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00만원 롤렉스가 18만원?…쿠팡 짝퉁시계 판매에 국산 시계 망한다”

뉴스1

입력 2019-06-25 10:12 수정 2019-06-25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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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계산업조합 “쿠팡 짝퉁시계 판매로 월 12억원 손해”
“짝퉁 팔아도 처벌근거 불분명”…쿠팡 “짝퉁 퇴출하고 있어”


김영수 한국시계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이 명품시계를 모방한 짝퉁 시계의 판매를 방관하고 있다”며 “건전한 소비시장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그 피해는 비슷한 가격대의 국산 시계로 번지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2019.6.25/뉴스1 © 뉴스1 최동현 기자

“쿠팡에서 짝퉁 시계가 팔리면 국산시계산업은 하루 4000만원씩 손해를 봅니다. 한 달이면 12억원 상당입니다. 그런데도 쿠팡에서는 아직도 짝퉁 시계가 버젓이 팔리고 있습니다”

국내 1위 이커머스 쿠팡이 짝퉁 시계 판매를 방조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내 시계 산업 종사자들은 매달 10억원대 손해를 입고 있다며 시계 모조품 판매업자의 퇴출과 규제 강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5300만원 롤렉스가 18만원…피해는 국산 시계 몫”

롤렉스 시계 진품 VS 위조품 시계 판매가격 비교 (중기중앙회, 한국시계산업협동조합 제공) © 뉴스1

한국시계산업협동조합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이 명품시계를 모방한 짝퉁 시계의 판매를 방관하고 있다”며 “건전한 소비시장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그 피해는 비슷한 가격대의 국산 시계로 번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시계조합에 따르면 쿠팡에서는 현재 ‘정품급’ 혹은 ‘레플리카(모조품)’라고 표시된 유명상표 짝퉁 시계 약 550여 품목이 판매되고 있다. 정가 5300만원 상당의 롤렉스 시계, 1600만원짜리 위블러 시계의 모조품이 각각 17만9000원에 팔리는 식이다.

문제는 짝퉁 시계의 가격대가 20만원대로 형성된 탓에 비슷한 가격으로 시계를 판매하는 국산 시계 산업이 직격타를 맞았다는 점이다. 소비자 수요가 같은 가격의 국산 시계보다 수천만원 상당의 명품 시계 모조품으로 몰려서다.

김영수 한국시계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쿠팡이 짝퉁 시계의 판매를 방관한 탓에 그 피해가 국산 시계 산업으로 번지고 있다”며 “하루 4000만원, 월간으로 환산하면 12억원 상당의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쿠팡에서 짝퉁시계가 팔리는 동안 한국시계산업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가량이 감소했다”며 “쿠팡이 짝퉁시계 판매업자를 퇴출하고 있다지만 아직도 쿠팡에서는 모조품이 버젓히 팔리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허위표시 안하면 처벌근거 없어…떳다방 운영도 골칫거리”

쿠팡 홈페이지 ‘위블로’ 검색 화면 갈무리 (중기중앙회, 한국시계산업협동조합 제공) © 뉴스1

시계조합은 짝퉁시계 판매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가 허술한 전자상거래법에 있다고 보고 있다. 모조품 판매행위는 명백한 불법이지만, 허위 표시하지 않았다면 이커머스운영자나 판매업자를 처벌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 이사장은 “가짜를 팔아도 포털사이트운영자인 쿠팡이나 판매업자가 공정거래위원회가 만든 전자상거래소비자보호법에 안 걸린다는 사실을 아느냐”고 되물으며 “허위 표시로 판매하지 않았다는 이유”라고 허탈하게 말했다.

짝퉁 시계를 진품이라고 속여 팔지 않고 ‘정품급’ ‘레플리카’ 등 교묘한 은어로 포장하면 합법으로 둔갑하는 현행법의 사각지대를 지적한 것이다.

상표법 위반 혐의로도 근절이 쉽지 않은 점도 문제다. 짝퉁 판매업자 대부분이 ‘떳다방’ 식으로 운영되고 모조품도 대개 유럽 명품시계를 베낀 것이어서 유럽 본사에서 진품 여부를 감정하는 동안 짝퉁 판매업자들이 사업을 접고 간판만 바꿔 달면 처벌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김 이사장은 “허술한 법 속에서 소득 3만불 시대가 무색하리만큼 우리나라 전자상거래시장은 짝퉁에 관대하다”며 “그사이 죽어나는 건 정직하게 제품 만들어 팔고, 제값 주고 수입해서 유통하는 정직한 우리 기업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소비자가 대형 포털을 신뢰하고 구매하는 경우가 많음에도 짝퉁 판매업자가 자기네 사이트에서 버젓히 장사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가짜를 팔아도 매출만 올리면 그만이라는 인식이 짙게 깔려 있다”고 강조했다.

◇시계조합 “사과하고 대책 마련해야”…쿠팡 “실시간 퇴출하고 있어”

김 이사장은 쿠팡 대주주인 손정의 회장과 공정거래위원회에 Δ한국에서 자행한 짝퉁 시계 판매를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배상할 것 Δ확실한 재발 방지를 할 것 Δ공정위는 비상식적인 쿠팡의 판매 행위가 즉각 중단되도록 강력하게 조치할 것을 요구했다.

반면 쿠팡 측은 “위조상품 판매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고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판매 중인 상품이 위조상품으로 확인되면 즉각적인 상품판매중지는 물론 해당 판매업자를 쿠팡에서 퇴출시키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쿠팡 관계자는 “이커머스는 오픈마켓 특성상 모든 판매상품의 진위여부를 직권으로 조사할 권한이 없다”면서도 “위조상품으로 의심될 경우 판매업자에게 소명을 요구하고, 소명이 없으면 판매 중지 조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정당국에 적발된 판매업자는 즉각적으로 퇴출하는 대응책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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