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인상 감당못해… 30년 하던 가게 접어”

목포=이형주 기자

입력 2019-06-19 03:00:00 수정 2019-06-19 10: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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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손혜원 기소]
민심 흉흉해진 목포 구도심… 치솟는 집값에 원주민들 쫓겨나
檢조사 이후 부동산 거래도 끊겨… 주민 “손혜원과 찍은 사진 지웠다”


18일 전남 목포시 구도심 근대역사문화공간 내 적산가옥 밀집 거리. 올해 1월 손혜원 의원의 투기 의혹이 불거진 뒤 부동산 가격이 치솟았다. 목포=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18일 전남 목포시 복만동의 한 건물은 가게 여러 곳의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술집을 운영하던 김모 씨(61·여)는 “두 달 전 건물 주인에게 가게를 비워 달라는 통보를 받았다. 세입자는 건물 주인이 나가라고 하면 울며 겨자 먹기로 가게를 뺄 수밖에 없지 않으냐”고 하소연했다. 이 건물은 도시재생사업 예정지 등이 담긴 이른바 ‘보안자료’를 손혜원 의원과 목포시 관계자의 면담 자리에서 훔친 혐의로 기소된 부동산 업자가 2017년 8월 구입한 곳이다. 이 건물에서 30년간 세탁소를 운영하던 박모 씨(59·여)는 지난해 10월 월세를 올려달라고 하자 생업을 접었다. 박 씨는 8개월 동안 다른 직업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1월 손 의원의 이 지역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진 이후 이 주변 땅값과 부동산 가격이 치솟았다. 월세까지 덩달아 인상되면서 외지인 투기로 원주민이 쫓겨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주민 윤모 씨(45·여)는 “투기 의혹이 불거지기 전에 손 의원과 같이 찍은 스마트폰 사진을 삭제했다. 세입자 입장에서 부동산 투기 바람이 불어 월세가 올랐는데 누가 좋아하겠느냐”고 말했다.

검찰이 손 의원의 차명 재산으로 판단한 목포시 대의동 ‘창성장’ 입구에는 이날 60대 여성 관광객들이 호기심에 찬 눈길로 내부를 둘러보고 있었다. 인근에서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는 김모 씨(83)는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의 집을 사고판 사람 100여 명이 검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 뒤 부동산 거래는 아예 뚝 끊겼다”고 했다. 목포시 관계자는 “최근에는 중앙부처에서 추진하는 각종 사업에서 목포시가 제외되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목포=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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