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후반도 집 담보로 연금 받을 수 있다

조은아기자

입력 2019-03-08 03:00 수정 2019-03-08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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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연금 자격 60세이하로 낮추기로… 집값 상한도 시가 9억 → 공시가 9억


앞으로는 만 60세가 되기 전에도 집으로 평생 연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또 시가 13억 원 안팎인 고가 아파트 소유자도 주택연금 가입 대상이 된다. 연금에 가입된 집에 굳이 거주하지 않아도 임대를 주면서 연금을 받을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19년 업무계획’을 7일 발표했다. 50, 60대 고령층이 노후 소득을 쉽게 마련할 수 있게 주택연금 가입 요건을 완화했다.

주택연금은 만 60세 이상 주택 보유자가 한국주택금융공사에 집을 담보로 제공한 뒤 매달 일정액의 생활자금을 죽을 때까지 받는 제도다. 연금 가입 시점 집값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연금 수령액은 집값이 높을수록 늘어난다. 2007년 선보인 주택연금의 가입자는 지난해 말 현재 6만 명을 넘어섰다.

금융위는 우선 60세 이상으로 제한돼 있는 주택연금 가입 연령을 낮추기로 했다. 어느 수준으로 내릴지는 앞으로 주택금융공사법 개정을 논의하며 정할 예정이다.

▼ 공시가 9억 집 담보땐 연금 月130만원 ▼

연금에 가입할 수 있는 주택 가격은 현재 시가 9억 원 이하이지만 앞으로는 공시가격 9억 원 이하로 확대된다. 이는 현재 시가로 약 13억 원에 해당한다. 서울 강남지역의 일부 아파트를 비롯해 약 13만 채의 주택 소유자가 새로 혜택을 받을 것으로 추산된다.

주택금융공사의 분석에 따르면 만약 가입 연령이 55세까지 낮춰진다면 공시가격 9억 원 아파트를 소유한 55세 A 씨가 자신의 주택을 담보로 받을 수 있는 연금은 매달 130만3000원이다. 가입 연령이 55세까지 낮춰지면 124만 가구가 추가로 혜택을 본다.

다만 금융당국은 가입자의 주택 시가가 9억 원을 넘을 경우 시가를 9억 원으로 산정한 연금만큼만 받을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시가가 10억 원인 주택 소유자여도 연금 수령액은 시가 9억 원짜리 주택 소유자와 동일하게 되는 것이다. 금융위는 이런 제한을 두지 않으면 고가 주택 소유자에게 과도한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판단했다.

또 주택연금 가입자가 사망하면 앞으로는 자녀 동의 없이도 배우자가 연금을 이어 받을 수 있다. 지금은 자녀가 동의해야 배우자가 연금을 받을 수 있다.

연금 가입자와 배우자가 모두 사망하면 주택 가격에서 매월 냈어야 할 이자와 그간 받은 연금 합계를 뺀 잔액을 자녀가 상속받는다. 이때 이자 및 그간 받은 연금이 주택 가격보다 많아도 자녀는 그 차액을 갚지 않아도 된다. 공사가 차액을 부담하기 때문이다.

또 주택연금 가입자는 불가피할 경우 연금 가입 주택에 전세를 놓을 수 있다. 다만 요양을 하거나 자녀의 보살핌을 받아 다른 거주지에 살아야 하는 특수한 경우에만 임대가 허용된다. 지금은 가입자가 거주하면서 집 일부에 월세만 놓을 수 있다. 금융당국은 가입자들이 주택연금에 가입한 집을 임대해 노후 자금을 비교적 쉽게 모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청년이나 신혼부부용 주택 공급이 늘어나는 효과가 생길 수도 있다.

한편 금융위는 청년들의 주거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금리가 연 2%대인 전·월세 대출상품도 내놓기로 했다. 이는 소액보증금 대출(최대 7000만 원), 월세자금 대출(최대 월 50만 원), 기존 전·월세 대환 상품 지원 등 3가지로 구성된다.

소비자가 주거래 금융회사를 쉽게 바꾸도록 돕는 ‘계좌 이동 서비스’는 올해 하반기부터 제2금융권으로 점진적으로 확대된다. 신용카드 자동납부 명세를 한꺼번에 확인하고 해지나 변경을 할 수 있는 ‘카드 이동 서비스’도 내년에 선보인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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