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기자재 중견기업… “기술-마인드 혁신 통해 조선 불황 맞선다”

조선희 기자

입력 2019-07-12 03:00 수정 2019-07-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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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원기업

㈜성원기업 본사 전경
국내 조선업의 불황이 이어지면서 조선기자재 업체의 피로도가 날로 증가하는 가운데 혁신적인 마인드를 강조하며 역경을 극복하고 미래를 준비해나는 기업이 있다.

부산 강서구에 위치한 ㈜성원기업이다. 성원기업은 해양·선박용 배관, 특수 밸브, 해상·육상 플랜트 등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조선기자재 업체로 변화와 혁신의 경영 마인드와 숙련된 기술 인재가 강점이다.

1992년 설립된 성원기업은 사업 초창기에는 플랜지, 피팅, 체크 밸브 등의 배관재를 주로 생산했으나 지속적으로 제품의 다변화를 꾀해 현재는 선박의 주요 제품인 선박용 주요 배관(UPPER DECK, UNDER DECK, TANK TOP UNIT) 및 히팅코일(HEATING COIL), 특수 밸브류와 해양 플랜트를 제조해 국내외 대형 조선사에 공급하고 있다. 체계적인 연구개발(R&D)과 혁신 기술 개발을 지속해오며 미래를 향한 발걸음을 내디뎌 온 성과였다.

이를 기반으로 회사 설립 첫해에 자기 자본금이 1억5200만 원이었던 성원기업은 현재 173배나 증가한 263억 원의 자기 자본금을 보유하고 있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또 1992년 설립 첫해의 매출액은 17억 원이었지만 2018년 31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18배 이상의 성장을 이뤄냈다. 최근 몇 년간 어려운 경기 상황에 비하면 두드러지는 성과다. 괄목할 만한 성장의 길을 걸어온 성원기업은 정부로부터 ‘미래 성장가능성’을 갖춘 이노비즈기업으로 인증되기도 했다. 회사는 본사인 부산 공장에 이어 경남 사천시에 ‘사천공장’, 김해시에 ‘장유 공장’ 등 3개의 사업장을 보유하고 있다.

성원기업은 다각도로 제품의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탄탄한 기술력을 구축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왔다. 자체 기업부설 연구소를 운영하면서 지속적인 기술 개발에 힘써온 결과였다. 이 회사는 10여 건의 각종 국제인증과 6건의 특허 및 원유운반선 급유관의 급유밸브 로킹장치 실용신안을 가지고 있다.

특히 사소한 결함이나 하자만으로도 유류나 가스가 유출돼 대형 사고나 해양오염의 피해를 초래하게 되는 선박과 해양플랜트의 배관 용접 공정은 수작업으로 이뤄져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된다. 성원기업은 한 치의 불량품이 발생하지 않도록 2500여 차례의 X선 검사를 실시하며 높은 수준의 품질을 이뤄냈다. 글로벌 조선사로부터 ‘베스트 사업장’이라는 인정을 받을 정도이다.

“인재와 기술이 어우러진 ‘오직’ 우리만의 제품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고 국가 사회를 위해 공헌한다”는 경영이념을 가지고 있는 성원기업의 정종태 대표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연구개발에 투자를 확대하고 직접 수출 확대와 판로 다각화 전략을 통해 조선업과 해양플랜트산업 불황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매출 제품 다변화에도 남다른 공을 들이고 있다. 기업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선 새로운 먹거리를 고민하고 발굴해야 한다는 게 정 대표의 철학이자 소신이기도 하다. 육상플랜트 분야에 투자한 결과 S-OIL, 중부발전, 우즈베키스탄, 고성하이발전 등과도 이미 계약을 맺고 납품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정 대표는 “신사업을 발판으로 도약하겠다”며 “경쟁력 있는 기술력의 근간이 되어준 직원들과 함께 100년을 향해 가는 회사가 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회사 핵심 가치는 인재-기술-품질-도전” ▼

정종태 대표 인터뷰
성원기업이 설립된 1992년은 조선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 확대와 세계 경제 호황으로 신규 선박의 발주가 늘어나는 시기였다. 당시 동종 계열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던 정종태 대표(사진)는 시대의 흐름과 자신이 보고 느낀 바를 토대로 꿈꿔왔던 목표를 실행하기 위해 회사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성장이라는 기본 목표를 착실하게 달성하면서 성장을 이어왔다.

정 대표의 인생 좌우명은 ‘호시우행(虎視牛行)’이다. 그는 “늘 호랑이의 눈빛으로 예리하게 살피면서 황소처럼 뚜벅뚜벅 흔들림 없이 우직하게 걸어가야 시간을 헛되이 흘려보내지 않을 것이라는 신념하에 27년간 기업을 경영해왔다”고 말했다. 그의 좌우명처럼 예리한 통찰력과 우직한 성실함이 성장의 원동력이었다. 그의 예리한 시각이 더욱 돋보일 때는 회사의 인재와 기술을 대할 때다. 성원기업은 인재, 기술, 품질, 도전을 회사의 핵심 가치로 삼고 있다.

정 대표는 “기업의 원천은 인재로부터 시작되고, 인재가 있어야 교육과 연구를 통한 기술 혁신을 이뤄낼 수 있다”며 “완성된 재원으로 품질 높은 제품을 생산하고, 나아가 더 좋은 제품을 향한 변화와 혁신의 도전이 기업을 발전시킨다”고 말했다.

한편, 미래를 향한 끊임없는 도전을 하고 있는 성원기업은 중소기업의 더 나은 다음을 위해서는 정부가 현실에 조금 더 맞닿아있는 정책을 제시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경제 정책 방향과 취지에는 공감하나 중소기업의 입장을 조금 깊이 분석하는 시각이 필요하다”며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협력이익공유제의 방향은 이해하지만 기대되는 효과에 대한 청사진은 불투명하다. 오히려 기업 경영환경의 변화로 인한 부담 때문에 고용감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 시행에 있어 중소기업의 개별 여건을 고려해주고 지역과 업종에 따른 탄력근무제를 도입하는 방향이 필요하다”는 제안의 말과 “중소·중견기업에 무조건적인 자금 지원보다는 국가적 프로젝트로 일감을 나눠주는 식의 지원이 좀 더 효율적일 것”이라고 건의했다.

조선희 기자 hee003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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