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의 함성, 그 현장속으로]항일운동 혼찾아 함께 ‘애국투어’ 떠나요

이기진 기자 , 지명훈 기자

입력 2019-03-15 03:00 수정 2019-03-1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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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100주년 특집]

지난달 28일충남천안시병천면사적지관리소앞에서열린 3·1운동제100주년 기념 ‘아우내봉화제’. 행사 후참석자들의 봉화를 들고행진을 하고있다. 동아일보DB
“신문과 방송에서 연일 ‘3·1운동 100주년, 100주년’ 하는데 올해 자녀들과 함께 역사 현장을 한 번도 방문하지 않는 것은 부모 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일요일인 10일 오전 11시경. 충남 홍성군 결성면 만해 한용운 선생 생가에서 만난 이미선 씨(43·여·경기 용인시)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딸과 함께 생가를 둘러보고 있었다. 이 씨는 이날 ‘홍성으로 회 먹으러 가자’며 두 딸을 데리고 왔다고 한다. 그는 이곳에서 승용차로 10분 거리인 백야 김좌진 생가를 들른 뒤 서부면 남당항에서 점심, 예산 윤봉길 의사 유적지인 충의사 관람, 수덕사 입구에서 산채비빔밥으로 저녁식사를 한 뒤 귀경할 거라고 말했다.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애국지사의 삶이나 일제 항거의 흔적을 찾아 떠나는 역사문화기행이 늘어나는 추세다. 전국의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올해 이 같은 테마를 주제로 한 홍보와 관광객 유치에도 발 벗고 나서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도 홈페이지에 ‘3·1운동 100주년 가볼 만한 곳’이라는 별도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어둡고 아팠던 시대에 민족자존을 위해 목숨을 바친 인물들의 채취와 3·1운동 유적지를 찾아 떠나는 현장여행은 이른바 ‘다크 투어리즘’(Dark-Tourism)의 일종이다. 올해에는 이 같은 테마여행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게 관광 분야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충남 홍성 백야 김좌진 장군 생가.
대전충청 지역에는 3·1운동과 관련한 인물과 유적이 많다. ‘충절의 고장’이라 불리는 이유다. 충남 천안에는 유관순 열사가 만세운동을 했던 아우내장터, 그리고 독립운동의 역사를 한데 모아 놓은 독립기념관이 있다. 홍성은 만해 한용운 선생, 백야 김좌진 장군이 태어난 곳이다. 인근 예산 충의사는 매헌 윤봉길 의사의 삶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충의사가 있다. 충남 아산과 당진에도 3·1운동 당시의 함성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산재해 있다.

대전형무소 망루.
대전 중구 중촌동 현대아파트 근처에는 망루 한 채가 있다. 도산 안창호, 여운형, 김창숙 선생 등 독립운동가들이 수감돼 있던 100년 역사의 대전형무소 흔적이다.

행정수도인 세종시 전의면 시장 안 작은 골목길은 ‘만세길’이다. 이수욱 지사 등이 나서 세종지역 첫 만세운동을 벌인 곳이다.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
배재대 김석출 교수(관광축제리조트경영학과)는 “3·1운동은 민중봉기로서 100주년을 맞는 올해 한두 곳이라도 꼭 방문을 권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비록 현장에는 무겁고 안타까운 역사가 있을지언정 되돌아가는 발걸음은 한층 가벼워지는 게 다크투어의 특성”이라며 “인근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와 연계하는 게 진정한 다크투어”라고 말했다.
충남 예산의 윤봉길 의사 생가.
충남 당진 필경사.

이기진 doyoce@donga.com·지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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