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가위로 에이즈 바이러스(HIV) 제거 성공

뉴스1

입력 2019-07-09 10:12 수정 2019-07-09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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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퍼 유전자가위(CRISPR-Cas9)를 이용해 에이즈 바이러스(HIV)를 제거한 템플대학교 의과대학 카멜 칼릴리(Kamel Khalili)교수(사진출처=템플대학교 홈페이지)© 뉴스1

미국의 연구진이 크리스퍼캐스9(CRISPR-Cas9)유전자가위 편집기술을 이용해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를 제거하는데 성공했다. HIV 감염은 흔이 에이즈라 불리는 후천성면역결핍증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다.

미국 템플대학(Temple University)과 네브라스카 약학대학(Nebraska Medical Center) 연구진은 지난 3일(현지시간)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을 적용해 HIV를 제거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HIV 감염환자에게 표준 치료법인 항레트로바이러스 요법(ART)은 HIV가 복제되는 것을 막을 수 있지만 인체에서 바이러스를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다. 연구진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과 체내에 장기간 작용하는 아트(ART)를 이용해 쥐로부터 HIV를 제거했다.

HIV는 자신의 유전 물질을 숙주 세포의 유전물질에 통합하는데, 현재 이용 가능한 ART로는 표적으로 삼을 수 없다. 유전학 관련 학술지 네이처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기재된 이번 연구에서 템플 대학교와 네브라스카 약학대학 과학자들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와 새로 개발된 ART를 병용으로 감염된 마우스의 약 30%에서 HIV 유전자를 성공적으로 제거했다고 밝혔다.

바이러스 감염 치료에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사용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생명공학 기업 익시전바이오세라퓨틱스(Excision BioTherapeutics)는 이 플랫폼을 인간 임상 실험으로 발전시킬 계획으로 템플 대학에 유전자 편집 기술을 이전했다. 카멜 칼릴리(Kamel Khalili) 템플대학교 루이스 카츠 의과대학 교수 겸 신경과장은 필라델피아에 본사를 둔 익시전바이오의 설립자 겸 수석 과학고문이다.

칼릴리 교수와 동료들은 이전에 감염된 면역 세포에서 HIV 유전자 조각을 잘라내기 위해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사용했다. 그러나, ART와 마찬가지로, 유전자 편집만으로 HIV가 완전히 제거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연구진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반 시스템이 HIV 바이러스 비중이 낮은 수준에서 통제되었을 때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연구를 위해 칼릴리 연구팀은 네브라스카 약학대학에서 하워드 젠델만(Howard Gendelman)과 벤슨 에다과(Benson Edagwa)가 공동 개발한 ‘라서아트’(LASER ART)라는 새로운 치료법을 사용했다. LASER ART는 기존 항바이러스 치료법 ART가 약효를 장시간동안 천천히 배출하게 만든 치료법이다. 연구진은 LASER ART가 천천히 분해돼 배출되는데 이 중 상당 부분이 혈액순환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그 결과 체내에서 장시간 약효가 지속될 뿐 아니라 목표 대상이 아닌 조직에 영향을 주는 독성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인간에서 HIV 감염과 비슷하게 만들어진 생쥐 모델을 만들었다. 감염된 생쥐는 병용요법, 단독 유전자가위, 단독 LASER ART를 받거나, 치료되지 않은 상태로 방치됐다. 병용 그룹에서는 HIV 성장을 억제하기 위해 LASER ART를 사용했고, 그 다음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사용해 남아 있는 HIV 유전자를 제거했다.

마지막 LASER ART 투여 후 8주, 그리고 단일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치료 후 5주 후, 관찰결과 병용요법을 받은 생쥐 중 약 3분의 1에서 HIV 징후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마우스의 비장, 골수, 내장, 뇌, 간, 신장, 폐조직에 대한 유전자 분석 결과 바이러스 유전물질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게다가, 연구원들은 또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로 야기된 이상반응 발견하지 못했다.

HIV에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적용한 것은 중국 과학자 허젠쿠이(?建奎)가 인간 배아를 편집하는 기술을 사용했다고 주장한 후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이로 인해 HIV에 내성을 갖게 된 CCR5 유전자가 변이된 아기가 태어났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는,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중국에서와 같이 인간배아 편집에 사용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그들의 접근법이 복제 능력이 있는 HIV 유전자가 살아있는 동물 유전자에서 제거된 첫 번째 방법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칼릴리는 성명에서 “HIV 감염 치료제를 만들기 위해 함께 투여된 LASER ART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가 바이러스 억제가 모두 필요하다”라며 “올해 안으로 비인류 영장류 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미국 정부가 운영하는 사이트인 HIV.gov에 따르면 2017년 기준 HIV에 감염된 환자수는 전세계적으로 3690만명으로 이중 15세 미만은 180만명으로 추산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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