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5주기 추념전…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들의 슬픔

김민 기자

입력 2019-04-15 03:00 수정 2019-04-1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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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산-서울 5개 전시공간서

흑표범 작가의 ‘Drawing of the MOTHERS’(2016년). 웹으로 수집한 세월호 유가족 어머니들의 모습을 그렸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인공위성이 기록한 전남 진도 앞바다 사진 두 장. 2012년 사진 속 바다는 고요하지만 2014년 4월 23일 바다엔 작은 배들이 흰 먼지처럼 세월호를 에워싼다. 먼 하늘에서도 보이는 참사의 흔적은 마음속 응어리진 기억을 되살린다. 사진은 이의록 작가의 작품 ‘침묵의 거리’. 그는 “아무리 걷어내도 (우리의 감각은) 세월호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경기 안산문화예술의전당과 서울 5개 전시공간에서 세월호 참사 5주기 추념전 ‘바다는 가라앉지 않는다’가 열리고 있다. 안산에서는 16일까지, 서울에서는 21일까지 열리는 짧은 일정이다. 서울에서는 종로구 일대의 공간일리와 통의동 보안여관, HArt, 공간291, 아트 스페이스 풀을 잇따라 방문하는 순례 형식으로 전시가 펼쳐진다.

전시는 세월호 참사가 뒤흔들어 놓은 우리의 감각을 조명한다. 달콤한 바나나우유는 팽목항에 놓이면서 간절한 바람이 되고(성남훈 ‘어서 돌아오렴 사랑한다_팽목항, 진도’), 거리의 학생 무리를 그린 그림은 미안함과 슬픔이 된다(최진욱 ‘북아현동 3’). 작가 흑표범의 ‘Drawings of the MOTHERS’와 ‘VEGA’는 주변을 맴돌지 않고 엄마들의 감정에 직접적으로 개입한 결과물이 돋보인다. 정치적 공방에 외면받았지만 결국 가장 중요했던 건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들의 슬픔이다.

평온한 마음으로 보기 쉽지 않은 전시다. 하지만 예술에 대한 조예가 없어도 마음을 흔드는 경험은 흔치 않다. 전시 기간에 인근 공연장과 서점에서 강연, 공연, 낭독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무료.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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