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빨라진 속도 못쫓아가는 콘텐츠… LG유플러스 5G체험관 가보니

곽도영 기자

입력 2019-04-02 03:00 수정 2019-04-0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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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식당 체험… 무슨 맛일까? 1일 LG유플러스가 서울 강남역 인근에 마련한 5세대(5G) 기술 체험관 ‘일상로5G길’에서 방문객들이 가상현실(VR) 속 스타와 식사 자리를 함께하는 ‘혼밥식당’ 코너를 체험해보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마티니 한 잔 드실래요?”

배우이자 가수 차은우가 바의 맞은편에 앉아있다. 이때는 그저 3차원(3D) 영화로 보였지만 차은우가 손을 뻗어 내게 잔을 권하자 직접 받아야 할 것처럼 실감이 났다. 좌우를 둘러보니 바에 길게 늘어선 빈 의자들도 눈에 들어왔다. 머리에 쓴 가상현실(VR) 헤드셋이 묵직하고 부자연스러워도 화면 속 모습만큼은 ‘리얼’했다.

1일 서울 강남역 인근에 LG유플러스가 마련한 5G 체험관 ‘일상로5G길’ 안에 있는 ‘혼밥식당’ 코너를 체험해봤다. LG유플러스는 5G 세상이 실제처럼 실감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체험관도 일상로5G길이라는 현실 속 도로명 주소를 만들어냈다.

LG유플러스는 이날부터 5월 31일까지 5G 체험관을 운영한다. 200평 규모의 2층짜리 체험관에 혼밥식당, 유플극장, 목욕탕, 클럽, 레스토랑 등 테마별로 5G 서비스를 적용한 일상 공간을 꾸몄다. 목욕탕 코너에서는 VR 헤드셋을 끼고 네이버 인기 웹툰 ‘목욕의 신’을 3D 만화로 볼 수 있고, 클럽과 레스토랑 코너에선 증강현실(AR)로 스마트폰 화면 속 연예인을 자신과 함께 3D로 띄워 볼 수 있다.

LG유플러스가 5G 서비스 상용화를 앞두고 강남역에 이 같은 대형 체험관을 세운 것은 소비자들의 5G에 대한 이해도가 아직은 높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LG유플러스가 지난해 말 이용자를 대상으로 자체 실시한 5G 인식 설문조사(중복 답변)에서 답변자 중 90%는 5G에 대해 “들어본 적 있다”, 76%는 “속도의 변화 정도로만 알고 있다”고 답했다. 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가 전국 20∼50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해 이날 발표한 ‘5G 인지 정도’ 조사 결과에서도 47.2%가 ‘대략적으로 인지’, 37.3%가 ‘들어봤으나 구체적 내용 모름’이라고 답했다.

이날 체험관에서도 인파는 붐볐지만 일반 소비자 대상 5G 서비스가 아직까지 성숙하지 않다는 점이 드러났다. 대부분의 콘텐츠가 미리 제작된 VR나 AR 영상을 헤드셋이나 스마트폰으로 보는 수준이었다. 움직임이 큰 해저 영상 등은 멀미감이 느껴질 정도로 아직 거칠었다. 5G 통신 기술에 비해 상용 디바이스나 콘텐츠의 개발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3년 전인 2016년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가 말했던 “멀리 떨어진 가족이 함께 한 소파에 앉아있는 것처럼 대화하는” 세상은 아직 요원한 상황이다.

결국 5G 시장은 ‘선점하는’ 게 아니라 ‘만들어내는’ 게 급선무일 공산이 크다. 이날 체험관 오픈식에 참석한 김새라 LG유플러스 마케팅그룹장(상무)은 “지금 큰 서비스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지만 이런 작은 씨앗으로 시작해 새로운 서비스들이 계속 생겨나 곧 진정한 5G 시대를 열 수 있는 콘텐츠들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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