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 사태’ 검찰 칼끝 이웅열 전 코오롱 회장 향하나

뉴스1

입력 2019-06-14 10:40:00 수정 2019-06-14 10:4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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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변경 인지시점→부당이득 취득’ 번질지 관건
美 임상 추진 시점 사임…주식거래 수사 가능성도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이 지난달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차명주식 보유’ 관련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위반 등 1차 공판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News1 이승배 기자
코오롱생명과학이 허위자료를 제출해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 허가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이 수사망을 넓히고 있다.

인보사 제조사인 코오롱생명과학과 이를 허가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물론 인보사 허가로 부당한 이득을 본 이들까지 수사 선상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권순정)는 최근 식약처 관계자를 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는 한편 인보사 허가 관련 압수물 분석에 주력하고 있다.


(뉴스1 DB)
앞서 식약처가 지난달 30일 코오롱생명과학을 약사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지 사흘만인 지난 3일 검찰은 코오롱생명과학과 미국 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에 이어 이튿날인 4일 식약처를 압수수색했다.

인보사는 사람 연골에서 추출한 ‘연골세포’(1액)와 ‘형질전환세포’(2액)으로 구성된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다. 2017년 7월 국내 판매를 허가받았으나 최근 2액이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닌 종양 유발 가능성이 있는 신장세포로 드러났다.

식약처의 자체 시험검사·현장조사와 미국 현지실시 등을 종합한 결과 코오롱생명과학은 허가 당시 허위자료를 제출하고 허가 전 추가로 확인된 주요 사실을 은폐한 것으로 파악됐다.

◇ 코오롱생명과학·식약처 전현직 관계자들 잇따라 피소

최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한 형사 고발은 일단 코오롱생명과학과 식약처를 향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과 식약처 모두 약사법 위반 혐의를 받는다. ‘부실 허가’ 비판을 받으면서도 코오롱생명과학을 약사법 제 34조와 제76조 위반 혐의로 고발한 식약처는 자체조사를 통해 증거가 확실히 드러난 범죄 사실만 고발하고, 고의 은폐 여부 등에 관한 정황증거는 검찰에 수사의뢰 형태로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약사법 제34조는 식약처장이 임상시험 승인 사항에 위반되거나 임상시험에 중대한 안전성·윤리성 문제가 제기되는 경우 해당 의약품 등을 회수·폐기할 수 있도록 한다. 제76조는 임상시험의 계획 승인을 받은 자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원료의약품을 등록한 경우 식약처장이 그 허가·승인·등록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한다.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가 받는 혐의는 Δ약사법 위반 Δ직무유기 Δ보험사기방지특별법위반 등이다.

DB손해보험 등 손해보험사 10곳은 최근 보험금으로 부당 지급된 인보사 판매대금을 돌려 달라며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 코오롱생명과학과 이 대표를 보험사기방지특별법위반 등 혐의로 고소했다. 코오롱생명과학과 이 대표가 광고 등을 통해 환자가 보험금을 지급하게 해 ‘최종적 피해자’인 보험회사를 기망했다는 취지다.

이 밖에 손문기·이의경 전·현직 식약처장도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로 고소·고발당한 상태다.

◇ 이웅열 등 사업주도 인물 주식거래로 수사 확대 가능성

관건은 수사 초점이 코오롱생명과학 측의 ‘세포 변경 인지 시점 및 고의적 은폐’에서 ‘인보사 허가로 부당 이득 취득’ 여부로 번지느냐다.

특히 인보사를 자신의 ‘넷째 아들’이라 칭한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이 지난해 11월 450억대 퇴직금을 받고 돌연 사임한 시기가 미국 임상 3상이 추진되고 있던 때라는 점에서 의문을 낳고 있다.

인보사 성분 세포가 뒤바뀐 사실은 코오롱티슈진이 미국 허가 준비 과정 중 유전자 검사를 진행하면서 드러났다. 이로 인해 세포 변경 가능성에 대해 이 전 회장이 미리 인지했을 가능성을 의심할 만한 대목이라는 분석도 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상 사기 혐의를 적용할 경우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득액 5억 이상 50억 미만)이나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득액 50억 이상)을 받게 된다.

부당 이득 취득에 관한 수사 대상이 이 전 회장을 비롯해 연구·개발 담당자 등 사업을 주도했던 인물들로 확대될 경우 이들에 대한 주식거래 현황까지 수사가 뻗어가야 한다.

법조계에선 검찰이 8월 중 단행될 간부급 인사를 앞두고 대대적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수사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높다. 검사 9명 중 3명이 인보사 수사를 맡아오던 형사 2부는 인보사 수사를 위해 최근 일선에서 검사 2명을 파견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현재 인보사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이 주식거래 등 금융범죄 수사를 대대적으로 벌이긴 무리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형사2부는 가습기살균제 사건 수사를 맡았던 의료범죄 전담부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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