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DNA 사회공헌 넘어 저출산 - 청년실업 해결 나선 한국 금융

이건혁 기자

입력 2019-04-01 03:00 수정 2019-04-0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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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 멀티비츠

국내 금융사들의 사회 공헌 활동이 규모가 확대되는 것은 물론 저출산이나 청년 실업 같은 사회적 문제 해결에도 적극 나서는 쪽으로 진화하고 있다. 단순히 기부금을 전달하던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한국 사회와 금융사가 동반 성장할 수 있는 ‘포용적 금융’을 실천하겠다는 것이다.

국내 금융사들은 매년 증가하는 실적에 맞춰 사회 공헌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26일 은행연합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사회 공헌에 지출한 금액 잠정치는 1조1266억 원이다. 은행연합회가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6년 이후 처음으로 1조 원을 돌파하게 된다. 기업 경영평가 사이트 CEO스코어가 작성한 지난해 1∼9월 500대 기업 기부금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민은행(2위), 신한은행(7위), 우리은행(8위), KEB하나은행(10위) 등 4대 시중은행 모두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국내 금융사들의 사회 공헌 활동은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형태로 전개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2020년까지 연간 900억 원씩 총 2700억 원을 투입하는 ‘희망사회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청년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년 부채 토털케어 프로젝트’를 개시했다. 월 급여 204만 원 이하이거나 가압류 상태이고 학자금 대출을 성실히 상환할 의지가 있는 청년 300명을 선발해 매월 30만 원의 지원금과 직업 역량 교육 등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KB금융그룹은 국민과 사회가 변화를 체감해야 한다는 목표 아래 ‘KB 드림즈 커밍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KB금융은 저출산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영유아 보육시설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2022년까지 750억 원을 지원해 국공립 병설유치원 250개 학급과 초등 돌봄교실 1700여 개 신설 및 증설에 나선다. 이를 통해 미취학 아동 약 5000명이 유치원에 다닐 수 있고 초등학생 3만4000명이 돌봄교실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도 2020년까지 1500억 원을 투입해 국공립 어린이집 90곳, 직장 어린이집 10곳을 건립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9월 설립한 사회공헌위원회를 통해 △저출산 고령화 문제 극복 △새터민 지원 등 통일시대 준비 △청년 일자리 창출 등과 관련된 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또한 하나금융그룹은 취업 시장에서 소외받는 발달 장애인이나 경력단절여성 등이 일자리를 갖고 자립할 수 있도록 해주는 ‘하나 파워 온 임팩트’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은 지주회사 출범에 맞춰 전 계열사가 참여하는 사회 공헌 활동 ‘함께여서 더 좋은 우리’ 캠페인을 3월 말까지 전개했다. 소외 계층인 홀몸노인, 저소득 가정 등에 먹을거리와 생필품을 담은 ‘우리희망상자’ 배달을 시작으로 글로벌 자원봉사단 파견, 지역 아동센터에 공기청정기 전달 등의 활동을 벌이고 있다. 다문화 가정 자녀 지원을 위해 우리문화장학재단은 지금까지 3340명에게 약 26억 원의 장학금을 지원했다.

NH농협금융그룹은 연평균 10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사회 공헌에 투입하고 있다. 주요 계열사인 NH농협은행은 지난해에만 1093억 원을 지출해 7년 연속 은행권 1위를 차지했다. 임직원 봉사활동 횟수도 연간 2500회가 넘는다. 농촌에 뿌리를 두고 있는 만큼 농촌지역 홀몸어르신을 위한 ‘말벗서비스’, 지역축제 및 소외계층 지원과 같은 지역 밀착형 사회 공헌 활동 비중이 높은 게 특징이다.

IBK기업은행도 주 고객인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복지 향상을 위한 활동에 나서고 있다. 공익재단인 ‘IBK행복나눔재단’에 415억 원을 출연해 중소기업 근로자 자녀 7200여 명에게 장학금 114억 원, 희귀 난치병 환자 2200여 명에게는 치료비로 98억 원을 지원했다.

은행뿐 아니라 카드사, 보험사, 증권사들도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을 벌이고 있다. 신한카드는 낙후된 서울 도심 재생을 위해 서울시, 서울교통공사와 손잡고 서울청소년수련관을 복합 문화 공간 ‘을지로 사이’로 재탄생시켰다. 삼성화재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안내견 무상 기증을 1993년부터 계속 이어오고 있으며 장애 청소년 음악회 등도 진행해오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미래에셋 박현주 재단’을 통해 대학생을 위한 해외 교환학생 장학금 지원 등 다양한 청년 복지 사업을 하고 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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