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세대 잡아라” 게임에 푹 빠진 백화점

강홍구기자

입력 2019-03-20 03:00 수정 2019-03-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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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百, e스포츠 팝업스토어 오픈…신촌-목동-판교에 정식매장 계획
선수 유니폼-아이템 인형 등 인기…유튜브 크리에이터 상품도 늘어


e스포츠 팬들을 잡으려는 백화점 업계의 노력이 분주하다. 현대백화점은 서울 서대문구 신촌점 지하 2층에 15∼28일 2주 동안 e스포츠 전문 팝업스토어 ‘슈퍼플레이’를 운영한다. e스포츠 관련 의류, 가방, 액세서리 등 100여 종의 상품을 만나볼 수 있다. 사진은 e스포츠 팬들이 ‘배틀그라운드’ 관련 상품을 둘러보는 모습. 현대백화점 제공

15일 서울 서대문구 현대백화점 신촌점 지하 2층. 주로 20대로 보이는 젊은이들이 매장에 줄지어 섰다. 인기 e스포츠 ‘배틀그라운드’ 관련 상품을 사려는 것. 게임 속 아이템을 그대로 구현해낸 인형, 텀블러 등을 흥미롭게 둘러보던 젊은이들 가운데는 인증샷을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는 이도 있었다.

e스포츠를 향한 백화점 업계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백화점보다는 온라인 쇼핑에 친숙한 젊은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이다. 현대백화점은 e스포츠 굿즈 전문 브랜드 ‘슈퍼플레이’와 손잡고 15일부터 28일까지 2주간 신촌점에 ‘e스포츠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앞서 신세계, 롯데백화점 등도 지난해 e스포츠 관련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현대백화점은 연내로 젊은 층이 주로 찾는 신촌, 목동, 판교점 등에 e스포츠 관련 정식 매장을 열 계획이다. 이 백화점 측은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생)를 잡기 위한 콘텐츠 실험”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하반기 오픈 예정인 여의도점(가칭)에도 150평(약 495m²) 규모의 대형 매장도 구상하고 있다. 전문브랜드 슈퍼플레이도 올해 안에 전문 매장을 열 계획이다. 젊은 유동인구가 많은 홍익대,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명동 등이 후보다.

슈퍼플레이는 세계적인 e스포츠인 리그오브레전드(롤), 오버워치 등의 관련 상품들을 제작 판매한다. 대표적인 상품은 세계적인 롤 플레이어 SK T1의 ‘페이커(본명 이상혁)’ 관련 굿즈다. 20평(약 66m²) 남짓한 매장에는 e스포츠 선수 유니폼, 티셔츠, 가방, 텀블러, 스마트폰 케이스 등 100여 종의 상품이 진열돼 있다. 주로 인기가 많은 건 유니폼, 티셔츠 등 의류 상품들이다. e스포츠 선수들이 경기에서 직접 쓰는 게이밍 기어(키보드, 마우스 등)를 사려는 이들도 적지 않다. 유명 스포츠 스타의 운동화를 따라 사는 것과 비슷한 심리다.

여성들의 구매 비율도 높은 편이다. 1월 발표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8 e스포츠 실태조사’에 따르면 여성 팬의 관련 상품 구입 경험(57.9%)이 남성 팬(23.8%)에 한참 앞선다. 이관우 슈퍼플레이 대표(48)는 “e스포츠 관련 상품하면 남성 고객이 많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실은 그렇지 않다. 아이돌 굿즈 등에 친숙한 여성 고객들이 e스포츠 상품 구매에 더 적극적”이라고 설명했다. e스포츠 관련 상품을 찾는 외국인 고객도 적지 않다. 백화점은 이들 고객의 발길이 다른 매장으로도 이어지길 바라고 있다.

유튜브 시장이 커지면서 게임 크리에이터 상품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23일에는 구독자 61만 명의 유명 크리에이터 ‘머독’ 관련 상품을 출시한다. 이관우 대표는 “패키지(200개 한정) 현장 구매 고객에 한해 팬 미팅 참여 기회를 주는데 벌써부터 전날 밤 텐트를 치고 밤새워 기다린다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e스포츠의 성장에 발맞춰 상품 시장도 상승세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뉴주(newzoo)가 지난달 발표한 2019 글로벌 e스포츠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상품 및 티켓 매출은 1억370만 달러(약 1172억 원)로 전년 대비 22.4%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상품 시장은 현재 수십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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