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언론, 팩트체크 리더 될 기회”

케이프타운=한우신 기자

입력 2019-06-28 03:00 수정 2019-06-28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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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글로벌 팩트 체킹 서밋’
“구글이 검색시장 장악 못한 나라… 팩트체크 기술 다양한 개발 가능”
각국 언론-IT기업 참석자들 기대


19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대에서 열린 ‘제6회 글로벌 팩트 체킹 서밋’에서 빌 어데어 미국 듀크대 교수가 개막 연설을 하고 있다. 국제팩트체킹네트워크(IFCN) 제공
“한국은 세계에서 구글이 인터넷 검색시장을 장악하지 못한 희소한 나라다. 한국이 팩트 체크 영역에서 새로운 리더로 자리매김할 의미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팩트 체크 영역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빌 어데어 미국 듀크대 교수는 21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동아일보와 만나 한국 미디어업계의 적극적인 참여를 주문하며 이렇게 말했다. 18∼21일 열린 ‘제6회 글로벌 팩트 체킹 서밋’(이하 글로벌 팩트)에서다.

국내에서 팩트 체크는 생소하다. 그저 ‘언론이 매일 하고, 또 마땅히 해야 하는 것’이라고 인식한다. 팩트 체크가 중요하다는 사람들은 “정치인 발언을 직접 인용하는 것이 기존 보도라면 팩트 체크는 발언 내용이 사실인지 따져 결과를 알리는 것”이라고 말한다. 발언을 놓고 진영에 따라 갑론을박하기 전에 사실인지부터 따지자는 게 팩트 체크 원칙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가짜 뉴스’가 빈번해진 것도 팩트 체크의 필요성을 일깨운다.

글로벌 팩트에는 ‘팩트 체크에 언론의 미래가 달렸다’고 감히 말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40개 세션 가운데 한국인의 주제 발표는 없었지만 글로벌 팩트 창설 주역인 어데어 교수는 한국의 역할을 기대했다. 어데어 교수에 따르면 많은 언론과 유관기관은 팩트 체크 기술의 상당 부분을 구글에 의존한다. 팩트 체크의 미래로 불리는 ‘팩트 체크 자동화’는 구글의 알고리즘 기술과 밀접하게 연결된다. 방대한 데이터로 필요한 정보를 바로 찾아내는 기술이 기본이 될 수밖에 없다.

구글도 언론이 팩트 체크한 기사에 ‘클레임 리뷰’ 표시를 붙이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등 주도적 역할을 꾀한다. 그러나 한 기관의 힘이 비대해지면 그 기관은 누가 체크하느냐는 문제가 생긴다. 구글과 국내 포털을 함께 사용하는 한국 언론과 기업이 유념해야 할 지점이다. 어데어 교수는 “구글 활용도가 다른 나라에 뒤지는 건 (세계의) 주류에서 소외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위험 요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각국 팩트 체크 기관들이 모여 연대를 모색하고 글로벌 기준을 논의하는 글로벌 팩트는 2014년 시작됐다. 올해는 55개국, 251명이 참가했다. 워싱턴포스트 같은 정통 언론부터 구글 페이스북 유튜브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팩트 체크 전문 독립언론, 팩트 체크 자동화 프로그램 개발 벤처기업 등이다. 한국은 본보 등 11개 언론사가 참석했다.

※이번 취재는 한국언론학회와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 산하 SNU팩트체크센터 지원으로 진행했습니다.

케이프타운=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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