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부담에도 조현민 경영복귀 왜? “경영권 방어 총력”

뉴스1

입력 2019-06-10 15:21 수정 2019-06-10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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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I 위협적 공세에 위기…경영권 방어에 뜻 모은 듯

한진家 3남매. 왼쪽부터 조현아, 조원태, 조현민(뉴스1DB)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해 4월 물벼락 갑질로 모든 자리에서 물러난 조현민 전 진에어 부사장을 다시 부른 것은 경영권 방어가 그만큼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는 의미로 읽힌다.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율을 16% 가까이 끌어올린 이른바 강성부 펀드(KCGI)가 추가 실탄을 마련해 최대주주 자리를 뺏어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의 그룹 회장 취임을 놓고 내부에서 반발의견이 나오는 등 남매의 난 전조현상까지 감지됐다. 상속 관련 내부 이견을 서둘러 정리하고 우호군 확보차원에서 비판여론을 무릅쓰고 조현민 전 진에어 부사장의 경영복귀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한진그룹은 조현민 전 진에어 부사장이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전무 겸 정석기업 부사장을 맡으며 업무에 복귀했다고 10일 밝혔다.

광고 및 마케팅 부문에서 실무를 쌓은 조현민 부사장 복귀로 그룹 사회공헌 활동과 신사업 개발에 속도가 날 것이라는 게 한진그룹 설명이지만 사실 득보다는 실이 많다.

광고·마케팅 전문가는 외부에서 영입하면 되는 자리여서 비판을 감수하고 굳이 조현민 부사장을 다시 복귀시킬 필요는 없다.

조현민 부사장 사건을 시작으로 사주 일가의 갑질 폭로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고 내·외부 경영권 위협의 빌미를 제공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까지 회자되며 한진그룹 오너 일가는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았다.

조현민 부사장의 폭행혐의는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아 경영복귀에 법적 하자는 없지만 한진그룹을 지켜보는 여론 자체가 곱지 않다. 이를 등에 없고 한진칼 지분 매입에 나선 KCGI의 경영권 위협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조현민 부사장 복귀 결정은 여론 악화에 기름을 끼얹을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국민연금의 한진칼 경영권 개입 심화와 KCGI의 일반 투자자 모집 흥행 등 위험요인이 발생할 수 있다.

이같은 리스크를 감수하고 조현민 부사장의 경영복귀를 결정한 배경에는 상속 문제를 놓고 남매의 난이 발생하면 경영권 자체를 지키기 어렵다는 판단이 자리 잡은 것으로 해석된다. 일단 급한 불부터 꺼야한다고 본 것이다.

한진칼 최대 주주는 고 조양호 회장으로 지분율은 17.84%다. 상속과 관련해 부친의 특별한 유언이 없음에 따라 해당 지분의 3.96%는 조현아·현민 자매가 상속받는다. 나머지 5.94%는 고 조양호 회장의 미망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 몫이다.

남매간 분쟁이 가시화되면 조현아·현민 자매가 상속받을 한진칼 지분은 조원태 사장의 온전한 우호지분으로 보기 어렵다. 이들 친족이 빠지면 조원태 사장의 확실한 우군은 이명희 전 이사장 지분 5.94%가 전부다. 조원태 사장 지분 등을 더해도 10% 안팎 수준에 그친다.

최근 한진칼 지분율을 15.98%로 끌어올린 KCGI는 이달 중 투자설명회를 열고 추가 실탄 마련에 나설 예정이다. 지배구조 개선 등이 이뤄지면 한진칼 주가가 상승할 여지가 있는데 이를 노린 일반인 투자자가 대거 몰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를 밑천으로 KCGI가 한진칼 지분 추가매입에 나서면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입장에서 가족 도움 없이는 경영권을 지키기 어렵게 된다.

경제계 관계자는 “이해관계에 따라 나뉜 각자의 세력을 껴안고 남매의 갈등을 봉합할 묘수가 필요했다”며 “상황이 워낙 다급하다 보니 조현민 부사장의 경영복귀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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