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 60대 타수’ 70세 톰 왓슨과 에이지 슈트[김종석의 TNT 타임]

김종석기자

입력 2019-06-29 18:50:00 수정 2019-06-29 18:5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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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회 US시니어오픈 2라운드 8번 홀에서 퍼팅 라인을 살피고 있는 톰 왓슨. USGA 홈페이지
파3인 5번 홀(207야드). 하이브리드 클럽으로 티샷한 공이 핀 1m 안쪽에 붙었다. 가볍게 버디를 낚은 골퍼의 얼굴과 목에는 깊은 주름이 패어 있지만 미소만큼은 환했다. 29일 미국 인디애나 주 사우스벤드의 워렌골프코스(파70·전장 6927야드)에서 열린 US시니어오픈 2라운드에 출전한 만 69세 톰 왓슨(미국)이다.

왓슨은 이날 버디 5개와 보기 3개로 2언더파 68타를 쳤다. 전날 69타를 친데 이어 이틀 연속 에이지 슈트(자신의 나이와 같거나 적은 타수를 기록)를 작성했다. 이번 대회에서 잠시 자리를 비운 전담 캐디 대신 현장에서 고용한 임시 캐디와 호흡을 맞췄지만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중간 합계 3언더파 137타로 공동 16위에 오른 그는 가볍게 컷을 통과했다.

40년 역사의 이 대회에서 에이지 슈트를 기록한 선수는 왓슨이 세 번째다. 9월 4일 70세 생일을 맞는 왓슨은 “에이지 슈트를 하게 돼 너무 기쁘다. 머리카락은 빠지고 귀가 잘 안 들린다. 비거리도 줄었다. 하지만 여전히 건강해 공을 칠 수 있다는 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US시니어오픈에 출전한 만 69세 톰 왓슨(미국). AP 뉴시스

골프에서 에이지 슈트는 ‘꿈의 스코어’로 불린다. 홀인원 보다 값지다는 평가도 나온다. 골프 실력 뿐 아니라 건강까지도 유지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2라운드에서 왓슨은 15, 16, 17번홀 3연속 버디를 올리기도 했다. 16번 홀(파3)에서는 티샷을 50cm 안쪽에 바짝 붙였고, 17번 홀에서 194야드 거리를 4번 아이언으로 공략했다.

대회에 앞서 왓슨은 꼼꼼하게 코스를 분석하고 일부러 디봇에서 유틸리티 클럽으로 여러차례 공을 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스는 “디봇에서 공을 제대로 칠 수 있다면 좋은 라이에서는 더욱 확실한 샷을 구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끝없는 열정이 에이지 슈트를 이끌었는지 모른다.


대회 1,2라운드 그의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는 259야드였고 라운드당 평균 퍼트수는 27개였다.

미국의 명문대학 스탠퍼드 출신인 왓슨은 1971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데뷔 후 통산 39승을 올렸다. 1974년 첫 승을 신고한 뒤 39번째 우승 트로피는 49세 때인 1998년 마스터카드 콜로니얼에서 장식했다. 50세 이상이 출전하는 챔피언스 투어에서도 통산 14승을 수집했다.

64세에 처음 에이지 슈트를 기록한 그는 이번 대회를 포함해 통산 12차례나 에이지 슈트를 적었다. 지난해 췌장암으로 투병 중인 아내를 돌보기 위해 6개 대회에 출전했던 왓슨은 올해도 고령 등을 감안해 스케줄 부담을 줄여 이번까지 5개 대회에 나서고 있다.

67세 때 PGA투어에서 67타를 친 샘 스니드. 동아일보 DB

왓슨은 2010년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에서 열린 PGA 챔피언스투어 송도 챔피언십에 출전한 적이 있다. 그는 “한번도 골프를 하면서 화를 못 다스린 적이 없다. 늘 밝고 긍정적인 자세를 유지했다. 부모님의 밝은 성격과 가정교육 덕분”이라며 장수 비결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또 “그립과 스탠스 같은 기본기가 중요하다. 골프에는 왕도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골퍼의 로망인 에이지 슈트과 관련된 갖가지 기록도 많다. 최연소 에이지 슈트는 1944년 PGA챔피언십 우승자 봅 해밀턴이 갖고 있다. 그는 1975년 59세 나이로 미국 애리조나 주 에반스빌의 해밀턴GC에서 59타를 쳤다

최고령 에이지 슈트는 1972년 캐나다 브리티시콜롬비아주 빅토리아 업랜드GC에서 아서 톰슨이 103세에 기록한 103타로 전해진다. 백세가 넘어 백돌이가 된다는 건 축복으로 여길 만 하다.

미국PGA투어 최다승 기록(82승) 보유자인 샘 스니드는 에이지 슈트로도 유명하다 스니드는 1979년 쿼드시티오픈에서 67세로 67타를 기록했다. 당시 스니드는 다음날 66타를 치기도 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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