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구조탓에…발암물질 든 유아 백신공급에 혈세 140억원 나갔다
뉴시스
입력 2019-05-16 12:08 수정 2019-05-16 12:19
국내 BCG백신시장 독점하던 '한국백신'
국가 무상지원 피내용백신 공급 끊고…고가 경피용백신 대체 유도
한국백신, 질본에는 "日 공급선탓"…질본, 日 출장서 뒤늦게 진상 파악
해당 기간 당시 판매된 경피용백신선 발암물질 '비소' 검출
공정위, 과징금 9.9억원 부과·檢고발
발암물질인 ‘비소’가 검출돼 논란이 있었던 영유아 결핵 백신 공급에 혈세 140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던 판매사 한국백신이 고가의 백신을 팔기 위해 국가 무상 지원용 백신 판매를 제멋대로 중단시킨 탓이다. 때문에 질병관리본부는 다른 값비싼 백신을 무상 지원용으로 공급하느라 예산을 써야 했다. 독이 든 백신에 나랏돈이 쓰인 셈이다.
공정위는 16일 한국백신이 벌인 일련의 행위에 대해 공정거래법상 출고조절행위로 판단하고 시정명령과 과징금 9억9000만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회사와 임원은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2015년 한국백신은 국가 무상지원용 백신인 피내용 BCG(Bacille Calmette-Gu?rin)백신 공급을 끊어버리고 대신 값비싼 경피용 BCG백신을 국가 무상 지원용으로 대체되도록 유도한 혐의를 받는다.
BCG 백신은 영·유아 및 소아의 중증 결핵을 예방하기 위한 백신이다. 생후 4주가 된 신생아들에게 접종된다. BCG백신은경피(經皮)용과 피내(皮內)용으로 구분된다. 경피용은 피부에 주사바늘을 넣어 주입하는 방식이다. 경피용은 피부에 주사액을 바른 뒤 9개 바늘로 된 주사도구를 도장찍듯 눌러 백신이 스며들도록 하는 방식이다.
국내에 들어오는 피내용 BCG는 덴마크 업체였던 SSI사와 일본 JBL사가 공급한다. JBL 제품은 한국백신이, SSI 제품은 또 다른 국내 판매사인 엑세스파마가 각각 떼어다 국내에 판다. 두 개 업체가 국내 시장을 양분하고 있던 셈이다.
그런데 덴마크 공기업이었던 SSI사가 민영화되는 과정에서 생산을 중단하는 일이 벌어졌다. 때문에 SSI로부터 공급을 받던 엑세스파마도 2015년 9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잠시 판매를 멈추게 됐다. 한국백신이 국내 시장에서 유일하게 남은 사업자가 된 것이다.
한국백신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일을 꾸민다. 피내용 BCG는 1인당 백신값이 조달가 기준으로 2358~4187원 수준이다. 이에 반해 경피용 BCG는 1인당 가격이 4만3000원에 달한다. 10배에서 18배까지 더 비싼 초고가 백신인 셈이다.
한국백신은 당초 2017년도에 2만1900세트를 들여오기로 했던 피내용 BCG 수입 계획을 철회했다. 처음에는 절반으로 수입량을 줄였다가 그 이후에는 아예 수입을 끊어버렸다.질본에는 “일본 공급선에 문제가 생겼다”고 속였다.
질본은 한국백신의 공급량 축소가 예상됐던 2017년 6월, 일본 보건당국인 후생성과 면담을 통해 “피내용 BCG 공급을 늘려달라”고 요청한다. 그런데 일본 당국이 “한국백신이 공급을 줄인 거다”라는 답변을 하면서 진상을 뒤늦게 파악하게 된다.
하지만 당장 무료로 지원해야 하는 피내용 BCG가 부족한 질본은 급한대로 경피용 BCG를 임시 지원용으로 결정한다. 2017년 10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약 8개월간 경피용 BCG가 신생아들에게 무료로 접종된다. 바로 이 시기 공급된 백신에서 비소가 검출돼 논란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고가 백신을 팔아치운 한국백신의 매출액은 껑충 뛴다. 당시 한국백신의 BCG 월 평균 매출액은 7억6200만원으로, 전월대비 63.2%까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한국백신의 이 같은 부당이득은 엑세스파마가 피내용 BCG 공급을 재개하면서야 멈추게 된다.
공정위는 한국백신이 시장에서의 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공급을 부당하게 조절했다고 봤다. 특히 신생아의 건강과 생명에 직결되는 백신을 대상으로 한 행위다. 공정위 관계자는 “피내용 BCG 백신을 선호하는 신생아 보호자들은 경피용 BCG 백신만을 선택할 수 밖에 없어 선택권이 제한됐다”며“또 고가의 경피용 BCG 백신을 국가가 무료로 지원해 준 결과 약 140억원의 예산이 추가로 소요돼 국고 손실도 야기됐다”고 밝혔다.
【세종=뉴시스】
국가 무상지원 피내용백신 공급 끊고…고가 경피용백신 대체 유도
한국백신, 질본에는 "日 공급선탓"…질본, 日 출장서 뒤늦게 진상 파악
해당 기간 당시 판매된 경피용백신선 발암물질 '비소' 검출
공정위, 과징금 9.9억원 부과·檢고발
발암물질인 ‘비소’가 검출돼 논란이 있었던 영유아 결핵 백신 공급에 혈세 140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던 판매사 한국백신이 고가의 백신을 팔기 위해 국가 무상 지원용 백신 판매를 제멋대로 중단시킨 탓이다. 때문에 질병관리본부는 다른 값비싼 백신을 무상 지원용으로 공급하느라 예산을 써야 했다. 독이 든 백신에 나랏돈이 쓰인 셈이다.
공정위는 16일 한국백신이 벌인 일련의 행위에 대해 공정거래법상 출고조절행위로 판단하고 시정명령과 과징금 9억9000만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회사와 임원은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2015년 한국백신은 국가 무상지원용 백신인 피내용 BCG(Bacille Calmette-Gu?rin)백신 공급을 끊어버리고 대신 값비싼 경피용 BCG백신을 국가 무상 지원용으로 대체되도록 유도한 혐의를 받는다.
BCG 백신은 영·유아 및 소아의 중증 결핵을 예방하기 위한 백신이다. 생후 4주가 된 신생아들에게 접종된다. BCG백신은경피(經皮)용과 피내(皮內)용으로 구분된다. 경피용은 피부에 주사바늘을 넣어 주입하는 방식이다. 경피용은 피부에 주사액을 바른 뒤 9개 바늘로 된 주사도구를 도장찍듯 눌러 백신이 스며들도록 하는 방식이다.
국내에 들어오는 피내용 BCG는 덴마크 업체였던 SSI사와 일본 JBL사가 공급한다. JBL 제품은 한국백신이, SSI 제품은 또 다른 국내 판매사인 엑세스파마가 각각 떼어다 국내에 판다. 두 개 업체가 국내 시장을 양분하고 있던 셈이다.
그런데 덴마크 공기업이었던 SSI사가 민영화되는 과정에서 생산을 중단하는 일이 벌어졌다. 때문에 SSI로부터 공급을 받던 엑세스파마도 2015년 9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잠시 판매를 멈추게 됐다. 한국백신이 국내 시장에서 유일하게 남은 사업자가 된 것이다.
한국백신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일을 꾸민다. 피내용 BCG는 1인당 백신값이 조달가 기준으로 2358~4187원 수준이다. 이에 반해 경피용 BCG는 1인당 가격이 4만3000원에 달한다. 10배에서 18배까지 더 비싼 초고가 백신인 셈이다.
한국백신은 당초 2017년도에 2만1900세트를 들여오기로 했던 피내용 BCG 수입 계획을 철회했다. 처음에는 절반으로 수입량을 줄였다가 그 이후에는 아예 수입을 끊어버렸다.질본에는 “일본 공급선에 문제가 생겼다”고 속였다.
질본은 한국백신의 공급량 축소가 예상됐던 2017년 6월, 일본 보건당국인 후생성과 면담을 통해 “피내용 BCG 공급을 늘려달라”고 요청한다. 그런데 일본 당국이 “한국백신이 공급을 줄인 거다”라는 답변을 하면서 진상을 뒤늦게 파악하게 된다.
하지만 당장 무료로 지원해야 하는 피내용 BCG가 부족한 질본은 급한대로 경피용 BCG를 임시 지원용으로 결정한다. 2017년 10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약 8개월간 경피용 BCG가 신생아들에게 무료로 접종된다. 바로 이 시기 공급된 백신에서 비소가 검출돼 논란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고가 백신을 팔아치운 한국백신의 매출액은 껑충 뛴다. 당시 한국백신의 BCG 월 평균 매출액은 7억6200만원으로, 전월대비 63.2%까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한국백신의 이 같은 부당이득은 엑세스파마가 피내용 BCG 공급을 재개하면서야 멈추게 된다.
공정위는 한국백신이 시장에서의 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공급을 부당하게 조절했다고 봤다. 특히 신생아의 건강과 생명에 직결되는 백신을 대상으로 한 행위다. 공정위 관계자는 “피내용 BCG 백신을 선호하는 신생아 보호자들은 경피용 BCG 백신만을 선택할 수 밖에 없어 선택권이 제한됐다”며“또 고가의 경피용 BCG 백신을 국가가 무료로 지원해 준 결과 약 140억원의 예산이 추가로 소요돼 국고 손실도 야기됐다”고 밝혔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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