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5G 타이틀, 놓칠뻔…김연아 ·카이 1호 개통 주인공 (종합)

박태근 기자

입력 2019-04-04 13:29 수정 2019-04-04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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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EXO) 카이, 김연아 등이 5세대(5G) 통신 모바일폰 1호 개통자가 됐다.

국내 이동통신사 3사는 지난 3일 밤 11시 세계 최초로 5세대(5G) 통신을 상용화했다. 당초 예정됐던 오는 5일보다 이틀 앞당긴 것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이날 밤 '갤럭시S10' 단말기로 5G를 개통했다.

1호 개통자는 SK텔레콤에서 엑소(EXO) 카이, 전 피겨스케이팅선수 김연아, 프로게이머 이상혁, 31년 최장기 고객 박재원 씨, 뇌성마비를 극복한 수영선수 윤성혁씨 등 5명이다. KT는 5G 네트워크 구축에 참여한 임직원의 배우자, LG유플러스는 유투버 김민영 씨다.

한국이 세계최초 5G 상용화 타이틀을 차지하는데는 치열한 눈치 작전이 있었다.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미국의 이동통신 1위 업체 버라이즌은 오는 11일 5G 서비스를 상용화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한국의 '5일 상용화' 계획을 앞지르기 위해 일정을 하루 전인 4일로 돌연 앞당겼다.

3일 오후 5시 께 버라이즌이 4일 5G를 상용화한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오후 7시께 긴급히 이동통신 3사와 삼성전자 임원을 불러 버라이즌보다 앞선 5G 상용화를 주문했다.

5G 단말기와 요금제 등이 모두 준비된 상황에서 조기 상용화를 늦출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앞서 이통 3사는 5G 요금제를 발표했었다.

이에 따라 이통사 관계자들이 급히 출동하고 삼성전자 ‘갤럭시S10 5G’ 스마트폰을 긴급 조달해 밤 11시에 각각 첫 개통자를 내는 데 성공했다. 한 관계자는 저녁 모임을 하다가 영문도 모른 채 호출을 받아 달려갔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한국은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을 제치고, 세계 최초 5G 상용화 국가라는 타이틀을 확보했다.

버라이즌은 이보다 2시간 늦은 4일 오전 1시(한국 시간) 5G 상용화를 선언했다. 단말기는 모토로라의 모토Z3와 5G 동글을 부착한 번들 '모토 모드'를 이용했다.

미국과 5G 세계 최초 타이틀을 놓고 지난해 부터 경쟁을 벌이던 한국은 하마터면 타이틀을 뺏길뻔 했다. 갤럭시S10 5G는 애초 3월 말 출시될 예정이었으나 품질 안정화 과정이 길어지며 출시가 연기됐다.

한국은 일단 5G 세계최초 개통에는 성공했으나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어느곳을 '세계 최초 5G 국가'로 인정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양 사는 각각 약점이 있다. 한국 이통사의 일반 고객 대상 개통은 5일 오전 0시부터 시작된다. 특히 한국은 이동통신 서비스의 야간·휴일 개통을 금지하고 있어, 밤 11시 개통은 ‘불법’ 소지도 있다. 엘지유플러스의 경우는 수정 신고한 5G 요금제를 공개하기도 전에 1호 가입자를 개통해 앞뒤가 바뀐 모양이 됐다.

버라이즌에는 5G 전용 단말기를 쓰지 않았다는 문제가 있다. 또 버라이즌이 제공하는 5G 서비스는 4G보다 약 10배 빠른 1Gbps(초당기가비트)의 속도를 내 진정한 5G 서비스라고 보기 어려운면이 있다. 국내 이통사가 밝힌 5G 서비스 속도는 최고 2.7Gbps이다.

요금제 발표는 버라이즌이 국내 이통사보다 빨랐다. 버라이즌은 지난달 중순, 국내 통신사는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3일까지 차례로 요금제를 내놨다.

국내 이통 3사는 5일 오전부터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갤럭시10 5G 개통을 시작한다.

5G 요금제는 공통적으로 최저 5만5000원이며, 데이터는 8~9GB를 제공한다. KT는 8만원, SK텔레콤은 8만9000원대 요금제부터 데이터를 무제한 제공한다. LG유플러스는 이날 무제한 요금제를 공개할 예정이다.

5G 네트워크는 데이터 전송 속도가 4G(LTE)보다 20배 빠르고, 송수신 과정에서 생기는 지연은 0.001초(1ms)로 줄일 수 있다. 반경 1km 이내 사물인터넷(IoT) 기기 100만개를 동시에 연결할 수 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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