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전면 나선 ‘조원태 한진 회장’…경영권 방어 자신감 “KCGI는 대주주일 뿐”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19-06-03 11:48 수정 2019-06-03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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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항공업계 유엔(UN)총회’로 불리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서울 연차총회’를 통해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 총회 주관 항공사 CEO로 총회 의장에 선출됐으며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에 이어 IATA 집행위원회 위원에 선임됐다. 또한 대한항공이 회원사로 있는 ‘스카이팀’ 초대 회장단 의장에도 올랐다. 총회를 발판 삼아 경영 보폭 확장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3일 서울 삼성동 소재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IATA 서울 연차총회’ 대한항공 기자간담회를 통해 경영 방향성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조 회장은 “글로벌 항공업계 주요 리더들이 모이는 IATA 연차총회가 국내에서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어 큰 영광이다”며 “이번 행사가 국내 항공 산업 위상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총회를 발판 삼아 오랜 기간 IATA 멤버로 활발하게 활동해 온 선대 회장 뒤를 이어 국내 및 글로벌 항공 산업 발전을 위해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조양호 전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에 대해 조 회장은 “아직도 ‘회장’ 호칭이 익숙하지 않아 ‘회장님’이라는 말을 들으면 옆을 바라보게 된다”며 “아버지 빈자리가 허전하게 느껴지지만 대한항공은 선대 회장들의 철학인 ‘수송보국’을 받들어 사업 방향이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경영 방향이 유지된 가운데 시대에 따른 경쟁력 강화 조치는 과감하게 추진할 방침”이라며 “갑작스러운 전 회장님 별세와 IATA 연차총회 개최 등으로 인해 바쁜 나날을 보냈지만 앞으로는 경영에 더욱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사모펀드 KCGI의 경영권 도전과 관련해 조 회장의 향후 대응 방안에 많은 관심이 몰렸다. 조 회장은 “KCGI는 한진칼의 대주주일 뿐 다른 의미는 두지 않고 있다”며 “작년 하반기 이후 공식적으로나 비공식적인 접촉은 없었고 다른 연락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접촉이나 만남이 있더라도 기업과 주주 관계로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양호 전 회장의 유언에 대해서는 갑작스러운 별세로 상속과 관련해 구체적인 유언 내용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조 전 회장이 평소 가족 화합과 회사 경영을 강조한 만큼 상속 과정에서 가족들간 원활하게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상속과 관련해 세부내용이 완전히 조율된 것은 아니지만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결과를 지켜봐달라”고 했다.

항공사 수익악화와 저가항공사(LCC) 시장에 대해서는 LCC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과감한 전략으로 공격적인 경영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조 회장은 LCC가 놀라운 성장을 이룩했다고 평가하며 대한항공은 델타항공과 조인트벤처를 통해 태평양 횡단 노선과 서비스를 바탕으로 긍정적인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중무역분쟁이 경영에 미친 부정적인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봤다. 긴장고조에 따라 초기 대응 조치를 실행해 빠르게 현 상황에 적응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관광사업 시장은 글로벌 호황이 이어지고 있어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소비자 니즈와 글로벌 트렌드를 반영해 퍼스트 클래스 좌석을 다른 좌석으로 변경하는 조치를 지속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재가 이어지고 있는 진에어의 경우 조 회장은 “LCC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실적이 하락했고 성장이 정체된 점은 아쉽지만 이번 위기를 수익을 강화하고 내실을 다질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었다”며 “국토부 의견을 존중해 향후 결정을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객실승무원 채용 확대에도 나설 전망이다. 조 회장은 “채용을 늘려 객실승무원 부족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며 “퍼스트 클래스를 없애고 좌석 서비스를 간소화 하는 조치는 직원 업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원 근무환경 개선과 승무원 부족 문제는 향후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해 나갈 것”이라며 “직원들은 가장 큰 고객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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