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로 만든 怪생명체… 화려함 속에 깃든 허무
김민 기자
입력 2019-03-01 03:00 수정 2019-03-01 03:00
이병찬 개인전 ‘흰 코끼리’
갤러리에는 괴물 ‘키메라’ 같은 모양을 한 형형색색의 물체가 숨을 쉬듯 부풀었다 꺼지고 있다. 동네 아이들에게 최고 화제가 되고 있다는 이 기괴한 물체는 이 작가의 작품 ‘크리처(Creature·생명체)’다.
무당의 알록달록한 옷을 연상케도 하는 ‘크리처’는 비닐이 주재료다. 작가는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온갖 정크 푸드를 담는 비닐을 가깝게 느꼈다. 비닐을 모아 라이터로 지져 연결시키고 형태를 만들며 작업을 시작했다. 서낭당의 분위기를 내려고 싸구려 구슬 조각이나 발광다이오드(LED) 호스도 늘어뜨렸다.
전시 제목 ‘흰 코끼리’는 경제 용어로 ‘유지를 위해 막대한 자본이 소요되지만 실상은 무용한 존재’를 뜻한다. 인천 출신인 작가는 송도국제도시에서 학교를 다니며 겉만 번지르르한 도시의 모습에 박탈감을 느꼈다고 한다. 그 모습을 품은 작품은 겉은 화려하지만 손으로 쥐면 푹 꺼져버려 허무하다. 3월 31일까지. 무료.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이병찬 작가의 ‘Creature’(2019년). P21 제공
화려한 비주얼의 ‘인스타그램’용 카페와 식당이 가득한 서울 용산구 경리단길. 이 길 끝 가파른 언덕 위 윈도 갤러리에서 푸르스름한 빛이 음산하게 퍼져 나온다. 이병찬 작가(32)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갤러리 P21이다.갤러리에는 괴물 ‘키메라’ 같은 모양을 한 형형색색의 물체가 숨을 쉬듯 부풀었다 꺼지고 있다. 동네 아이들에게 최고 화제가 되고 있다는 이 기괴한 물체는 이 작가의 작품 ‘크리처(Creature·생명체)’다.
무당의 알록달록한 옷을 연상케도 하는 ‘크리처’는 비닐이 주재료다. 작가는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온갖 정크 푸드를 담는 비닐을 가깝게 느꼈다. 비닐을 모아 라이터로 지져 연결시키고 형태를 만들며 작업을 시작했다. 서낭당의 분위기를 내려고 싸구려 구슬 조각이나 발광다이오드(LED) 호스도 늘어뜨렸다.
전시 제목 ‘흰 코끼리’는 경제 용어로 ‘유지를 위해 막대한 자본이 소요되지만 실상은 무용한 존재’를 뜻한다. 인천 출신인 작가는 송도국제도시에서 학교를 다니며 겉만 번지르르한 도시의 모습에 박탈감을 느꼈다고 한다. 그 모습을 품은 작품은 겉은 화려하지만 손으로 쥐면 푹 꺼져버려 허무하다. 3월 31일까지. 무료.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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