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공유경제 확대는 대세… 틈새시장 노려야 생존”

배미정 기자 , 정리=김윤진 기자

입력 2019-02-27 03:00:00 수정 2019-02-27 12: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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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 공유 비즈니스가 나갈 방향 밝힌 아룬 순다라라잔 교수


순다라라잔 교수
택시업계와 공유 차 업계의 싸움이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승차 공유 서비스 ‘우버’와 ‘카카오 카풀’에 차례로 제동을 건 국내 택시 운전사들의 공세가 이제 렌터카 기반 서비스인 ‘타다’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이 같은 갈등이 비단 한국만의 얘기는 아니다. 우버를 막아달라는 택시 운전사들의 시위는 세계 곳곳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심지어 우버를 적극 도입하며 공유 도시의 본보기가 됐던 미국 뉴욕조차 최근 신규 면허 발급을 중단해 우버로부터 소송을 당하는 등 홍역을 치르고 있다.

그러나 기존 업체들과 종사자들의 거센 반발, 각종 규제에도 불구하고 공유 비즈니스는 계속 성장하고 있다. 특히 집, 자동차같이 거래 비용을 초과할 정도의 공유 가치를 가지는 상품을 중심으로 시장이 확대되는 추세다. 글로벌 베스트셀러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공유경제(The Sharing Economy)’의 저자 아룬 순다라라잔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도 공유경제의 시장 지배력이 지금보다 훨씬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순다라라잔 교수는 공유경제 관련 이슈에 대해 전 세계 기업과 정부 당국을 상대로 가장 활발한 자문 활동을 펼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한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갈등을 봉합할 해법과 공유 비즈니스가 나아갈 방향을 묻기 위해 동아비즈니스리뷰(DBR)는 순다라라잔 교수와 영상 통화를 1시간가량 진행했다. DBR 267호에 실린 인터뷰 기사의 주요 내용을 요약해 소개한다.



○ 기존 산업의 저항은 예견된 일

순다라라잔 교수는 카카오가 카풀 서비스를 중단했듯 공유경제 플랫폼이 저항에 부닥치고 문을 닫는 건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고 봤다. 새로운 기술이나 비즈니스 모델의 출현에 기존 산업이 격렬히 맞서 싸우는 것은 ‘예고된 일’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서비스를 접는다 한들 이런 택시 운전사들의 승리는 일시적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어차피 기존 기술보다 절대적으로 우위인 새로운 기술이 모빌리티 같은 일상적인 분야에서 승리할 수밖에 없다”며 “똑똑한 정부라면 새로운 서비스를 막는 게 아니라 택시 운전사에게 보상을 해주는 쪽으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진행하더라도 보상을 해주는 게 유일한 해법이라고 본 것이다.

순다라라잔 교수는 “재정적 보상이 한 가지 전략이라면, 또 다른 전략으로 택시 운전사들이 새로운 플랫폼에서 돈을 벌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도 고민해야 한다”며 “기존 시스템에 속했던 사람들에게 어떤 새로운 역할을 줄 것인지 고민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틈새시장 노린 플랫폼이 살아남아

순다라라잔 교수는 공유경제 사업자들에게 어려움이 없을 수는 없지만 한 번에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하려고 하지 말고, 소규모이더라도 영향력이 가장 큰 시장에서 시작하라고 권했다. 그는 “끊임없이 작은 변신을 시도하는 플랫폼들이 살아남는다”며 “정부의 저항이 있을 때마다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소규모로 변형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을 선택할 때는 기존 서비스가 장악하지 못한 틈새(gaps) 시장을 노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단 틈새에서 시작해 결정적인 입지를 확보한 후 정부 로비를 시도하거나 택시 운전사 등 이해관계자들을 개입시켜야 한다는 뜻이다. 가령 금요일 늦은 밤이나 토요일 늦은 밤에는 뉴욕 맨해튼의 바에서 술을 마시고 브루클린이나 퀸스로 가려는 수요가 많은데, 우버가 이 시간대에 택시 잡기가 힘들고 공급량이 부족하다는 점을 강조해 운행을 허락받은 게 대표 사례다. 그는 “뉴욕시도 7, 8년 전 우버가 서비스를 처음 출시했을 당시 굉장히 반대했다”며 “이때 우버는 처음부터 도시 전체에서 시작하는 대신 가치가 가장 크고 결핍이 가장 큰 곳에서 시장 기회를 찾았다”고 말했다.


○ 커지는 공유 비즈니스의 기회

지난 5년간 공유경제의 의미는 선물 경제(gift economy)에서 시장 경제(market economy)로 빠르게 이동했다. 이에 따라 비즈니스 기회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 숙박 공유 서비스를 예로 들면, 과거엔 자신의 여유 공간을 ‘선물’처럼 무상으로 제공하거나 사람들 간 친밀감 형성을 목적으로 하는 호스트들이 많았지만 이젠 남는 공간을 빌려주고 수수료를 챙기는 걸 주목적으로 하는 호스트들이 많아지고 있다. 공유경제가 발전할수록 공유 행위가 더 상업적 교환으로 변해갈 것이라는 게 순다라라잔 교수의 관측이다. 그는 “대기업이 공유경제를 끌고 나갈수록 공유경제는 선물 경제에서 멀어지고 시장 경제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숙박 공유 부문에서 사업 전망이 밝을 것으로 내다봤다. 주로 주거(space)나 운송(transportation)처럼 상품의 가치가 높거나 접근성이 뛰어난 부문이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그는 “집은 거의 항상 이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치가 워낙 높기 때문에 5% 시간이라도 공유하면 거래 비용을 넘어설 정도로 큰 경제적 가치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미 에어비앤비가 숙박을 공유하는 아이디어를 주류의 트렌드로 만들면서, 개념 자체가 사회적으로 정당화된 것도 진입 기회가 열리게 된 이유다.

순다라라잔 교수는 분권화된 대중이 상품과 서비스를 공급하는 공유경제를 ‘대중 자본주의’라 명명하며, 이 같은 대중 자본주의가 여러 산업 영역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에어비앤비는 이미 세계에서 가장 큰 두 개의 호텔 체인, 매리엇과 힐턴을 합친 것보다 더 커졌다”면서 “부동산, PR, 법조계, 컨설팅 같은 분야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배미정 기자 soya1116@donga.com

정리=김윤진 기자 truth3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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