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보양식은 역시 ‘민어’…노량진 부안수산 민어숙성회 어때?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19-06-26 13:31 수정 2019-06-26 13:37
올 여름은 얼마나 더우려고 이런 걸까. 아직 6월임에도 한낮 기온이 연일 30℃를 웃돈다. 체력은 뚝뚝 떨어지고 피로는 점점 쌓여간다. 살인적인 폭염은 아직 시작도 안 했다는데, 기나긴 여름을 어찌 나야 할지 걱정이 태산이다.
이럴 땐 운동도 좋지만 보양식을 챙겨 먹는 것도 원기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식재료는 제철에 나는 걸 최고로 친다. 그렇다면 지금은 민어다. 민어는 산란을 하기 전 살이 차오르고 기름이 풍부해지는 6월부터 8월까지가 제철인 생선. 단백질, 비타민, 칼륨, 인 등의 영양소가 풍부해 더위에 지친 이의 기력 회복을 돕는다.
해마다 이맘때면 횟집마다 ‘민어탕 개시’라고 쓴 현수막을 내건다. 민어는 조선시대부터 최고의 여름 보양식으로 꼽혔다.
서울에서는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의 부안수산이 가볼만하다. 민어숙성회 전문 횟집인데 일본에서 생선을 다룰 때 쓰는 이케지메 방식을 노량진에 전파한 곳으로 알려졌다. 이케지메는 생선 기절용 침으로 살아 움직이는 활어의 신경을 끊어 사후 경직을 지연시킨 후 침을 넣어 피를 빼는 방식이다. 이는 활어의 스트레스를 줄여 횟감을 신선한 상태로 오래 유지시켜줄 뿐 아니라 살을 탄탄하게 만들어 식감을 살려준다고 한다.
이곳은 민어를 숙성하는 방식도 특이하다. 부안수산은 민어를 얼음물에 24시간~48시간 동안 숙성시킨다. 최고의 풍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 부위별 손질법도 달라 배는 1cm의 두툼한 크기로 잘라 식감을 살리고, 살이 단단한 뱃살은 껍질과 함께 끊는 물에 데친 뒤 얼음물에 식혀 잘게 썰어 낸다.
“매일 노량진수산시장에서 경매되는 자연산 민어만을 고집한다”는 부안수산 대표의 표정에서 자부심이 느껴진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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