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30대 사로잡은 현대車 “고급차 시장도 확대”

구가인기자

입력 2019-02-08 03:00 수정 2019-02-13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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첸나이 공장 가보니

인도 첸나이의 현대차 공장 직원들이 차량을 조립하고 있다. 이 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의 80%는 내수용으로 상트로, 크레타, 그랜드 i10 등 대부분 소형차다. 현대자동차 제공
2일 인도 남부 항구도시 타밀나두주 첸나이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인도공장(이하 인도공장). 토요일에도 작업이 한창이었다. 65만 평(약 214만8760m²)의 터에 들어선 공장 2곳에서 시간당 112대씩 생산한다. 약 80%는 내수용이다. 대부분 현지에서 선호하는 그랜드 i10 등 소형 해치백 모델 차량이다.

현대차는 부침을 겪는 중국 시장을 대체할 카드로 최근 인도를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이곳에서는 74만 대를 생산했다. 현대차 해외 생산기지 중 기존 생산량(65만 대)보다 10만 대 가까이 더 생산한 공장은 인도가 유일하다. 인도 자동차 시장은 매년 5∼7%씩 급성장하고 있지만 보유율은 3.2%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현대차는 인도에서 약 55만 대를 판매해 시장 점유율 2위(16%)를 차지했다. 김선섭 현대차 인도권역본부장은 “현대차 구매자의 평균 연령이 30세에 불과할 정도로 젊은층에 특히 어필하고 있다. 앞으로는 제네시스 등 고급차 판매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달 19일 구자라트 주 하지라에서 열린 ‘K-9 바지라’의 생산공장 준공식에서 K-9에 탑승했다. 2017년 한화디펜스는 인도군이 도입할 K-9 자주포 100문 수출 계약을 인도 L&T와 체결했다. 사진 출처 모디 총리 트위터


○ ‘포스트 차이나’ 꿈꾸는 인도

한국 기업들은 줄이어 ‘포스트 차이나’인 인도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인도의 인구는 13억5000만 명으로 5년 뒤 중국(14억 명)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2020년까지 인도에 1조 원을 투자해 전기차 생산 라인 등도 확대한다. 지난달 말 현대차 계열사인 기아차도 첸나이에서 300km 떨어진 아난타푸르 공장 준공식을 열었다. 지난해 7월 삼성전자도 뉴델리 인근 노이다 공장 규모를 두 배로 확대해 연간 1억2000만 대의 휴대전화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KOTRA에 따르면 지난해 9월까지 한국이 인도에 투자한 금액은 8억1600만 달러(약 9200억 원)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인도 역시 한국 기업을 끌어들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대차 공장이 위치한 타밀나두 주정부에 따르면 현대차는 직·간접적으로 15만 개에 달하는 일자리를 창출했다. 인도는 중국과는 차별화된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달 29일 델리에서 만난 해외 투자유치 기관 인베스트인디아의 찬드리마 시나 부회장은 급성장하는 시장 수요(demand)와 젊은 인구(demographic), 민주주의(democracy) 등 ‘3D’를 중국과의 차별점으로 꼽았다. 그는 “인도는 유튜브와 구글 접속 등 언론의 자유도 보장된다”며 “지식재산권이 중요한 한국 기업이 성장하기에 좋은 환경”이라고 강조했다.


○ “양국 관계 역대 최고로 좋다”

최근 한 인도 양국 정부는 외교관계 강화에 나서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신남방정책을 발표하며 인도를 4강 수준의 외교관계로 격상하겠다고 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신동방정책도 한국을 주요 파트너로 삼고 있다. 현지에서 만난 한-인도 관계자들은 “양국 관계가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방위산업에서 협력도 강화되고 있다. 모디 총리는 지난달 19일 북서부 구자라트주 하지라에서 한국산 K-9 자주포를 개량한 모델인 ‘K-9 바지라’ 생산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뒤 K-9에 탄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스칸드 타얄 전 주한 인도대사는 “인도의 국방예산이 연 600억 달러(약 67조 원) 이상을 쓴다. 한국 국방기술과 협업하면 도움이 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다만 루피화 변동성 등 불확실성에 주의할 필요도 있다. 친기업 정책을 펴온 모디 정부가 4월 하원 총선거에서 실패하면 상황이 바뀔 수 있다는 우려가 없지 않다.

첸나이=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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