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연구진, 태아의 두뇌 크기 조절 비밀 풀었다

뉴시스

입력 2019-07-02 15:53 수정 2019-07-02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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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오우택 소장 연구팀, '아녹타민1'의 뇌 형성에서의 역할 규명
뇌세포의 분포 및 두뇌 크기에 영향, 뇌 발달과 관련된 질병 이해



국내 연구진이 태아의 뇌신경 형성 과정에서 뇌 세포의 성장과 두뇌 크기 조절 메커니즘을 규명하는데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뇌과학연구소 오우택 소장, 홍규상 박사팀이 신경줄기세포의 염소이온채널 ‘아녹타민1’이 태아의 신경 발달과정에서 대뇌의 뇌세포를 특정 위치로 이동시키고, 두뇌의 크기를 조절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 최신호에 게재됐다.

선천적 뇌 신경세포의 발달 장애는 인지능력 저하, 운동기능 저하, 틱장애, 자폐증과 같은 다양한 뇌 관련 질병을 야기한다. 하지만 대뇌의 발달과정은 정밀하게 조절되고, 다양한 유전자와 환경 인자가 관여하기 때문에 원인을 알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최근 KIST 연구진은 태아의 신경 발달과정에서 신경줄기세포가 조절되는 메커니즘을 규명해 신경발달장애의 근원을 이해하고, 두뇌가 어떻게 발달하는지 밝혔다.신경줄기세포는 배아의 뇌에서 뉴런(신경세포)을 증식시킬 뿐만 아니라 뇌 피질의 정확한 위치에 이동시켜 두뇌 형성 과정 전체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이 과정은 정교하게 처리되는데, 신경줄기세포는 섬모라 불리는 긴 팔(긴 섬모)을 뇌의 끝부분까지 뻗고, 뉴런은 이 긴 팔을 마치 사다리처럼 타고 가서 제자리를 찾아가게 된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신경줄기세포가 뻗는 긴 섬모의 연장에 따른 뉴런의 이동 및 두뇌와 연관성이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전기 생리학, 면역학, 생화학적인 다양한 기법을 활용해 아녹타민1 유전자가 뇌신경세포의 발달과정 중 신경줄기세포에서 발현이 많이 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아녹타민1 채널이 활성화되면 그 신호에 의해 신경줄기세포의 증식 뿐만 아니라 긴 섬모의 길이가 연장되고, 뇌신경 발달과정에서 대뇌 피질 내에 존재하는 뉴런들의 위치와 두뇌의 크기도 조절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실험 결과, 아녹타민1이 결핍된 생쥐의 신경줄기세포의 섬모의 길이가 정상 생쥐보다 짧은 것을 확인했고, 신경세포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해 최종 두뇌의 크기도 정상 생쥐에 비해 작아지는 것을 발견했다.

오우택 소장은 “뇌신경세포의 형성 과정 중 신경줄기세포에서 아녹타민1 이온채널의 역할을 재조명했고, 동물의 뇌신경 형성 과정에서 생리학적인 이해 범위를 넓힐 수 있었다”며 “두뇌 형성 과정에서의 오류로 인한 자폐증, 조현병 간질과 같은 뇌 질병을 이해하고, 치료를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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