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돌격형 스타일… 눈여겨본 文대통령이 직접 발탁”

한상준 기자 , 세종=최혜령 기자

입력 2019-06-22 03:00 수정 2019-06-2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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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경제라인 전격 교체]靑정책실장에 김상조 前공정위장

“정책 컨트롤타워를 ‘관리형’에서 ‘돌격형’으로 교체한 것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1일 발표된 김상조 신임 대통령정책실장 인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민생 경제 악화에 더해 미중 무역갈등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경제라인의 쇄신 없이는 위기 돌파가 쉽지 않다고 문재인 대통령이 판단했다는 것이다.

김 실장도 이날 취임 인사에서 “하나의 선험적 정답, 만병통치약식 처방을 고집하는 것이야말로 실패를 자초하는 길일 것”이라며 새로운 경제 정책을 펼쳐 나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 김상조 “과거 성공 방식 유효하지 않아”

문 대통령이 정책실장과 경제수석비서관 동시 교체 카드를 처음으로 꺼내든 것은 하반기 경제 전망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여기에 문책성 경질로 비칠 수밖에 없는 인사를 통해 야당의 거센 경제 정책 실패론을 잠재우겠다는 뜻도 담겼다. 청와대 관계자는 “통상적인 경제 상황이라면 세부 정책 관리에 강한 김수현 전 정책실장 체제로 가능했지만, 올 하반기는 어려운 경제 여건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적 시도를 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공정거래위원장을 맡으며 어려운 현안을 좌고우면하지 않고 돌파한 김 실장의 업무 스타일을 눈여겨본 문 대통령이 직접 발탁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 역시 이날 기자들과 만나 “과거의 성공 방식이 더 이상 유효하게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며 “과거에 안주한다면, 과거로 회귀하고자 한다면 실패를 자초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관성과 유연성이라는 상반된 두 가지 기준을 조화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적극적 재정 확대, 대기업 투자 독려, 복지 지원 등을 포함한 다양한 정책을 거침없이 쓰겠다는 선언이다.

그 정책의 중심에는 ‘공정 경제’가 있다. 대기업 일변도의 정책에서 벗어나 대·중소기업 상생,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 대책 등을 통해 민생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일자리 확대 등에 나서겠다는 것이 청와대의 계획이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김 실장은 공정거래위원장을 지내며 대기업과 긴밀히 소통해 왔기 때문에 대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하면서도 국가 경제 발전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재계의 역할을 더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 ‘재벌 저격수’에서 정책 컨트롤타워로

서울대 경제학과에서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은 김 실장은 대표적인 ‘재벌 저격수’로 불렸다. 한성대 교수로 근무하며 참여연대 재벌개혁감시단장, 경제개혁연대 소장 등을 맡아 재벌 개혁에 앞장서 왔다. 그는 지난달에도 “재벌 개혁 의지가 후퇴하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공정거래위원장을 맡으며 대기업 지배구조 등과 관련해 합리적인 입장을 보여주기도 했다. 김 실장은 지난달 11일에는 “30년 전에는 강력한 규제 입법을 해서 재벌을 밀어붙이는 게 유리했지만 이제는 합리적으로 부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시민단체 출신의 강성 이미지를 의식한 듯 김 실장은 이날 한껏 몸을 낮췄다. 그는 “재계와 노동·시민사회를 비롯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국민 모두가 체감하는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인사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마이동풍도 이런 마이동풍이 없다”며 “소득주도성장 및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수정 없이 그대로 가겠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성토했다. 경제정의실천연합도 “경제정책 기조를 바꿀 수 있는 기회마저 잃어버린 회전문 인사”라고 비판했다.


◇ 김상조 정책실장

△경북 구미(57) △대일고 △서울대 경제학과 석·박사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소장 △공정거래위원장


◇ 이호승 경제수석

△전남 광양(54) △광주 동신고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조지아대 경영학 석사 △행정고시 32회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대통령일자리기획비서관 △기획재정부 1차관

한상준 alwaysj@donga.com / 세종=최혜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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