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력 30년’ 선동열, ‘331야드’ 박찬호, ‘핸디캡 7’ 신태용

고봉준 기자

입력 2019-05-09 15:19:00 수정 2019-05-09 15:2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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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승자인 박찬호와 김영웅(오른쪽)이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KPGA

스포츠 전설들의 숨은 골프 실력이 그 베일을 벗는다. 화끈한 장타는 물론 정교한 샷, 강인한 승부 근성으로 무장한 레전드들의 맞대결이 초록 필드 위에서 펼쳐진다.

‘국보급 투수’ 선동열(56)과 ‘코리안 특급’ 박찬호(46), ‘국민타자’ 이승엽(43·이상 야구), ‘그라운드 위의 여우’ 신태용(49·축구), ‘불꽃남자’ 김상우(46·배구), ‘매직 핸드’ 김승현(41·농구) 등 스포츠 각 종목을 대표하는 전설들은 9일부터 인천 서구 드림파크 컨트리클럽(파72·7104야드)에서 시작된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휴온스 엘라비에 셀러브리티 프로암(총상금 6억 원·우승상금 1억2000만 원)에서 자웅을 겨룬다. 주종목 버금가는 골프 실력을 자랑하는 이들은 1, 2라운드 상위 성적을 기록한 프로골퍼 60명과 각기 짝을 이뤄 11일과 12일 필드에서 진정한 승부를 펼친다.

● 이름값도 실력도 뛰어난 ‘야구 어벤져스’

이번 대회에서 가장 많은 출전선수를 배출한 종목은 야구다. 본래 야구와 골프는 공통점이 많은 스포츠로 잘 알려져 있다. 야구는 살아 움직이는 공을 제대로 맞받아야하고, 골프는 죽어있는 공을 되살려내야 한다는 점에서 미묘한 차이가 있지만, 공을 정확하게 맞혀 멀리 보낸다는 기본 틀이 흡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유사점 덕분인지 야구선수들은 전통적으로 골프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야구의 본고장인 미국은 물론 프로야구가 자리 잡은 한국과 일본 모두 예외가 없다.

골프에 능한 야구선수의 대표적인 인물로는 선동열 전 야구국가대표팀 감독이 꼽힌다. 구력만 30년이 넘고, 평균 스코어 역시 좀처럼 5오버파를 넘지 않는 ‘재야의 고수’다.

해태 타이거즈 소속이던 1980년대 처음 클럽을 잡은 선동열은 1990년대 말 일본프로야구(NPB)로 진출한 뒤 본격적으로 실력을 쌓았다. 골프를 접하기 쉬운 현지 환경이 큰 도움이 됐고, 무엇보다 당시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활약 중이던 고우순(55)을 비롯한 한국 프로골퍼들과 함께 라운딩을 하면서 실력이 일취월장했다. 또한 이들과 선동열이 함께 전지훈련을 소화하면서 골프도 즐겼다는 후일담도 전해진다.

대선배 선동열과 함께 필드를 빛낸 이들은 박찬호 KBO 국제홍보위원과 이승엽 KBO 홍보대사다. 한국은 물론 미국과 일본에서 나란히 활약한 두 전설은 위협적인 장타자로 이미 소문이 자자하다.

박찬호는 지난해 처음 열린 셀러브리티 프로암을 통해 숨은 진가를 뽐냈다. 번외 장타대결에서 331야드를 기록해 쟁쟁한 프로골퍼들을 모두 제쳤고, 본 대회에서도 김영웅(21)과 짝을 이뤄 우승을 차지했다. 정교함은 다소 떨어지지만 300야드 중반의 파4 홀 정도는 원온 시도가 가능하다.

이승엽의 실력 역시 만만치 않다. 그라운드 위에서처럼 장타자와 교타자의 면모를 모두 갖췄다. 화끈한 비거리를 선보이면서도 수준 높은 숏게임을 펼치는 선수가 바로 이승엽이다. 지난해 대회에서 중위권에 그친 만큼 올해만큼은 우승을 차지하겠다는 각오다.

● 대회 첫 우승 노리는 ‘스포츠 연합군’

이처럼 쟁쟁한 야구인들에게 맞서는 경쟁자는 신태용 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과 김상우 KBSN스포츠 배구 해설위원, 김승현 MBC스포츠플러스 농구 해설위원이다. 힘은 다소 뒤질지 몰라도 섬세한 샷 감각을 앞세워 각자 첫 우승을 노린다.

신태용은 축구계의 소문난 골프 고수다. 지난해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출전한 축구인골프대회에서 실력자로 알려진 유상철 전 전남 드래곤즈 감독과 김기동 포항 스틸러스 감독 등을 제치고 정상을 밟았다. 핸디캡은 7 내외. 그라운드 위의 여우라는 별명답게 치밀하게 코스를 공략하는 스타일이다.

여기에 겨울 스포츠를 대표하는 김상우와 김승현의 스윙도 볼거리 가운데 하나다. 194㎝의 큰 키를 자랑하는 김상우는 박찬호와 이승엽 못지않은 장타를 뽐낼 예정이고, 현역 시절 재치 넘치는 쇼맨십으로 사랑을 받은 김승현 역시 감각적인 플레이를 펼치겠다는 각오다.

올해로 2회째를 맞는 이 대회는 셀러브리티와 프로골퍼가 이틀간 2인1조로 짝을 이뤄 팀 베스트볼 방식으로 우열을 가린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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