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스마트폰 왕좌 노리는 삼성…부품도 현지 공장 ‘승부수’

뉴스1

입력 2019-05-09 07:02 수정 2019-05-09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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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노이다 스마트폰 신공장 투자 10개월만에 추가투자

문재인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9일(현지시간) 뉴델리 인근 노이다 공단에서 개최된 삼성전자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포스트 차이나’로 꼽히는 13억 인구 대국 인도 시장을 위해 삼성이 추가 투자에 나선다. 삼성전자의 인도 현지 스마트폰 생산을 위해 삼성SDI와 삼성디스플레이도 현지공장을 건설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문재인 대통령,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인도 뉴델리 인근 노이다 스마트폰 생산라인 준공식에 참석한 지 10개월만의 후속 투자 결정이다.

모디 인도 총리와 이 부회장의 친분이 깊고, 인도 정부가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라는 강력한 제조업 부흥정책으로 경제성장에 속도를 내고 있는 점 등이 삼성전자의 인도 투자 확대를 끌어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7월 문 대통령의 인도 순방 당시 모디 총리의 요청으로 삼성전자 스마트폰 공장을 개방했으며, 지난 2월 모디 총리의 방한 때도 인도 측 요청으로 청와대 국빈오찬에 참석해 각별한 관계임을 드러낸 바 있다.

9일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삼성SDI와 삼성디스플레이는 인도 노이다 스마트폰 공장 인근에 각각 스마트폰 배터리 팩 조립라인과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생산라인을 세운다. 인도 현지 외신은 삼성SDI와 디스플레이 등 스마트폰 부품 분야 총 투자액을 250억 루피(약 4200억 원)으로 예상했는데, 실제 투입 금액은 이보다는 액수가 적다는 게 삼성 측 설명이다.

지난해 7월 삼성전자는 490억루피(약 8000억원)를 투자해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인도 노이다 스마트폰 신공장을 세웠다. 삼성과 인도 정부는 세계 2위 스마트폰 시장인 인도 공략을 위해 당초 32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추진했지만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인도 시장 진출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 규모를 8000억원으로 전격 확대했다. 노이다 신공장 가동으로 삼성의 인도 스마트폰 생산량은 월 500만대에서 1000만대 수준으로 늘어났다.

추석을 맞아 인도를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5일(인도 시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예방했다. 삼성전자 인도법인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모디 총리를 만나 50분간 대화를 나눴다. (삼성전자 제공)
인도 현지 외신은 삼성디스플레이가 150억 루피(약 2500억 원) 규모의 모바일 디스플레이 공장을 내년 4월까지 세우기로 했으며, 삼성SDI도 최대 100억 루피(약 1600억 원)를 투자해 스마트폰 배터리 공장을 설립한다고 보도했다. 업계에서는 추후 중국에 이어 전기차 최대 시장이 될 인도 공략을 위해 삼성이 전기차 배터리 등 추가 투자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다만 삼성 관계자는 “삼성SDI의 인도 현지 투자는 스마트폰 배터리팩을 조립하는 라인으로, 수십억원 수준일 것”이라며 삼성SDI의 1600억원 투자 보도에 대해서는 “과도한 추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도 인도 시장 수요창출과 사업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투자를 검토하는 것은 맞지만 아직 투자규모 등 자세한 사항은 최종결정되지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포스트 차이나’인 인도 시장을 잡기위해 현지 투자를 과감하게 늘릴 것으로 보고 있다. 기대가 컸던 중국 시장에서 삼성 ‘갤럭시’ 시리즈가 거둔 ‘참패’를 인도 시장에서 되풀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도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갖는 높은 브랜드 선호도와 지속적인 사회공헌, 인도 정부의 삼성에 대한 적극적인 ‘러브콜’을 활용할 절호의 기회라는 분석이다.

이 부회장 역시 총수로서 인도의 러브콜에 적극 응하고 있다. 지난 3월 ‘아시아 최고 부자’로 유명한 무케시 암바니 인도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즈 회장의 장남 결혼식에 참석해 친분을 드러냈다. 이 부회장은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을 비롯해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 등과 함께 결혼식에 초청돼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최근 삼성전자의 인도 시장 공략도 성과를 내고 있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 1위 중국 샤오미와의 격차를 좁히며 본격적인 추격에 나선 것.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1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는 960만 대를 출하해 30.1%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총 720만 대를 출하한 2위 삼성전자는 22.7%를 기록했다. 아직 샤오미에 못미치지만,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11.5%포인트 차이까지 벌어졌던 점유율 격차를 올해 1분기 7.4%포인트로 좁히며 맹추격 중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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