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보틀=‘느림의 미학’ …콘센트·와이파이 無, 기본 대기시간 15분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19-05-03 11:48 수정 2019-05-03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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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보틀=‘느림의 미학’ …콘센트·와이파이 無, 기본 대기시간 15분 / 한 트위터이용자가 올린 블루보틀 개장 첫날 방문 인증샷.

로스팅 후 48시간 이내의 원두를 사용하는 미국의 고급 커피 전문점 블루보틀 한국 1호점(서울 성동구 성수동)이 3일 개장해 엄청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날 오전 8시 문을 열 때 이미 고객 200여명이 몰렸다. 전날 자정 무렵부터 줄을 선 열성 고객도 있었다. 오전 9시가 되자 4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찾아 북새통을 이뤘다.

블루보틀은 일반적인 커피숍과 조금 다르다. 이른바 ‘슬로우 커피’가 특징이다. 빠르고 간편한 에스프레소 중심의 커피 문화와 정반대. 손님이 주문을 하면 커피콩을 저울에 달고 갈아서 핸드드립 방식으로 커피를 내린다. 이번 개점을 맞아 블루보틀 채용 사이트를 통해 뽑은 한국인 바리스타 20명 등 25명의 ‘커피 장인’들이 커피를 내린다.

블루보틀에서 커피를 마시려면 기다림에 익숙해야 한다. 커피 주문을 하고 마시기까지 약 15분이 필요하다. 대략 2분에서 10분 정도 걸리는 일반 스페셜티 매장과 비교하면 대기시간이 최장 7배 이상 길다.

커피 맛에 집중할 수 있도록 ‘딴 짓’의 여지를 두지 않는 것도 특징 중 하나다. 전기 콘센트도, 와이파이도 없다. 커피숍에 노트북을 켜 놓고 몇 시간을 보내는 국내 소비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 지 주목된다.

의자도 상대적으로 불편하다. 성수점 매장은 지하 1층과 1층 2개 층을 사용한다. 손님이 실제로 주문을 하고 사용하는 공간은 지하 1층이다.
쿠션이 있는 푹신한 의자는 아예 없다. 80석 규모의 의자와 테이블 모두 나무 소재다.

메뉴도 커피 맛에 집중할 수 있도록 6~8가지로 간소화했다.

국내 첫 매장인 블루보틀 성수점은 로스터리(원두를 볶는 시설)와 바리스타 교육, 시음회가 진행되는 공간인 ‘트레이닝 랩’을 갖추고 있다. 블루보틀은 성수점에 이어 올 여름 삼청점을 선보일 예정이며, 연말까지 두 개 지점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한국은 블루보틀이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진출하는 국외 시장이다. 한국은 물론 미국(57점)과 일본(11점)에서 운영 중인 매장 모두 직영점이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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