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찬-만찬에 기업행사도 동행… 줄곧 함께하며 환대한 文대통령

문병기 기자

입력 2019-06-27 03:00 수정 2019-06-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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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빈 살만 왕세자 방한]
왕세자 일행 한국 도착 지연되자 기존일정 취소-연기하며 기다려
이낙연 총리, 공항서 영접… 취임후 처음
文 “최대 교역국이자 최대 투자국”… 빈 살만 “한국기업과 협력확대 기대”


26일 사우디아라비아 왕위 계승자로 21년 만에 방한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비공개 친교만찬이 끝날 때까지 사실상 하루 종일 시간을 함께 보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일본으로 출국하기 하루 전 이례적인 파격 환대로 무함마드 왕세자 일행을 맞은 것이다.

300여 명의 수행원을 데리고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한 무함마드 왕세자는 이날 오전 11시경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 도착해 한국 땅에 첫발을 디뎠다. 공항에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나와 무함마드 왕세자를 영접했다. 이 총리가 방한하는 외국 귀빈을 공항에서 영접한 것은 취임 2년 1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용차와 같은 검은색 ‘벤츠 마이바흐 S600 풀만 가드’를 탄 무함마드 왕세자가 청와대에 도착하자 취타대는 아리랑을 연주하며 왕세자 일행을 청와대 대정원으로 안내했다. 문 대통령은 2017년 11월 국빈 방한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극찬했던 공식 환영식을 선보였다. 공식 환영식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 등 장관 6명과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이 총출동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무함마드 왕세자와 회담, 양해각서(MOU) 서명식을 가진 데 이어 4대 그룹 총수를 포함한 100명이 참석하는 비공식 오찬을 함께했다.

오찬을 마친 뒤 문 대통령은 서울 중구 신라호텔을 찾아 에쓰오일의 복합화학시설 준공 기념식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이 해외 지도자 방한 시 오찬 직후 외부 행사에 동행한 것 역시 이례적이다. 둘은 이후 2시간여 만에 청와대 상춘재에서 비공식 만찬도 함께했다. 무함마드 왕세자 일행의 한국 도착이 1시간 반가량 늦춰졌지만 문 대통령과 이 총리가 기존 일정을 취소하거나 늦추면서까지 모든 일정을 동행한 것이다.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국왕의 여섯 번째 아들인 무함마드 왕세자는 제1부총리 겸 국방장관과 경제개발위원회, 정치보안위원회 의장을 지내는 등 사우디 국정 전반을 총괄하고 있는 인물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사우디는 우리의 제1위 원유 공급국이자 제1위 해외 건설 수주국이고, 중동 내 우리의 최대 교역국일 뿐만 아니라 최대의 대한(對韓) 투자국”이라고 말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우방국인 대한민국이 이렇게 저를 환영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대한민국 정부가 지난 50년 동안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꾸준히 추진하면서 거둔 많은 성과를 목도해 기쁘다. 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 기업의 참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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