘게 움직인다(뛰어다닌다). ‘저 배우 저러다 일 나겠다’ 싶을 정도다. 브로드웨이에서 듀이를 맡았던 배우 알렉스 브라이트만은 “한 회당 평균 5.6km를 뛰어다니며 공연을 마치고 나면 체중이 1kg씩 빠진다”는 말을 남겨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번 내한공연에서는 짐 캐리를 복사기에 넣고 동일 사이즈로 출력한 듯한 코너 글룰리가 듀이를 맡았다.

사진제공|에스앤코

영화의 타이틀곡이었던 ‘스쿨 오브 락’도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듀이와 학생들이 꾹꾹 눌러온 자신들의 생각을 마음껏 표출하며 부르는 ‘권력자에게 맞서라(Stick It to the Man)’와 듀이가 학생들의 음악적 재능을 발견하고 밴드경연대회에 나갈 멤버들을 구성하는 ‘너도 이제 밴드야(You’re in the Band)’를 좋아한다. 아이돌의 후크송도 아닌 것이, 한 번 들으면 일주일은 머릿속에서 맴돌게 되는 무서운(?) 넘버들이다.

허다한 뮤지컬 작품에 출연한 국내의 모 유명 배우는 ‘스쿨 오브 락’을 보고나서 “이게 뮤지컬이지”하는 탄성을 SNS에 올렸다. “개연성? 메시지? 됐어. 그냥 즐겨!”라고 샤우팅하는 듯한 뮤지컬. 모두가 이런 뮤지컬이 될 수는 없겠지만(그래서도 곤란할 것이다), 이런 뮤지컬은 꼭 있어야 하지 않을까. ‘스쿨 오브 락’. 이런 학교라면 지금이라도 입학원서를 내보고 싶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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