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술이 ‘학력위조’ 없앤다

뉴스1

입력 2019-06-14 06:26 수정 2019-06-14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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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증명서·재직증명서 등 블록체인 기반 앱 통해 간편 인증
비탈릭부테린 “비금융 블록체인 중 학위증명이 가장 효과적”


영화 ‘기생충’ 스틸 컷

영화 ‘기생충’에서 학력위조가 비중있게 등장한다. 아버지 기택은 딸 기정의 깔끔한 문서위조 능력을 보고 “서울대 문서위조학과는 없나”고 칭찬하고, 아들 기우는 위조한 명문대 재학증명서로 부잣집 과외 선생님 면접을 통과한다.

한국 사회에서 학력위주 문제는 영화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지난 2007년 한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신정아 사건이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블록체인이 학력위조 문제의 해결책이라고 말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블록체인 데이터는 암호법을 이용해 검증되고 암호화된다. 이런 성격 때문에 데이터를 수정하거나 삭제할 수 없다. 블록체인이 학위관리, 부동산, 유통망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는 까닭이다.

비탈릭부테린 이더리움 창시자는 지난해부터 비금융 블록체인 중 ‘대학학위증명시스템’에 특별한 관심을 보인 바 있다. 그는 “블록체인에 기록된 학위 정보가 수정·삭제됐을 때 이 조작의 흔적도 기록돼 학위조작이 원천차단될 수 있다”며 “블록체인이 적용된 대학증명시스템을 통해 전 세계 어디서나 학위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기반 학위관리시스템은 복잡한 학위 검증 절차를 해결하면서도 안전·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 나아가 행정·교육·금융 등 자격 증명이 필요한 모든 분야의 사회적 비용을 해결할 수 있다.

지난 2017년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 미디어랩이 개발한 블록체인 기반의 학위문서 인증플랫폼 ‘블록서츠’의 경우, 학위 수여자가 블록서츠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모교의 공식인증만 한 번 받으면, 향후 별도의 재인증 없이 디지털 학위인증서를 이용할 수 있다.

예를들어 지원자는 채용과정에서 종이 증명서 대신 앱을 통해 블록체인상에 기록된 디지털 학위인증서를 기업에 제출할 수 있다. 기업은 이 인증서를 추가 비용없이 조회할 수 있다. 사본 생성이나 수정은 모두 기록에 남기 때문에 조작 자체가 불가하다.

국내에서도 이같은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국내 블록체인 개발사 아이콘루프는 블록체인 증명서 발급 서비스 브루프를 지난 5월 출시했다. 브루프는 발급 기관의 명단과 발급 신청자 입력 정보가 일치하면 증명서가 발급되는 구조를 택했다.

발급 기관이 발급 기간 및 명단, 인터넷주소(URL)를 설정하면, 발급 신청자는 별도 가입 절차 없이 해당 URL에 접속한 후 이름과 비밀번호를 입력해 수료증을 발급받을 수 있다. 증명서 발급내역은 아이콘 네트워크상 모든 거래 기록을 제공하는 ‘아이콘 트래커’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현재 블록체인 기반의 증명서 발급·확인은 기업과 기관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기술적으로 개인도 이용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블록체인 기반 학위증명서비스가 확대되면 영화 기생충 속 부잣집 안부인 연교는 모바일 앱을 통해 과외 선생님의 학위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단, 상대가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한다는 조건이 우선돼야 한다. 정보 제공자는 본인이 제공하고 싶은 개인정보를 선택적으로 상대에게 노출할 수 있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신원증명은 먼 훗날의 일이 아니다. 당장 올 하반기 중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이용자는 스마트폰을 통해 앱을 내려받으면 대학 졸업증명서나 성적·재학 증명서, 회사 재직증명서 등 증명서류를 스마트폰에서 바로 인증할 수 있게 된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도하는 블록체인 기반 전자증명 국책사업을 통해 분산ID(DID)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양사는 모바일 신분증 앱인 ‘SSW’를 통해 개인의 주요 증명정보를 안전하게 저장, 관리하며 필요한 시점에 개인이 원하는 정보만 제출하도록 해 서류없는 온라인 자격 검증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어준선 코인플러그 대표는 “신분증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변모하면서 서류 증명 없이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신원을 확인하는 니즈가 커졌다”면서 “블록체인 기반 신원인증 기술은 분산원장기술을 통해 이용자의 신원을 파악하고 저장해 증명서 발급부터 신청·수령에 이르기까지 거쳐야했던 중간단계를 없앨 수 있어 빠르게 확산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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