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매각 건에 조용한 삼성…인수 참여 안 할 듯

뉴스1

입력 2019-02-09 08:07:00 수정 2019-02-09 08: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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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관심 밖 사업 분야, 사실상 현대重·산은 ‘들러리’ 역할
삼성重 지난해 4천억 영업적자, “성동조선해양 지원도 버거워했는데…”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우조선해양 민영화 절차 개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현대중공업과 계열 조선사를 총괄하는 조선통합법인을 출범시키고, 조선통합법인에 산은이 보유 중인 대우조선해양 지분 전체(55.7%)를 현물출자하기로 합의했다고 이날 밝혔다. 2019.1.31/뉴스1

삼성중공업이 산업은행으로부터 대우조선해양 인수제안을 받았지만, 참여 가능성이 극히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과 산은의 들러리를 서는 모양새인 데다 인수를 위한 자금 여력도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이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 분야에서 중공업이 벗어나 있다는 면에서도 인수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점쳐진다.

9일 복수의 삼성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그룹 내부에서는 이번 인수 제안에 대해 부정적 기류가 강하게 흐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미래전략실이 해체돼 그룹 차원에서 논의될 수도 없지만 이번 인수제안건에 대해서는 전혀 감지되는 게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삼성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인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진 이듬해인 2017년 2월 이후 그룹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한 미래전략실을 해체했다. 이 때문에 중요 현안과 관련해 그룹 차원의 신속한 결정을 내리기는 어렵다.

삼성은 이전 미전실이 존재했을 때에는 이 같은 인수합병건에 대해 그룹 차원에서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방향을 제시했었다.

삼성은 미전실 해체 후 계열사를 전자, 비전자, 생명 등 3개 소그룹으로 나누고 각각을 지원하는 태스크포스(TF)를 두는 ‘소미전실’ 체제로 운영하지만, 영향력이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이번 대우조선해양 인수제안건과 관련해서는 삼성중공업 경영진 차원의 검토와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산은으로부터 제안서를 받은 만큼 검토를 진행 중이다”며 “아직 인수 참여 여부에 대해 답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재계에서는 삼성에 공식적으로 미전실이 존재하지 않더라도 중공업이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이 관심을 덜 두고 있는 분야라는 점에서 그룹 차원의 분위기가 삼성중공업에도 어느 정도 전달되지 않겠느냐고 보고 있다.

삼성의 한 계열사 관계자는 “삼성 내부에서 이번 인수건에 대해 전혀 분위기가 감지되지 않는 것이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산은은 지난달 31일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민영화 기본합의서를 체결하면서 삼성중공업에도 인수제안서를 보냈다.

이는 인수의향자를 미리 확보한 상태에서 공개입찰을 진행하는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매각 방식으로, 주로 미국에서 부실기업 회생을 위해 사용돼 왔다. 산은은 복잡한 계약 구조와 주가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이 같은 매각방식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이 현대중공업보다 기업 규모도 작은 데다 재무상태도 좋지 않다”며 “특혜 시비를 우려해 산은이 삼성중공업에도 제안서를 보냈을 뿐 여러모로 현대중공업에 들러리를 서는 모양새다. 삼성의 참여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고 본다”는 견해를 밝혔다.

현대중공업과 산은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인수 논의를 시작했고 논의를 본격화한 것은 그해 10월부터다.

이에 반해 삼성중공업이 제안서를 검토할 수 있는 시한은 이달 28일까지로 훨씬 짧다. 다만, 재무여건 등을 고려하면 삼성이 결정을 내리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거라고 재계는 보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2018년 매출은 전년 대비 33% 줄어든 5조2651억원에 그쳤고 영업적자는 4093억원에 달했다.

더구나 삼성중공업은 2015년 수출입은행과 성동조선해양 경영정상화를 위해 경영협력 협약을 맺었지만 결국 성동조선해양의 경영정상화는 이뤄지지 않았고 현재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으며 매각을 추진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성동조선해양도 버거워한 삼성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참여할 여력이 되겠느냐”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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