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명렬 서울연극제 예술감독 “난 연극계 비주류… 사회에 필요한 목소리 뭔지 잘 알죠”
김기윤 기자
입력 2019-04-16 03:00:00 수정 2019-04-16 03:00:00
혐오-젠더-통일-인간 등 주제로 27일부터 대학로 일대서 공연
“전 연극계에서 비주류라고 생각해요. 연극을 사랑하는 배우이자 예술감독으로서 사회 비주류가 느끼는 민감한 문제에 직접적인 목소리를 내는 축제를 만들고 싶습니다.”
큰 키에 백팩을 짊어지고 11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한 카페에 들어선 그는 연극만 생각하는 대학로 청춘의 모습이었다. 30년 넘게 배우로 연극무대를 누빈 남명렬 씨(60)가 올해 서울연극제의 예술감독을 맡았다.
“신진 작가부터 스타 연출가까지 좋은 작품들을 출품해 10편만 골라야 하는 행복한 고민을 했어요. 메시지는 물론이고 예술적 완성도를 주로 고려했습니다.”
선정된 작품을 설명하는 동안 그는 처음 무대에 오른 대학생처럼 눈이 빛났다. 올해 40돌을 맞은 서울연극제는 이달 27일부터 6월 2일까지 이어진다. 대학로 일대에서 혐오, 젠더, 통일 등을 주제로 한 작품 10편이 무대에 오른다. 독일 수상 빌리 브란트의 이야기를 토대로 통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데모크라시’(이동선 연출)가 축제의 문을 연다. 20세기 초 중국 한 인력거꾼을 통해 자본주의 사회를 돌아보는 ‘낙타상자’(고선웅 연출), 장강명 소설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인터넷 여론조작을 다룬 ‘댓글부대’(이은진 연출)가 관객들을 만난다. 죽기 직전 한 남자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수많은 순간의 중첩을 통해 우리의 시공간을 돌아보는 ‘중첩’(이우천 연출)을 폐막작으로 준비했다. 그는 “지금, 현재 한국에 사는 사람들과 밀접하게 연결된 문제를 말하며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축제를 구상 중”이라고 했다.
그는 최근 연극 ‘오이디푸스’를 비롯해 드라마, 영화를 오가며 선 굵은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영업사원으로 회사를 다니다 35세에 무대에 뛰어들었는데 운 좋게도 훌륭한 연출가, 작가를 만나 계속 연기할 수 있었어요. 무명 시절에는 어떻게든 연출가의 눈에 띄고 싶어 대학로를 배회하거나 꼭 공연장 근처에서 책을 읽었죠.”(웃음)
그는 ‘팬덤 문화’가 생긴 요즘 연극계를 보며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했다.
“팬들을 몰고 다니는 후배를 보면 ‘내가 20년만 늦게 태어났어도’라고 우스갯소리도 해요. 그만큼 연극계가 짊어진 책임감이 더 커진 거죠. 연극은 누구보다 먼저 불편한 문제에 시선을 돌리고 내적으로 성숙해져야 합니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전 연극계에서 비주류라고 생각해요. 연극을 사랑하는 배우이자 예술감독으로서 사회 비주류가 느끼는 민감한 문제에 직접적인 목소리를 내는 축제를 만들고 싶습니다.”
큰 키에 백팩을 짊어지고 11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한 카페에 들어선 그는 연극만 생각하는 대학로 청춘의 모습이었다. 30년 넘게 배우로 연극무대를 누빈 남명렬 씨(60)가 올해 서울연극제의 예술감독을 맡았다.
“신진 작가부터 스타 연출가까지 좋은 작품들을 출품해 10편만 골라야 하는 행복한 고민을 했어요. 메시지는 물론이고 예술적 완성도를 주로 고려했습니다.”
선정된 작품을 설명하는 동안 그는 처음 무대에 오른 대학생처럼 눈이 빛났다. 올해 40돌을 맞은 서울연극제는 이달 27일부터 6월 2일까지 이어진다. 대학로 일대에서 혐오, 젠더, 통일 등을 주제로 한 작품 10편이 무대에 오른다. 독일 수상 빌리 브란트의 이야기를 토대로 통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데모크라시’(이동선 연출)가 축제의 문을 연다. 20세기 초 중국 한 인력거꾼을 통해 자본주의 사회를 돌아보는 ‘낙타상자’(고선웅 연출), 장강명 소설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인터넷 여론조작을 다룬 ‘댓글부대’(이은진 연출)가 관객들을 만난다. 죽기 직전 한 남자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수많은 순간의 중첩을 통해 우리의 시공간을 돌아보는 ‘중첩’(이우천 연출)을 폐막작으로 준비했다. 그는 “지금, 현재 한국에 사는 사람들과 밀접하게 연결된 문제를 말하며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축제를 구상 중”이라고 했다.
그는 최근 연극 ‘오이디푸스’를 비롯해 드라마, 영화를 오가며 선 굵은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영업사원으로 회사를 다니다 35세에 무대에 뛰어들었는데 운 좋게도 훌륭한 연출가, 작가를 만나 계속 연기할 수 있었어요. 무명 시절에는 어떻게든 연출가의 눈에 띄고 싶어 대학로를 배회하거나 꼭 공연장 근처에서 책을 읽었죠.”(웃음)
그는 ‘팬덤 문화’가 생긴 요즘 연극계를 보며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했다.
“팬들을 몰고 다니는 후배를 보면 ‘내가 20년만 늦게 태어났어도’라고 우스갯소리도 해요. 그만큼 연극계가 짊어진 책임감이 더 커진 거죠. 연극은 누구보다 먼저 불편한 문제에 시선을 돌리고 내적으로 성숙해져야 합니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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