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급한 롯데’…일본 간 신동빈, 경제 제재 해법 모색?

뉴시스

입력 2019-07-09 09:41 수정 2019-07-09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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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 최근 출국 "예정됐던 일정"
日 인맥 넓어 한국 상황·입장 전달 추측
대기업 총수 역할 밖 일이라는 시각도



신동빈(64) 롯데그룹 회장이 최근 일본으로 출국했다.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등 경제 제재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7일 일본 경제 보복 관련 논의를 위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대기업 총수들과 비공개로 만났다. 일각에서는 신 회장이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고 출장을 간 건 그만큼 긴박한 상황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롯데 관계자는 “이미 예정됐던 일정이었다”고 했다.

롯데의 얘기처럼 신 회장의 7월 일본 출장은 일단 정기적인 일정으로 봐야 한다. 일본 기업 주주총회가 대개 6월에 몰려있기 때문에 주총이 마무리 된 7월에 롯데와 관계한 투자자 혹은 계열사 경영진과 회동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신 회장의 이번 출장은 여느 때와 다르다는 게 재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반일 감정이 일본 제품 ‘불매 운동’으로 확산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기업 중 가장 일본과 관계가 깊은 롯데가 어떤 방식으로든 움직일 수밖에 없는 시점이라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롯데는 일본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벗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번 일로 또 한 번 불똥이 튀는 걸 원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신 회장은 일본 정·재계에 발이 넓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도 친분이 있다. 신격호 명예회장이 아베 총리 부친인 아베 신타로 전 외무상,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와 교류해온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이에 신 회장이 정·재계 인사들을 만나 ‘민간 외교관’으로서 간접적으로나마 한국 기업의 상황과 한국 정부의 입장 등을 폭넓게 설명하지 않았겠느냐는 추측이 나온다. 지난 5월 신 회장이 미국 투자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단독 면담했을 당시에도 한·미 관계 교두보 역할을 했다는 시각이 많았다. 롯데는 신 회장 일정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회장님이 일본 출장을 주기적으로 간다는 건 다 아는 사실”이라고만 했다.

일각에서는 신 회장 활동 반경이 그리 크지 않을 거라고 보기도 한다. 재계 관계자는 “일본이 2차 경제 제재까지 고려하는 엄중한 상황에서 신 회장이 할 수 있는 게 많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다. 다시 말해 정부가 외교적으로 풀어갈 문제이지 일부 대기업 총수가 나선다고 해서 해결될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는 의미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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