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 필요없다”…대한항공 직원들, ‘맨 얼굴’로 1년만에 재집결

뉴스1

입력 2019-05-03 21:33 수정 2019-05-03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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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규탄’ 1주년 촛불집회…“변화하는 그날 바란다”

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와 대한항공조종사노동조합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대한항공 갑질 규탄 1주년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 © 뉴스1

“우리에게 더 이상 가면은 필요 없습니다.”

1년만에 다시 모인 대한항공 직원들이 가면을 벗어던졌다. 대한항공의 갑질을 규탄하기 위해 모였던 이들은 변화하는 그날을 고대한다며 다시금 각오를 다졌다.

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와 대한항공조종사노동조합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대한항공 갑질 규탄 1주년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대한항공 전·현직 직원 200여명이 참석했다.

대한항공 직원들은 지난해 5월 대한항공·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갑질’을 규탄하며 3차례 촛불집회와 다수의 게릴라 집회를 벌인 바 있다. 특히 집회 참석자들이 영화 ‘브이 포 벤데타에 등장하는 ’가이포크스‘ 가면을 쓰고 나온 것도 많은 관심을 모았다.

당시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을 도화선으로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의 갑질과 조양호 전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 등 각종 갑질·불법 꼬리를 물며 논란이 커졌다.

이날도 참석자들은 대부분 가이포크스 가면을 쓰고 나왔지만, 집회 도중 참석자 모두가 가면을 벗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들은 “가면 벗고 용기 내자”라는 구호와 함께 가면을 벗어던졌다.

’땅콩회항‘ 사건의 피해자로 잘 알려진 박창진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지부장은 “오늘 이 자리에서는 더 이상 가면을 쓸 필요가 없다. 더 이상 버겁게 우리 목소리를 내지 말자”고 말했다.

박 지부장은 “지난해 5월4일, 첫 집회를 가졌고 그날 함께 했던 동료들이 다시 이 자리에 모였다”면서 “당시에는 함께 하는 동료가 없다는 불안감이 있었지만 1년 뒤인 오늘은 다르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촛불집회 개최 이후 새노조 설립을 추진했고 민주노총 산하 전국공공운수노조에 가입했다.

박 지부장은 “파도를 헤치면서 공동체라는 가치를 나누기 시작했다. 우리는 또 다른 변화를 꿈꾸고 전진할 것”이라며 “용기를 내면 변화할 수 있다. 변화를 꿈꾸는 그날을 진정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집회에 참석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연대사에서 “여러분들은 용기있는 고발자이고 혼자가 아니다”면서 “서로 두 손을 잡고 연대했기에 살아남은 피해자가 됐다. 이제는 승리하는 시민의 길을 걸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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