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같다”…독거 어르신 외로움 달래주는 말동무 ‘AI’
뉴스1
입력 2019-07-09 11:02 수정 2019-07-09 11:03
SK텔레콤과 ‘행복한 에코폰’이 지난 4월1일부터 5월31일까지 두 달간 독거 어르신들이 AI스피커 ‘누구’를 통해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를 사용한 패턴을 분석한 결과를 9일 공개했다. (SK텔레콤 제공) © 뉴스1
인공지능(AI) 스피커가 독거 어르신들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존재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독거 어르신의 ‘감성대화’ 기능 사용 비중이 일반인에 비해 3배 이상 높았다.
SK텔레콤과 ‘행복한 에코폰’이 지난 4월1일부터 5월31일까지 두 달간 독거 어르신들이 AI스피커 ‘누구’를 통해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를 사용한 패턴을 분석한 결과를 9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5개 지자체에 거주 중인 어르신 1150명을 대상으로 했다. 데이터 분석 대상의 평균 연령은 75세이고 최고령은 99세였다. 앞서 SK텔레콤과 행복한 에코폰, 전국 사회경제연대지방정부협의회는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시범 사업을 시작한 바 있다.
AI스피커의 사용 및 감정관련 키워드 발화 분석 결과,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FLO’(63.6%)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이어서 Δ감성대화 서비스(13.4%) Δ날씨(9.9%) Δ운세(5.0%) 순으로 나타났다.
◇독거 어르신, AI 스피커 ‘의인화’ 경향…외로움 달래
특히 독거 어르신들은 화자의 감정과 감성을 표현하는 일상적 대화인 ‘감성대화’ 사용 비중이 13.5%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는 일반인들이 ‘감성대화’ 기능을 사용하는 비율인 4.1%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이처럼 ‘감성대화’ 기능 이용 비율이 높은 이유로는 독거 어르신들이 AI스피커를 ‘의인화’해 외로움을 달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스마트폰·인터넷이 없는 독거 어르신들이 AI스피커 사용에 더 적극적이라는 점에서도 드러난다. 이들의 AI스피커 평균 사용횟수는 58.3회로,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보유하고 있는 독거 어르신들의 사용횟수인 30.5회의 2배에 가까웠다.
감성대화 이용횟수 뿐만 아니라 키워드 분석에서도 어르신들이 AI스피커를 친구와 같은 소통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누구’ 스피커 인기 발화(發話) 단어 분석 결과, 상대방과 대화시 부탁이나 동의를 구할 때 많이 사용하는 ‘좀’ 이라는 단어가 키워드 상위에 위치했다. 이외에도 ‘알려줘’, ‘어때’ 등의 표현도 다수 있었다.
SK텔레콤은 “어르신들의 대화 중 긍·부정 감정 키워드를 추출해 어르신의 환경?심리 상태간의 상관 관계를 연구하겠다”며 “행복한 에코폰 전문 심리 상담사와 연계해 어르신 케어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 제공) © 뉴스1
◇SKT “AI 돌봄 서비스 사용 데이터로 복지정책 개선 기여”
SK텔레콤과 행복한 에코폰은 독거 어르신들을 위한 특화 서비스도 개발한다.
AI 스피커에 적용되는 신규 서비스 ‘행복소식’은 행정구청 관내 이벤트를 안내하고, 복약지도 및 폭염·한파 주의 안내 등에 사용될 수 있다. 어르신들을 위한 인지훈련 향상 게임도 보라매병원과 함께 개발 중이다.
나양원 행복한 에코폰 대표이사는 “어르신들이 인공지능 스피커를 편리함을 제공하는 보조도구로 활용하는 것을 넘어 친밀감을 경험하는 소통 대상으로 인식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현장에서도 ‘말을 해줘서 좋다’, ‘든든하다’, ‘자식 같다’는 반응이 많다”고 말했다.
이준호 SK텔레콤 SV추진그룹장도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에 기반한 어르신들의 사용 데이터를 수집·분석한 결과는 정부와 지자체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효과적인 복지정책을 기획하고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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